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just like to be more active, whether
☼ 이 글은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데 영- 하기가 싫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섞어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되었습니다. 가벼운 낙서와 함께 제가 남겨두고 싶은 소소한 이야기 혹은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에 대해 풀어냅니다. 그러니까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쓰는 글이지만 영어보다 한글이 더 많은 글입니다.
코로나 이 전까지만 해도 전시관이나 도서관을 가는 것이 아니고서야 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친한 친구들도 멀리 떨어서 각자도생으로 바쁜 터라 일 년에 두어 번 만나면 자주 만나는 것으로 여기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가끔씩 나가는 네트워크 파티나 낯선 사람들의 모임에서 눈치게임 같은 자기소개를 할 때면 도대체 요즘 취미를 뭐라고 말해야 재미있을까.라는 취미 욕심을 냈었다. 열에 다섯은 독서고 셋은 전시 관람이니까, 열에 하나인 취미생활을 한 번쯤은 말해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독특한 항목들을 고민하면서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종목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활동적인 사람' 카테고리다. 나는 은둔형 현자 같은 모습으로 칩거하는 부류였으므로 '체육계' 근육이 고루 잘 잡혀 있는 사람들과는 아주 멀리 대치되는 진영에 속해 있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편협한 자아가 얼마나 뒤 바뀌었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한참 집에만 있다 보니 비타민D 가 부족한 것 같아 보충제를 사 먹고, 캠핑의자를 창가 앞에 펼쳐놓고 앉아 책을 보다가 엉덩이가 너무 아파 의자에게 등 떠밀려 밖으로 나갔다. 운이 좋게도 집 근처엔 남산이 있어 정말로 별생각 없이 옷과 마스크를 챙겨 휘적휘적 걸어갔다. 서울 사람들에게 산 취급도 못 받는 남산은 엄연한 산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그렇게 숨을 헉헉 내뱉을 리가 있겠는가. 가뿐 숨을 쉬며 올라가는 길은 참 푸르렀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집 안 환기를 하고 청소를 하며 해를 쬐는데도 남들이 산 취급도 하지 않는 산속에서 맞는 해는 평화로웠다. 서울 공기는 다 그 공기가 아니겠느냐라고 생각하지만 좀 더 많이 함유된 피톤치드를 느끼며 땀을 흘렸다. 돌아오는 길에 뜨끈한 국밥 생각이 간절해졌고 내일도 또 올라오면 멋질 것 같단 생각을 했다. 내일이 아쉬워진다니? 벌써부터 내일은 산에 다녀오고 치즈 오믈렛을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메뉴까지 정해 두었다. 그래, 밥이든 계란이든, 뭐든 어떤 일을 끝내고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어제까지만 해도 집에 콕- 박혀 있는 것이 좋다던 나는 허언증에 걸렸다보다. 아니, 난 매 순간 순도 100% 진실됨으로 그냥 마음이 갈대 같은 사람이다. 나는 좀 더 활동적인 일들이 좋다. 남에게도 그렇지만 나에게도 함부로 규정짓지 말자. 나는 어떠한 사람이라고 못 박아두지 말자. 나는 언제나 유연하고 변화되는 인물로 열어두고 변화를 관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