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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지 Jul 02. 2020

달력 한 장만 넘기면 돌아갑니다.

아니 벌써요??

우리 딸, 이제 달력 한 장만 넘기면 오겠네


7월이 됐다.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유럽여행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상황상 그럴 수 없기 때문에 8월까지는 아일랜드에 있기로 했다. 처음부터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던지라 오기 전에 가입해둔 해외보험도 이미 지난달을 끝으로 만료되었고 이제부턴 계획하지 않았던 여름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 한 달을 다이내믹하게 보내면서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낀 지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0개월 차다. 여전히 매일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이지만 아일랜드 내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들이 많아 이제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어디든 돌아다녀야겠다고 다짐했다.

연초에 계획했던 여행일정표. 2월을 끝으로 아무데도 가지 못했다.

처음 주위에 8개월만 있다가 돌아오겠다고 해놓고선 10개월이 되도록 한국을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변명해보자면 기대만큼 여행을 많이 하지 못했고,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여행은 상황적인 요인으로 얼마 하지 못한 것이고 성과에 대해선 생각만 하고 아직 실행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최근 들어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어쩔 땐 너무 뜬구름 잡는 것 같다가도 어쩔 땐 충분히 꿈꿀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해보지 않고서 망설이는 것보다 일단 해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지금 나의 하루는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스트레칭과 책을 읽고 끝이 난다.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워 잠을 줄이려고도 많이 노력했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깨어있는 시간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일단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잠을 선택했다. 잠은 자도 자도 끝이 없다지만, 적절한 잠은 나를 분명 좋은 생각과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짐을 싸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제1의 목표는 후회 없이 지낼 것. 당장 내일 떠나더라도 아쉬움이 없을 것. 책상 위에 붙어있는 한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돌아오는 8월에는 한국에 돌아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나도 그들을 기다린다. 또 새로운 시작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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