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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음식, 빙산의 일각만 맛본 그대에게

by 마틸다 하나씨


한 달 전쯤 큰 아들과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이 생각할수록 웃겨서 쪼끔 보여드릴게요.



저 나름 여자 중엔 귀하다는 INTJ인데 본인은 대문자 T라 우기지만 우리 아들들은 엄만 T 아니고 F야라고 하더니 이 날은 P까지 갔습니다. 이 엄만 늘 논리와 팩트가 중요한 사람이라며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요. 하지만 빼박 카톡 증거물에 할말이 없어지기도 하죠. 결국 MBTI는 한 사람을 가두기엔 너무나 작은 틀이란 걸 반증하기도 하는 건데요. 어쩌면 그보다 잘 길들여진 어린왕자의 사막여우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우리는 눈치 안 빠르면

워낙 빠릿하고 야무진

남편에게 아빠에게 혼납니다.

주어 빼고 말해도

구체적 설명 없이 말해도 빠딱 알아듣기 챌린지 가족이라 할까요


알잘딱깔쎈 트레이닝받으며 자란 아들들이라 그런가 엄마가 저세상 화법으로 말해도 딱딱 알아들어주니 그리 고마울 수가 없지요. 우리를 사막 여우로 키우신 어린왕자님에게도 감사를 표해야겠습니다.


몇 년 전에 아들이 김이 솔솔 나는 봉지를 달랑거리고 들어와 가족들에게 신세계의 맛을 선사한 적이 있었어요.

쌀국수 분짜 바잉쎄오등 베트남 대표 음식만 알고 사는 엄빠는 베트남 빙산의 일각만 알고 사는 거라면서요.

그래서 그때 알아버린 베트남의 진짜 맛! 들이 있었답니다. 오늘 제 글을 만나주신 독자 여러분은 이제 베트남 빙산 쫌 아는 분들이 되실 겁니다.




Phở chiên phồng(퍼 치엔 퐁)


넓적한 쌀국수면을 퐁~튀겨서

바삭하고 부드러운 누룽지를 씹는 듯한 식감 위에 어우러지는 야채와 고기 볶음 맛이 일품인 음식입니다. 바삭한 쌀국수 튀김위에 아삭한 야채와 소고기의 쥬이시함까지 이븐 하게 어우러진 그런 음식이죠. 안성재 셰프도 이걸 한 입 먹어보면 분명 맛의 조화가 이븐 합니다~ 그럴 거예요.


https://www.dienmayxanh.com

아래 링크는 하노이 퍼 치엔 퐁 맛집 Top8 리스트에요. 베트남어지만 주소는 그랩택시에 복붙 가능하니까요. 여행 중 한 번 드셔 보신다면 로컬 찐 맛 투어 베트남 여행이 되지 않으실까 싶어요


https://mia.vn/cam-nang-du-lich/kham-pha-top-8-quan-pho-chien-phong-ha-noi-lam-nao-long-bao-thuc-khach-2674



닭발 거리

Chân Gà Nướng Thịnh Vượng

(찬 가 느엉)


5 P. Lý Văn Phức

https://www.facebook.com/share/1PvzdBcyae/?mibextid=wwXIfr


Chân Gà Nướng Thịnh Vượng

숯불에 구운 고기는 안 맛있을 수 없긴 하지만 쫀득한 닭발 구이가 또 별미에요. 찹찹 발라진 소스도 쏘굿이구요.

그런데 바베큐 닭발도 꿀맛이지만 곁들여 먹는 꿀 발라 숯불에 구운 바잉미 바게트 빵이 정말 킥입니다. 저는 사실 사이드로 먹는 이 빵이 더 취저이거든요. 달콤 ~ 바사삭~~정말 맛있어요.

https://vivuvietnam.org/banh-mi-nuong



겉바속촉 바베큐

Thịt nướng 7Lu (팃 느엉)


호안끼엠에 닭발 바베큐 거리가 있다면 서호에는 돼지고기 바베큐 거리가 있습니다. 솔솔 풍기는 바베큐 냄새에 홀려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곳이죠.


