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편지를 정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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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좌절과 절망이 반복되면서 두 갈래 길에서 선택하는 느낌이었다. 첫째는 자포자기이고, 둘째는 오기(傲氣)였다. 나에게 자포자기는 부정적인 질병이었고, 오기는 긍정적 에너지였다. 내 아버지는 반복되는 실패에 자포자기를 하다가 아팠고, 나는 아버지의 길을 가고 싶지 않았다. 엄마도 자식들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셨다. 배운 것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하던 어느 날 오기가 발동했고, 그 오기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좌절과 절망적인 삶을 나만의 오기로 바꾸어 삶의 원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엄마의 헌신은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삶의 원동력이 되는 오기는 오랜 기다림과 노력에 기초해야 한다. 그리고 그 오기는 삶의 절박함의 표현이었고, 그것은 삶의 목표를 수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했다. 좌절과 절망을 좋은 경험으로 승화해서 삶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었던 과정에서 내가 잊지 못할 또 한 사람은 바로 나의 큰 올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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