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나아가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 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서사
12시 37분, 나는 지금 여수로 향하는 무궁화호 6호차 13번 창가 자리에 앉아있다. 열차는 정확히 1분 후, 디지털 시계가 38분을 나타내면 출발할 것이다.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은 채로.
창 밖의 풍경이 빠르게 흐릿해지는 모습을 보며 에어팟을 귀에 꽂는다. 왼쪽 귀에 에어팟을 꽂자마자 알림음과 함께 아이폰에 연결된다. 곧이어 오른쪽 귀에 마저 에어팟을 꽂고 음악을 재생했다.
나는 컨트리풍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리듬과 곡의 진행이 단순해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이 곡을 열렬히 사랑한다. 특히 <귀를 기울이면>에서 시즈쿠가 멋대로 개사한 버전을 원곡 다음으로 가장 최고라고 생각한다.
홀로됨을 두려워 않고 힘내서 살기로 꿈을 정했네
외로움을 억누르고 굳은 마음으로 살아왔네
컨트리 로드,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고향에 닿을 듯한 생각이 드는 컨트리 로드
아무리 외롭더라도 절대 눈물은 보이지 말자
마음이 급한 건지 발걸음이 빨라지네
추억을 지우기 위해
컨트리 로드, 이 길이 고향으로 이어진다 해도
나는 가지 않아
갈 수도 없지
컨트리 로드, 내일이 와도 변함없이 나는 나
가고 싶지만, 갈 수가 없네
안녕, 컨트리 로드
눈을 감고 가사에 집중한다. 경쾌한 멜로디에 마음이 풀어지는 듯 하다. 느리지만 열심으로 나아가는 오래된 기차에서 듣기에는 이만한 곡이 없다.
기차가 천천히 멈춰 선다. 무거운 열차는 멈출 때 특히 덜컹거린다. 부드러운 랜딩이 파일럿의 실력을 보여준다는 말이 무궁화호의 기관사에게도 적용될 여지는 없다. 이건 기관사의 실력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무궁화호는 세월을 지고 다니기에 언제나 무거울 뿐이다.
눈을 떠 창밖을 바라본다. 둥그런 기둥에 <남원>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있다. 전주에서 여수로 이어지는 철로는 임실, 남원, 순천, 여천과 같은 소도시들을 차례로 지난다. 8개 역을 지나는 동안 지역의 규모에 따라 내리고 타는 승객의 수가 확연하게 차이난다. 남원에서는 몇 명의 사람들이 내리고 십여 명의 사람들이 탔다.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멈춰있던 기차는 정확히 13시 15분에 다시 출발한다.
출발한 기차가 남원역을 빠져나가자 곧이어 오려서 붙여놓은 듯 똑같은 풍경이 이어졌다. 추수가 끝난 논에는 하얗고 둥근 드럼통 같이 생긴 것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누군가는 저걸 보고 마시멜로우라고 하던데, 통통하게 생긴 것이 한 입 베어물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한참 바깥을 바라보고 있는데 또다시 터널이 등장한다. 무궁화호가 지나는 길에는 유독 터널이 많다. 터널을 지날 때는 눈을 뜨고 있어도 깜깜하고 눈을 감아도 깜깜하다. 나는 눈을 감는 쪽을 택한다.
눈을 감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의자가 푹 꺼지는 소리와 함께 헛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캐주얼한 디자인의, 구멍이 숭숭 뚫린 중절모를 쓴 노인이 계속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자세를 잡으려 하고 있었다.
“아이고. 아이고.”
노인은 계속해서 얕은 신음 소리를 내면서 들썩거렸고 나는 공공장소에서의 예의를 완벽하게 잊은 그 모습에 할 말을 잃고 계속 쳐다보았다.
