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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May 03. 2024

우리집 어린이

: 마들린느와 개구쟁이

출근하는데 벌써 하교하는 고등학생들이 즐비합니다. 중간고사가 끝났군요. 그렇다면 오늘만큼은 어디서 뭐 하고 놀는지 엄마라는 사람은 쫌 궁금합니다.


교복 스커트 안에 체육복을 입고 버젓이 다니는 여학생들의 모습은 아주 흔한 풍경이죠. 이 시대 여학생들의 교복 패션 트렌드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교복 입고 다닐 때는 없었던 모습들이니 후세에 현세대들을 증명하는 무언가로 남게 되지 않을까요.


남의 집 아이들의 교복 패션을 봤을 때는 귀엽구나 웃으며 봤었는데요. 막상 저희 집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게 되니 기분이 묘했어요.


집에서 봤을 때랑은 다른 느낌,

이 시대를 따라가며 견디어 살아내고 있는 청소년 중에 하나,

언제 이렇게 컸지?


체육복 교복 패션 트렌드를 잘도 쫓아가고 있는 우리집 아이들에게 아침에는 어린이날 기념으로 소정의 용돈을 쾌척해 봤습니다. 시험도 끝나는 날이니까요. 보내는 이름으로는 이렇게 써넣었어요. '나의 어린이'라고.


보내고 보니 좀 후회되더라고요. 아이들은 나의 소유물이 아닌데, 잠깐의 손님일 뿐이데, '나의'라는 영어식 소유격 표현이 보내고 나서야 영 마뜩잖았어요. 그냥 '우리집 어린이'라고 할걸, 하고 말이죠.



마들린느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마들린느를 소환했지만 실은 우리의 마들린느가 보통내기가 아닌 친구잖아요. 평범치 않은 아이의 모습에서 어른인 저마저도 통쾌함과 후련함을 느꼈던 것도 같습니다. 우리가 빨강머리 앤과 말괄량이 삐삐에 열광했던 이유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오늘은 고등학생 어린이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쉬기를 바랍니다. 이런 날에 청소년 친구들이 책방에 들어온다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어림없는 소리인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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