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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 Aug 27. 2020

다시 캐나다로 왔다

캐나다에서 일해야 하는 이유

2년 3개월,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캐나다로 왔다.


캐나다와 한국,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때 내가 캐나다에 살고 싶은 경우는 일 년 중 한국보다 유일하게 날씨가 쾌적한 7월과 8월뿐이다.  물론 밴쿠버는 날씨가 너무나도 좋지만 토론토에 살고 싶은 계절은 여름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캐나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하는 환경 때문이다.


1. 나이

너무나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캐나다인 특유의 "politeness"가 너무나도 그리웠다. 솔직히 나이를 물어보지 않는 문화가 그리웠던 거 같다. 이민자가 많은 만큼 캐나다 사회에서는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한 후 학교를 졸업하거나 이민, 혹은 피난 이후 다시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다. 정말 다양한 나이에 다양한 직책이나 직급을 맡게 된다. 회사 의무 교육에서 직장 내 차별 금지 분야는 6 가지라고 한다: 외모, 인종, 장애, 성별, 성적 성향, 그리고 나이. 이런 사내 교육 덕분인지 회사분들은 내가 어는 나라 사람인지, 결혼은 했는지, 몇 살인지 물어보는 것을 정말 조심스러워하신다. 딱 내가 원하는 만큼의 정보만 알려드리면 된다.


2. 배려

코로나 사태 이후 9월에 사무실로 복귀 예정이었던 사무실은 결국 2020년 말까지 재택근무를 발표했다. 이 발표 직후 매니저 분께 연락이 왔다. 가족이 가장 중요하니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면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고 제의를 하셨다. 가정을 너무나도 중요시하는 문화여서 내 업무시간을 조율하시면서까지 나를 한국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으셨다. 갖 합류한 팀원이 다시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사장님께까지 보고를 하고  승인 절차를 기꺼이 진행 주시는 모습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업무나

성과보다는 개인의 상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가능한 건 그만큼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환경 덕분인 거 같다.


3. 언어

사람마다 언어에 따라 성격 또한 바뀐다고 한다. 각 언어마다 그 사람이 언어를 배운 환경, 언어에 대한 자신감 등에 따라 분명히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성향이나 성격을 보인다고 한다. 나는 한국어를 영어만큼 유창하고 우아하게 구사하고 싶다. 영어로 업무를 하는 상황에서 항상 내 장점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영어로는 이메일, 회의, 발표, 대화 등등 항상 리더십 있게 대화를 주도해 가는 편이었지만 한국어를 할 때는 너무나도 이상하게 말이 안 나왔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때도 있고, 상대방의 말을 잘못 해석하거나 이해해서 상대방의 요청을 오해한 적도 너무 많다. 질문을 하고 싶지만 제대로 이해했는지 판단도 안 되는 상황에서 괜히 질문해서 더 상황을 악화하고 싶지 않아 못 물어본 적이 한두 번도 아니다. 한국분들이 "영어 울렁증"이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는 "한국어 울렁증" 이 있었다. 캐나다에서 영어를 할 때 주변에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당연히  조금 더 느리게 말하고 정확히 설명하려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한국어를 잘해야 하는 거 같다.


 앞으로 꾸준히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틈틈이 한국어를 늘릴 예정이다.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할 때는 한층 더 성숙한 상태로 더욱 한국인답게 완벽히 적응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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