“아가씨, 미안해요. 내가 몸이 불편해서 자세를 잘못 잡으면 허리가 아파. 오늘 유독 의자가 불편한 것 같네. 등받이를 좀 조절해야 하나.”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노인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귀에 꽂혀진 에어팟에서는 여전히 쿵짝거리며 노래가 나오고 있었지만 노인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나는 그의 말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 후로도 5분 정도 끙끙거리며 애를 쓰던 노인은 드디어 창가 좌석에 앉은 나를 향해 20도 정도 몸을 튼 자세로 의자에 정착했다.
“이제야 편하구먼.”
네, 그러시겠지요. 본인은 편하시겠지만 저는 지금 굉장히 불편합니다.
노인은 하필 나를 향해 몸을 튼 자세가 가장 편하다고 느낀 것이다. 노인의 시선은 몸의 각도에 따라 당연히 계속해서 나를 향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둘 중 한 명이 내릴 때까지 나는 그 시선이 굉장히 불편하고 또 때론 불쾌할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노인은 이미 좌석값을 지불했고, 그의 몫은 내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념하는 마음으로 무릎에 올려놓은 백팩에서 공책을 꺼내 얼마 전 완성한 습작을 읽기 시작했다. 퇴고를 해야 하지만 소설을 쓰면서 내내 들었던 불안한 마음 때문에 완성하고도 차일피일 미루었다.
나는 글 쓰는 데 재능이 있는 걸까? 주변에서 예의상 소질이 있다고 몇 번 추켜세워준 것에 어깨가 으쓱해져 재능도 뭣도 없는데 여태껏 껴안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도대체 언제부터 글을 쓰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지? 글쟁이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까? 아니, 나 글 쓰는 게 정말 하고 싶긴 한 걸까?
이상은 높고 열정은 넘쳤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나를 옥죄었고 좌절이 힘껏 밀어 넘어뜨린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희망 같은 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할 수 있다며, 현실과 타협하고 상황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오기를 부렸다. 그럴 수록 더 매달리고 더 애처롭게 굴었다. 악착같이 썼고 죽을 만큼 노력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모르겠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사실 내게 주어진 몫이 아님을 알면서도 미련하게 붙잡고 있는 건 아닐까. 포기할 자신도,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자신도 없으니까 미적거리고 있는 게 아닐까. 재능이란 건 저기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있는 것일 뿐, 나처럼 음침하고 소극적인 사람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게 아닐까.
한 번 머릿속을 휘감은 생각은 쉽게 떠나가지 않는다. 복잡해진 머리로는 단 한 글자도 제대로 고쳐낼 수 없다. 무릎 위에 올려진 백팩에 공책을 내려놓고 팔짱을 낀다. 그리고 눈을 감고 볼륨을 높인다.
여수에 도착하기 전까지 만이라도 잊자, 제발.
<이번 정차할 역은 여천, 여천역입니다. 내리실 고객께서는 미리 소지품을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잊으신 물건 없으신지 다시 한 번 확인 부탁드리며 가시는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가시길 바랍니다.>
종착역인 여수엑스포역까지 이제 한 정거장.
오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눈을 뜨자.
가방을 정리하기 위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공책이 없다. 바닥으로 떨어진 걸까? 창틀 아래로 봐도 보이지 않는다. 발 아래를 기웃거리며 살펴보고 있는데 옆좌석 노인이 툭툭 친다.
“아가씨, 이거 찾는 거지?”
그가 내민 건 지금 열심히 찾고 있는 공책이었다. 그간의 습작들을 적어놓은 공책을 잃어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는데 눈 앞에 놓인 걸 보니 이내 안도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곧이어 노인이 말도 없이 남의 공책을 가져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할아버지. 왜 말도 없이 남의 공책을 가져가세요? 이거 그대로 가지고 가셨으면 절도라고요. 아세요?”
“허허, 아가씨 화 풀어요. 노인네가 심심해서 그랬다우. 1시간이나 기차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읽을 것도 없지, 아가씨처럼 노래 같은 걸 들을 수도 없으니까 원, 심심해서 배길 수가 있나.”
“아무리 그래도 남의 걸 함부로 가져가시면 안 되죠. 이건 저한테 엄청 중요한 거라고요.”
