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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의 이야기 Sep 05. 2019

디즈니의 '라이브액션'

월트 디즈니 원작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캐리 인사드립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1923년, 월터 일라이어스 디즈니와 로이 올리버 디즈니가 설립한 대중 매체 제작사입니다.

'내 모든 것은 쥐 한 마리로 시작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꿈을 가지라 말했던 사람이 바로 저 월터 일라이어스 디즈니, 월트 디즈니입니다.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덕, 구피를 필두로 수많은 캐릭터를 만화영화에 담아 우리의 동심 한편에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그들은 혁신에 성공했습니다.
제가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뮬란, 인어공주, 백설공주, 곰돌이 푸, 알라딘 시리즈 등 디즈니 극장판 원작 애니메이션들의 근사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작화, 특정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OST, 특유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캐릭터들의 섬세한 감정표현을 보며 느꼈던 감동들은 그야말로 강렬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디즈니'가 바로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코어이자 오리지널리티인 것이죠.
그런데 디즈니가 몇 년 전부터 애니메이션 원작들을 실사화해 상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정글북, 미녀와 야수,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덤보, 곰돌이 푸, 알라딘, 라이온 킹 등 여러 작품을

실사화 했고, 영화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상영됐죠.
제가 디즈니의 연대기를 요약한 이유는 바로 그들의 실사화 프로젝트인 '디즈니 라이브액션'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라이브액션에 관한 디즈니의 발표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고개를 저었습니다.
여러분은 실물의 동체인 실사 영화와 그림의 동체, 즉 애니메이션 영화의 가장 큰 시각적 차이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등장인물의 표정과 동작을 통한 감정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단히 안타깝게도, 또 당연하게도 그 차이점의 간극을 기술력으로 좁힌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건 당연한 거예요.
애니메이션의 표현 수단이 무엇입니까?
작화. 그림이죠.
만화니까요.
라이브액션의 필수 수단은 무엇입니까?
CG입니다.
그렇다면 만화의 아이덴티티이자 지향점은 무엇이죠?
오직 그림이기에 연출이 가능한 다채로운 표현력입니다.
CG의 탄생 배경과 지향점은 뭐죠?
그래픽으로 현실의 모습을 표현해 내는 것이죠.
이제 '디즈니 라이브액션'이 왜 애초부터 틀려먹은 기획이었는지 감이 올 겁니다.
'현실과의 위화감을 근본으로 삼는 시각적 기술'과 '현실과의 위화감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삼는
시각적 기술'.
이게 극복될 수 없는 차이점이라는 건 바보가 아니고서야 모두 알 수 있어요.
이러한 필연적 간극을 줄여보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표정을 최대한 다채롭게 표현해내야 하고 불가능한 표현들에는 CG라는 '억지'를 씌워야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표정이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 디테일로 현실에서 보인다 상상해보세요.
마주 보고 앉은 사람이 활짝 웃는데 입꼬리가 귀를 넘어 관자놀이까지 올라간다 떠올려 보라는 겁니다.
이건 기술이 발달했고 말고를 떠나 그냥 기괴함과 공포죠.
'현실에 최대한 가까운 위화감을 표현하기'
이 허무맹랑한 논리가 '디즈니 라이브액션'이 꿈꾸는 목표입니다.
그냥 계속되지도 않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거예요.
물론 제가 디즈니의 라이브액션을 비판한다고 해서 디즈니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단지 이 라이브액션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길 한 겁니다.



실사화된 디즈니의 영화들은 나름 재미있게 감상했어요.
물론 라이브액션 연출에 있어선 하나같이 영화의 내러티브를 방해하기만 했고,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같은 작품에서는 장점을 찾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로 씁쓸함만 한아름 맛보기도 했습니다.
라이브액션을 고집하는 한 앞으로도 걸작이나 수작, 역작이 탄생하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실사화한 작품들에선 눈에 띄는 장점들이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나 배경의 색감,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한 OST, 유연하고 적절하게 원작과의 변화를 꾀한 플롯과, 디즈니와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메시지를 담은 몇몇 시퀀스들은 그리웠던 원작의 감동과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명확한 장점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라이온 킹>에서는 크게 발전한 CG의 섬세함과 웅장함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형편없이 전락해버린 스카의 초라함과 캐릭터들의 사실적인 묘사로 인해 원작의 그 거대한 감동은 느낄 수 없었지만요.

이게, 표현의 스펙트럼과 그로 인한 감동을 똑같이, 아니 비슷하게나마 안겨줄 수 있는 수준의 차이점입니까?
놀라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져 영화관을 나설 때에는 마음이 착잡해지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알라딘>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니의 억지스러운 GC연출(보는 내내 로빈 윌리엄스가 떠오르더라고요.), 형편없는 자파의 연기력과 캐릭터, 배우들의 다소 어색한 연기력 정도를 제외하면 여러 번을 보면서도 매번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건 그래도 꽤 절묘하게 표현되지 않았나요?
캐스팅도 마음에 들었고, 자스민을 연기한 나오미 스콧은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답더군요.
다소 인상적으로 연출되지 못한 공간에서 혼자 'speechless' 한 곡을 어색함 없이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장면이 특히 좋았습니다.


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디즈니 라이브액션' 프로젝트.
당분간은 접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CG의 비중은 덜어내고 실사화로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을 잘 살린 작품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speechless'와 'a whole new world', 'friend like me'를 떠올려보면 원작에 버금가는, 혹은 원작과는 또다른 감동을 안겨줄 연출작들의 탄생도 불가능해 보이진 않으니까요.

이상입니다.
무사하고 평안한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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