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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람 Feb 26. 2024

'사리아'에서는 무엇을 할까?

- 걷기 29일 차 -

사리아(Sarria)부터는 더 활기찬 까미노길을 만날 수 있다고 들었다.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까지 100km밖에 남지 않아 이곳에서부터 시작하는 순례자가 많기 때문이다.

순례길을 모두 걷고 나면 산티아고 데 꼼포스텔라에 있는 순례 사무실에서 완주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전 구간을 걸은 사람은 물론이고, 산티아고 직전까지의 거리 100km 이상을 걸었거나, 자전거로 200km 이상을 달렸을 경우에도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800km 전 구간을 걷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리아에서 시작한다. 물론 증명서의 종류는 다른 것이다.    

       

비 내리는 사리아에서 판초 우의를 덧입고 알베르게를 나와 약국을 찾아간다. 여전히 발목이 불편하기에 발목 보호대와 소염진통 효과가 있는 연고 형태의 파스를 새로 사기 위함이다. 모든 도시에 약국이 있지 않아 약국이 있는 도시가 나오면 무조건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한다.     

 

사리아는 한국인 순례자의 방문이 많아서인지 한글로 된 안내 팸플릿이 준비되어 있다. 내용이 무척 친절해 이 안내서를 도시 길잡이로 활용해 달팽이처럼 느리게 도시 산책을 한다. 홀로 여유롭게 도시를 유람함은 오늘 다가온 행복의 다른 모습이다.  


< 사리아에서 무엇을 할까?

사리아로의 도착은 프랑스길의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마침내 계속되던 산을 지나 갈리시아 입구에 도달했음을,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100km 구간에 들어섰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사리아는 그전부터 여정을 이어온 순례자에게는 환희의 단계이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한 여정을 여기서부터 시작한 순례자에게는 환상의 단계를 의미합니다. 순례길 전통상 순례 증명서를 받기 위해서는 도보 100km를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마을은 수평선의 들판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속 걷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사리아는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에 대해 생각에 잠기게 하는 장소이자, 지금 걷고 있는 갈리시아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게 만드는 곳입니다.     

 

1. 사도 산티아고의 유산으로 100% 채워진 도시

사리아는 산티아고 순례로 생겨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도시는 순례자를 위한 무료 숙박소를 지으라는 종교 명령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그 유산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산 살바도르 성당(Iglesia de San Salvador): 이곳은 사리아와 산티아고 순례길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최고의 건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건축물은 본 건물에 14세기경 근대적 특징을 더한 건축물로, 한 성당 안에서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구분되어 나타납니다. 빛나는 갈리시아 로마네스크의 흔적을 반원통 모양의 성당의 후진과 북쪽 측면 회랑 입구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축복을 내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과 같은 상징적인 요소도 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 순례를 마치고 산티아고에서 돌아온 순례자들은 그들이 가진 순례 증명서를 보여주면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잘 마칠 수 있도록 8 마라베디의 보상을 해주었습니다.     


메르세다리오스 및 막달레나 수도원(Convento de los Mercedarios o de la Magdalena): 우리는 사리아의 역사적인 장소에서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이 장소는 다음 여정을 준비하고 휴식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축척된 순례자들의 경험이 담긴 공간입니다. 수도원은 13, 14세기에 건축되어 16세기 재건축을 거친 건물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 역시 사리아의 다른 건축 유산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예술 양식의 혼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6세기 플라테레스크 양식의 외관과 ‘푸에르타 데 로스 카로스(Puerta de los Carros)’라 불리는 고딕 양식의 회랑 그리고 바로그 양식의 종탑을 그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사리아 옛 요새의 성류 유적: 사리아의 역사는 갈리시아의 중세 후기와 근대 초기의 작은 요약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은 갈리시아의 농민, 하급 귀족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성직자와 상급 귀족에 대항한 이르만디냐 전투(Ia Grande Guerra Irmandina)가 발생한 곳입니다. 요새는 18세기 건설되었으나 한 세기 후 이르만디뇨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 비록 많은 요새가 반란군의 공격에 무너졌으나, 사리아의 요새는 후에 재건축되었습니다. 남아 있는 성루의 높이는 14m이며, 성벽에 위치한 계단을 통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레모스(Lemos)와 카스트로(Castro)의 옛 방패 장식이 남아있습니다.   

   

2. 몽상의 길, 아세안스 산책로(Paseo das Aceas)

사리아의 계곡 옆으로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위치해 있습니다. 긴 순례길을 걷느라 피곤한 몸을 나무 그늘 아래서 쉬며 회복하는 데 있어 이보다 좋은 장소는 없을 것입니다. 산책길은 과르디아 시빌(Ia Guardia Civil) 근처에서 시작됩니다.   

  

사리아 강을 따라 난 이 아름다운 산책길은 지형의 경사가 거의 없이 평탄하고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기에 따라, 젖은 낙엽으로 인한 미끄러짐 사고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     


* 걷기 29일 차 (뜨리아 까스텔라~ 사리아(Sarria)) 25km / 누적거리 68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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