“그런 것 같아서 내가 잘 보고 이렇게 돌려줬지 않나.”
더이상 말을 말자. 애초에 노인들은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다. 물론 세월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이해할 수는 없다. 나는 저런 막무가내의 노인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신경질적으로 가방에 공책을 집어넣었다.
“아끼는 공책이라면서 그렇게 넣으면 쓰나? 다 구겨지겠네.”
무슨 상관이에요! 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목구멍 아래로 소리를 삼켰다. 10분, 10분만 참으면 된다. 곧 종착역에 도착할 테고 도착과 동시에 쏜살같이 기차에서 내려 바다를 보러 갈 거다.
“아가씨는 직업이 작가인가?”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리고 애꿎은 가방 지퍼만 열었다 닫았다 반복했다.
“내가 왕년에 책을 좀 많이 읽었지. 물론 지금은 눈이 침침해서 몇 장 못 넘기긴 하지만. 나도 한때 글 좀 썼던 사람으로서 내가 보기에 아가씨, 참 재능 있어.”
내가 재능이 있다고? 웃기는 노인네다. 괜히 미안하니까 아무 말이나 칭찬이랍시고 지껄인다. 이제 이런 말은 내겐 독이다.
“아가씨가 쓴 글들 몇 편 읽어봤다우. 글씨가 크지 않고 글씨체가 정돈되어 있지 않아서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잘 썼어. 특히 세밀한 감정을 잘 표현하더구먼. 그리고 똑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재차 쓰지 않는 것도 좋았고. 덕분에 글에서 한국어의 묘미가 잘 느껴져. 또…… 소재가 참신한 건 아니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특별했어.”
이 노인네, 뭘 알고나 말하는 걸까? 여전히 화가 누그러지지는 않았지만 조곤조곤한 어조에 왠지 모르게 집중하게 됐다.
“아가씨 지금 글 쓰는 거 포기할까 생각 중이지? 뒤로 갈수록 그게 글에서 보여. 자신감 없고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해. 이 노인네가 뭐라고 설교를 하나 싶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해보게. 자네는 틀림없이 성공할 거야. 내 장담하지.”
“제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너무 오늘 내일 하시는 거 아니에요?”
아차, 생각만 한다는 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난 화가 나서 미쳐버린 게 분명하다.
“하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충분히. 하지만 내가 몸이 좀 불편한 거지, 정신은 말짱하다우. 옛날에도 그랬지만 요즘은 특히 글 써서 밥 벌어먹고 산다는 게 참 어려워. 좋은 대접은 못 받으면서 머리로는 내내 중노동을 해야 하니까 힘들게만 느껴지지. 나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 같은데 주변에서는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마저 하나 둘 점차 앞으로 전진하는 것만 같고. 특히 이쪽 분야가 참 그래. 너무 주관적이거든. 하지만 아무리 주관적이라고 해도 분명 그 안에 좋고 아니고를 판단할 수 있는 중심은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에 따라 보건대, 아가씨는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지금처럼 써나간다면 분명히 잘 될 거야. 원석은 이미 자네 안에 있어. 그걸 어떻게 갈고 닦아서 세상에 어떤 반짝임으로 선보일 지는 자네에게 달린 거야.”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이상한 느낌이 치밀고 올라온다. 살짝 눈물이 고여 창가로 고개를 홱 돌렸다.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다. <귀를 기울이면>에서 시즈쿠가 자신을 알아봐준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번 정차할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여수엑스포, 여수엑스포역입니다. 내리실 고객께서는 미리 소지품을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잊으신 물건 없으신지 다시 한 번 확인 부탁드리며 가시는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가시길 바랍니다.>
“아이고. 노인네는 다리가 아파서 빨리 못 내리니까 먼저 나가 있어야겠네. 아가씨, 절대 포기하지 말고 힘내요. 잘 될 거야.”
이 말만을 남기고 노인은 앉을 때보다 훨씬 더 큰 신음 소리를 내며 힘주어 일어섰다. 그리고 지팡이를 짚고 한 걸음, 한 걸음 느리게 복도를 걸어갔다.
