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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 Dec 15. 2020

코로나 19 백신은 선진국 순으로 승인될까?

캐나다가 세 번째로 백신을 승인한 국가가 된 이유

2020년 12월, 어느덧 벌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명칭이 생긴 지 일 년이 지났습니다. 

12월 9일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화이자와 바이오앤 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승인하였는데요, 지난 13일 이 백신은 캐나다 공항에 도착하여, 첫 3만 접종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일하는 personal support worker (요양원 등 에 종사하시는 의료 인력)과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고령자 분들께 투여되였습니다.


이렇게 영국, 바레인 다음으로 캐나다가 미국보다도 빠르게 백신 승인을 하게 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캐나다 의료시스템의 단점을 많이 경험해본 약사로써 어떻게 캐나다가 미국보다도 신속하게 백신 승인을 진행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1. 포괄형 보건의료체계.

영국, 바레인, 캐나다 이 나라의 공통점은 바로 건강과 보건의료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국가가 보장해주는 나라입니다. 즉, Roemer의 분류 아래 보편 또는 포괄형 보건의료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은 복기기향형 의료체계입니다)

 

1984년에 생긴 Canada Health Act는 전 캐나다 주민들에게 금전적 (financial ) 또는 다른 장애물 (barrier) 없이 보건의료를 보장해주는 법인데, 이는 다섯 가지를 약속합니다: 이것은 public administration, accessibility (접근성), comprehensiveness (포괄성), universality (보편성) and portability (휴대성)ㅇ입니다.  


캐나다 자국산 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1천85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캐나다는 아스트라제네카, 존슨 앤드 존슨, 모더나, 화이자 등 6개 외국 제약사와  코로나 19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1천200만 4500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 (총 약 2천500만 doses-1인당 두 번 접종을 해야 한다)을 화이자로부터 확보하였습니다. 모더나로부터는  4천만 doses를 계약하였다고, 이외에도 화이자로부터 추가로 총 7천6만 doses, 즉 약 3천8만 명이 넘는 인 국가 접종할 수 있는 백신 계약을 체결했는데, 약 3천700만 명의 캐내디언이 접종하고도 넘는 충분한 분량을 확보하였습니다. (자랑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결론은,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 인구보다 많은 양의 백신을 확보하고 계약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원 의사는 국가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으며, 예방서비스의 경우도 국가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체계입니다.

따라서, 더더욱 코로나 확진자로 인한 의료부담은 정부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경적 부담을 주고, 확진자 수가 한국에 비하여 거의 10배에 가까이 다다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국가에서 백신 승인을 top priority로 검토하고 추진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허가당국의 경험과 권위

캐나다 의약품 허가당국은 미국 FDA와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미국보다도 까다로운 절차를 갖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워낙 보건의료 체계상 국가가 부담하기 힘든 약들도 있다 보니 더더욱 보수적인 걸로 알려져 있고, 이 때문에 실제로 미국에서는 승인되었지만, 캐나다 시장에서는 승인받지 못한 의약품도 많습니다. 

이많큼, 국가만의 엄격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물론 미국 FDA의 조언도 듣지만 FDA의 결정을 기다리고 이를 참고하여 허가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캐나다는 불어와 영어 두 가지 공용 언어로 모든 문서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솔직히 캐나다 정부에서 이렇게 빨리 백신을 승인한 부분은 굉장히 주목해야 하고 높이 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캐나다에서 약을 먼저 승인하고, 시판된 후 전 세계로 공급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하여, 캐나다는 독립적으로 모든 자료를 검토하고, 보다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험을 갖추었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화이자와 바이오엔 테크 가 개발한 백신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5개국 중 미국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확보한 자료를 검토하여 캐나다 인구를 위한 승인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보다 훨씬 신속히 승인할 수 있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3. 약가 협상

보건의료체계상 캐나다의 모든 필수 백신 (독감 예방접종 포함) 은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이로 인하여 약가 협상은 온전히 국가와 제약사 사이에서 진행됩니다. 그만큼, 협상 파워가 어마어마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정부가 약가 협상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 같은 자유기업형 보건의료체계에서는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보건의료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FDA의 권고사항에도 불구하고 조금 늦게 승인을 한 부분은 약가 협상 과정에서 생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만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내린 추측일 뿐입니다).


결론으로, 이렇게 백신 승인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보건의료체계의 장단점을 다시 한번 관심 갖고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보건의료체계는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저는 캐나다 의료시스템에 대하여 정말 불만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너무나도 쉽게 3차 병원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이런  신약 승인 과정에서는 분명히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도 하루빨리 방역뿐만 아니라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가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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