돼지 삼겹 바베큐와 오리 바베큐가 아주 적당히 딱 예쁘게 구워져 있어요.

photo by 하노이마담


Thịt nướng 7Lu

길거리에 서서 즐기는 바베큐 뒤엔 서호의 카페 나들이가 기다리겠죠? 카페 투어는 조금 아꼈다가 나중에 보여드릴게요.


https://g.co/kgs/1TWTR2k


때로는 이렇게 길거리 음식들을 즐겨봐야 찐 베트남 구경을 하고 맛을 본 듯 뿌듯하잖아요. 더운 여름 숯불 앞에서 이열치열해도 결코 후회는 없으실거에요.




Xôi Mây (쏘이 마이)


쏘이쎄오 https://vinwonders.com/

겉바속촉 바베큐에 곁들여 먹으면 꿀맛 끝판왕일

찹쌀밥 쏘이 쎄오 맛집을 소개해 드려요.

녹두 찹쌀밥, 옥수수 찹쌀밥 등 베트남인의 아침 식사 메뉴라 이른 아침이면 길거리에서도 시장에서도 어디든 만날 수 있는 찹쌀밥이지만

제가 소개해 드리는 이곳의 쏘이는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더욱 깊은 녹두 맛과 말린 돼지고기 맛도 훌륭하지만, 최고인 것은 이보다 더 바삭할 수 없는 샬럿 튀김이 쏘이 위에 소복이 쌓여 있는 것이랍니다.

이 쏘이 집은 호안끼엠 근처라 서호의 바베큐에 얹어 먹으려면 미리 그랩 푸드 서비스를 이용하여 배달받으시면 된답니다.


https://g.co/kgs/xiMu3a3


떡 좋아하고 찰밥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 찰떡같이 맛있으면서도 또 새로운 맛을 가진 쏘이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 클릭!


https://brunch.co.kr/@nanechn/61





배불리 드셨으니 이제 디저트를 드셔보셔야죠.


베트남 빙수,

Chè (째)


chè thập cẩm (째 탑껌)은

빙수 종합 세트를 말합니다.


이곳도 호안끼엠 근처이긴 하지만 관광 플레이스랑은 뚝 떨어진 어느 골목 속에 숨어 있는 찐 맛집입니다. 베트남 로컬 친구가 아껴 둔 보석처럼 꺼내 준 집이에요. ‘허름하면 찐 맛집’의 공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랄까요. 50년이 다되가는 원조 째 맛집입니다.

베이스에 녹두와 초록 찐쌀을 갈아 넣어 걸쭉하게 진하고 고소하고요. 달달한 코코넛 밀크와 쫀득쫀득 수제 젤리들과 과일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맛을 만들어 냅니다. 간 얼음과 함께 서브되어 얼음을 섞어 시원한 빙수처럼 먹는 건데요. 전 얼음이 녹아 싱거워질 베이스 국물이 아쉽기도 하고 혹여나 배탈이 날까 조심스럽기도 해서 얼음 없이 먹곤 해요. 보통 여행 오시면 물갈이로 고생들 하시니 얼음은 조금 조심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m.afamily.vn/quan-che-tran-hung-dao

골고루 종합 세트 째 외에도,

두리안 째, 밋(잭푸룻) 째, 망고 째 등

좋아하는 과일이 더 듬뿍 들어간 째를 고를 수도 있어요. 물론 가격은 기본에서 플러스되지만요. 두리안 러버시라면 쫌 비싸도 2번 강력 추천합니다.


째 메뉴 만으로 72개가 훌쩍 넘으니 대단하죠. 뒷장까지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소개하다 보니 또 침이 꿀꺽 넘어가 바로 주문 들어갑니다~ 베트남은 어디든 그랩 푸드가 있으니 그랩 택시 앱을 설치하시면 호텔 앞이든 공원 앞이든 어디서든 오토바이 배달로 음식을 받으실 수 있어요. 꼭 이 가게를 찾아가지 않아도 되니 너무 편리합니다.



토요일 아침 방구석 베트남 여행~

찐 로컬 맛집 둘러보기!

이번 화는 하노이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여행 가이드 부심을 부려본 마틸다였습니다.

하노이를 만끽하는 법을 보여드려야겠다 맘 먹으니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들이 계속 쌓이고 쌓이네요.

쭉쭉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즐겁고 맛있는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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