여수다. 드디어 여수에 도착했다. 전주에서의 지루한 생활이 반복될 때면 영감을 찾기 위해 곧잘 여수를 찾는다. 2시간이면 난 조금 더 자유에 가까워진다.
오늘은 역 앞에서 공용자전거를 빌려 타고 검은모래해변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앉아 해가 질 때까지 하염없이,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볼 것이다.
“아버지! 아휴, 참! 내가 못 살아.”
한 남자와 여자가 내 옆을 스치며 뛰어간다. 30대 후반 정도로 되어 보이는 두 사람은 늦가을이라는 계절이 무색할 정도로 해가 내리쬐는 여수의 날씨 때문인지 반팔을 입고 있다.
“너희 여기 왜 나와있냐?”
“아버님 몸도 불편하시면서 또 남원 다녀오신 거예요?”
남자가 왼쪽 손에 든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노인에게 다가가 부축하며 말을 건넨다. 그리고 그런 둘을 바라보고 서있던 여자는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빠!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치매 노인이 자꾸 나가긴 어딜 나가요? 우리가 하루 종일 집에서 아빠만 케어하고 있을 수도 없고, 그만 좀 하세요. 안되겠어요. 자꾸 이렇게 멋대로 돌아다니시면서 걱정 끼치실 거면 요양원으로 모실게요.”
“내가 오늘은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다녀온 거야. 옛날에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칠 때 동료였던 교수를 만나고 왔거든.”
“대학이요? 교수요? 우리 아버지 또 병 도지셨네, 또!”
여자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빠, 이제 그만 해요, 제발. 대학은 커녕 고등학교 근처에도 못 가보셨잖아요. 아빠 한이 뭔지 잘 아는데, 이런 식은 아니에요.”
“여보, 그만해. 이렇게 멀쩡하게 돌아오신 것만 해도 다행이잖아. 일단 얼른 모시고 가자. 아버님 시장하시겠어.”
“당신은 이게 참아져? 난…… 그만하자, 그만해. 괜히 나 때문에 당신까지 고생하고, 미안해.”
남자는 오른쪽에, 여자는 왼쪽에 각각 서서 노인을 부축하며 역 앞 택시 승강장에 세워둔 경차로 향했다. 그들은 뒷좌석에 노인을 태운 후 차에 올라탔다. 그들이 탄 차는 금세 눈앞에서 사라졌다.
“뭐야? 그럼 치매 노인이 망상 속에서 자신이 대학 국문과 교수였다고 믿고 있는 거야? 그리고 그 거짓 기억을 토대로 나한테 그런 격려를 해댄 거고?”
너무 놀라 평소에 혼잣말을 하지 않음에도 입 밖으로 툭 말이 튀어나왔다. 머릿속이 멍해지고 헛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면서도 알 수 없었다. 한참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서있는데 문득 머릿속을 강타하는 번쩍거림이 느껴졌다.
그래, 이거야. 다음 소설 소재로 오늘 이야기를 쓰겠어.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꽤나 흥미로운 소설을 한 편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지 말라는 뜻인 걸까? 그렇지 않고서야 하필 수많은 무궁화호의 비어있는 자리 중 그 노인이 내 옆에 앉게 되었을 리가 없어. 이건 일종의 계시야.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미리 다운로드 받아놓은 어플을 이용해 자전거를 빌려 올라탔다. 바닷바람은 적당히 셌고 헝클어지는 머리 탓에 때론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기분만은 상쾌했다. 노인과의 꿈 같았던 10여분의 일도 더이상 불쾌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백팩을 멘 등과 이마 위로 작은 땀방울들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지만 페달을 밟을 수록 구르는 발은 점점 가벼워지기만 한다. 나의 좌절에 대해 아직은 어떠한 위로도, 답도, 해결책도 얻을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 순간 이 곳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 만큼은 진실되다.
그래서 오늘 난 여수에 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