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때의 노래처럼

♪호수, 초승

by 섣달

제10화. 다시 그때의 노래처럼


본 게시글은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쓴 글이며, 해당 동영상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재는 소희가 자주가던 카페에 홀로 앉아있었다.

카페는 아무일 없다는 듯 고즈넉했다.

멀리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윤재는 그 자리에서 소희가 그리워하던 풍경을 잠시 되새겼다.




윤재가 돌아온 후

아직 풀리지 않은 긴 공백이 남아 있었다.

소희는 멀리서도 알 수 있는 윤재의 실루엣에 걸음을 멈칫했다.

항상 소희가 앉던 그자리에

윤재가 앉아있었다.




그게 꼭 소희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무언의 신호인 것 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 가 없었다.

소희는 천천히 카페로 들어가 윤재 앞에 앉았다.




아무 말 없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순간이 충분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떨림을 느낀 소희는

윤재가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알았다.




“다녀왔어.”




윤재가 다시 말했다.

윤재의 목소리는 그간의 긴 침묵을 깨는 듯했다.

소희는 그 말을 듣자

마치 잠자고 있던 감정들이 다시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 그리움 속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떠날까 봐, 또다시 밀어낼까 봐.




윤재는 소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윤재의 손은 따뜻했고

그 따뜻함이 소희에게 닿으려 할 때마다

소희는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

그 손이 너무나도 익숙하고도 낯설게 느껴졌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소희가 조용히 물었다.

목소리에는 그리움과 아픔이 묻어 있었다.

윤재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네게 손을 뻗을 용기가 나지 않았어.”




소희는 그 말을 들으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여왔던 상처들이 일순간 밀려왔다.

그 고통이 사랑의 일환이었다는 사실을 소희는 알았다.

그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윤재와 함께하는 시간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너 없으면 난 그 자리에 계속 머물게 될 것 같더라.”




윤재의 목소리에는 깊은 결심이 담겨 있었다.

윤재는 소희의 눈을 바라보며 손끝을 더 깊게 잡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말없이 앉아 있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며 그들 사이에는 고요한 편안함이 감돌았다.




소희는 자신이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윤재와 함께 걸어가기로 결심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 감정의 갈림길에서 여전히 아프고 복잡한 생각이 엉켜 있었다.




“윤재야, 나는…”




소희가 입을 열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괜찮아.”




윤재가 조용히 말했다.




“이제 내가 너를 지킬게.”





윤재의 말은 소희의 마음 속 깊이 파고들었다.

그 말 한마디로 소희는 다시 한 번 눈을 감았다.

윤재가 돌아오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지금 윤재는 눈 앞에 있다.




그리움이 떠나지 않고

사랑이 계속해서 타오르는 걸 느끼며.

예전처럼 윤재의 품은 따뜻하고 언제든지 자신을 받아줄 것 같았다.




“네가 돌아와 준 덕분에 내가 용기를 낼 수 있었어.”




소희가 조용히 말했다.




윤재는 그 말을 듣고 소희를 더욱 끌어당겼다.




“그렇게 믿어줘서 고마워. 내가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두 사람은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서로의 품에 안겼다.

그들이 함께하는 순간은 새로워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소희는 아직 그 사랑을 온전히 믿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사랑은 너무 어렵고 아픈 일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희는 윤재와 함께 이 길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소희는 자신이 겪어온 아픔을

그리고 윤재와의 관계에서 배운 것들을 천천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록 그 사랑을 온전히 믿을 준비는 안 되었지만

시간을 두고 조금씩 그 마음을 열기로 결심했다.




윤재는 그 마음을 알았다.

윤재는 소희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고

이제 그 사랑이 진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다시 시작했다.

그들의 사랑은 아직 완벽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조금씩 다시 돌아오는 길을 걸어갔다.





“우리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있어”




윤재가 조용히 말했다.




“이제부터 조금씩, 우리만의 길을 다시 걸어가자.”




그들의 사랑이 다시 되돌아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에는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소희는 그 사랑을 믿어보려 했다.

시간은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였고

그들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 그대의 호수에 잠겨

말없이 밤새 뒤척이다

멀어지는 날들이

흘러가는 날들이

흩어지는 것을 보네

뜻밖에도 나는

이 한참을 버려도

다시 또 뒤적거려서

내 안에 법들은

'너 하나뿐'이 되어간다

아직은 너 없는 밤이 너무 어렵고

나는 아무 말들에 의미를 붙이고

아직도 전하지 못한 맘들은

더 멀어져가네

그럼에도 나는

이 한켠에 두었던

맘을 또 뒤적거려서

내 안에 것들은

너 하나로 다 채워진다


- 호수, 초승


끝.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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