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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 작가 Apr 22. 2024

도태되기엔 욕심 가득한 세상이다

생각 노트 #33

 도태되기엔 너무나도 욕심 많은 세상이다.


 욕구로 범벅된 이 세상은 끊임없이 나를, 우리 모두를 어떤 방향으로든 자극시킨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생각을 가능케 하는 건 인간만이 가진 유일한 가치이다. 그렇기에 불꽃이 꺼져갈 때까지 마음과 상상이라는 강제적인 족쇄를 차야만 한다.


 거기에다 동물적인 본능이 합쳐져 고통을 기피하고 행복을 갈구하게 된다.


 그러나 점점 진화한 우리는 시간을 두려워하지만 좋아할 수밖에 없고, 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에 조금씩 질리게 된다.


 두려워한 대상을 관찰하여 서사를 만들고, 그곳에서 파도 타는 행동과 감정들에 더욱 큰 카타르시스를 얻게 된다.


 그렇다, 고통이 수반된 행복은 더욱 달콤하다.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시간이자, 돈이다. 그들로 모든 감정을 가능케 하며 인간 서사를 그려나갈 수 있다. 유토피아든 지옥이든 말이다. 깔끔하고 참담한 사실이다.


 나는 욕망을 자극하는 것들을 접할 때, 매혹되기 이전에 호기심이 생긴다. 상품성에 대해서 말이다.


'저것은 나를 포함한 이들의 마음에 안착하기 위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저것을 만들어낸 사람은 얼마큼 욕망을 갖고 나를 유혹하려고 했을까.'


 질문은 결국 칭찬이 되고 경외가 된다. 물론 커다래진 눈망울에 침까지 질질 흘리면서 말이다. 제대로 먹혔다, 정말로.




 'buy it, take it, do it' 


 어떠한 욕망이든 우리는 행동하려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 줄어드는 잔고도, 어려운 감정도, 떨리는 몸짓도 모두 행복이라는 결과로 통한다. 크기가 어떠하던지 간에.

 

 일차원적인 욕망이라도 당장 이룰 수 없다면 갈구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해소와 정화를 위해서 우리는 움직이게 된다.




 참으로 어둡고 욕심 많은 세상이지 않은가. 어디를 둘러봐도 나에게 물질과 감정을, 시간을 요구한다. 방법 또한 무한대에 가깝다.


 하지만 대가 또한 무한대에 가깝다. 끝없는 우리의 욕망을 닮았다.


 거래의 득실을 따져가던 중 주위를 둘러보고 우월감을 느낀다.


 혹은 도태됨을 느낀다. 구렁텅이에 끊임없이 추락하면서 하늘을 쳐다본다.


 '여기서 멈추고 싶다. 더 이상은 떨어지기 싫다.'


 불과 1초 전에 떨어지면서 아무렇지도 않았던 풍경이 이제는 반짝이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로, 도태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세상이다. 내가 눈 감을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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