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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Oct 04. 2023

쌀국수 먹으러 홍콩가야지

속 터지는 홍콩 여행 일지

새로 옮긴 회사는 휴무가 많다.


이번 연휴도 9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쉰다. 연차 하루 붙여서...


너무 길게 쉬다 보니 어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 가서 새로운 체험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가까운 곳으로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동남아 물놀이는 혼자 가면 너무 무료했고,


요즘 한국인 모두가 다녀온다는 일본 여행은 내키지 않았다.


그렇다면 비자를 받아야 하는 중국을 제외하고 홍콩, 대만이 남는다.


두 곳 다 여러 번 가봤고 현지 언어도 어느 정도 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제주도 가는 정도의 어려움이다.


그래서 비행기 표만 끊어 두고 한 주,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호텔 끊어 놓고 한주가 지나


여행 날짜가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 홍콩의 호텔 방에서 실시간 브런치에 끄적이고 있다.

역시 홍콩은 빌딩 뷰

주변에 여행을 간다 했더니 다들 '정말 좋겠다.', '가면 뭐 할 거냐', '가서 뭘 먹을 거냐?', '어딜 들를 계획이냐?'  나보다 더 설레어했다.


질문을 받고 나서야 '아 나 아무 계획이 없구나..'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간다고 얘기를 하지 말걸 간다고 얘기를 했더니 이제 계획이 없는 이상한 놈이 되었다. '그럴 거면 왜 가냐?', '돈이 아깝다.', '진짜 특이하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나만의 여행 철학이 있다.


여행은 어딘가를 가서 무엇을 보고 오는 목적 달성이 아니라 그저 이동한다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난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가는 동안 비행기에서 읽은 책, 본 영화, 들은 음악으로 나는 이미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을 달성했다.


'어디를 가고 싶었나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qvA7T5FUTQ

이 갬성이다 ㅋㅋㅋ

'무엇을 하고 싶었나요?'


'나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이제 길고 어려운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나를 만났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음주량은 두세 배로 늘었지만 한 번 마시면 몸이 회복되지 않는 나를 만났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즐겨 먹던 라면을 제대로 주문 못하는 체험을 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진중권]의 [감각의 역사]를 만났다.


어제까지 하루의 흐름에 따라 떠내려가던 나는 잠시 물가에 나와 변해버린 나를 관조한다.


익숙했던 도시는 다시 낯설어졌고 하루씩 변해 온 나 역시 이렇게나 낯설어진 것을 발견한다.


이런 얘기는 글로나 하면 누가 들어주지 말로 하면 이상한 놈이 된다.


앞으로는 적당한 이유와 갈 곳을 만들어 두고 말해야겠다. 국수 마니아라 국수 탐방을 하러 간다고 해야겠다.


https://brunch.co.kr/@intothebluesea/20


예전에 글도 하나 써 뒀었군...




[여행 얘기]

.. 옥토퍼스 카드는 유통기한이 있었다... 이전 카드는 사용이 정지되었다.


공항에 옥토퍼스카드 자판기가 있었다..... 신용카드로 살 수 있다. 150 홍콩달러다.


A11번 버스를 타면 60 홍콩달러 언저리로 시내에 들어올 수 있다.

공항 직행 열차인 AEL은 왕복표를 끊으면 싸다.


하지만 날씨가 좋으면 2층 버스인 A11을 타고 들어가도 좋다.

50분 정도 가면 홍콩섬이다.

AEL 타러 나가다가 중간에 버스 정류장 나가는 길이 있다.


남기분면 namkee noodle 은 옥토퍼스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토마토 라면도 (52 홍콩 달러 두유 포함) 맛있었지만 옛날에 먹던 맛은 마라수완 라면이다. 내일 다시 먹어야지

아.. 홍콩은 티슈를 사서 들고 다녀야지 잘 없다.


그럼 이제 란콰이펑으로 출격해 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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