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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Ham Dec 30. 2023

무한의 회전목마 깨부수기

이십대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는 지금 이십대 초반의 나를 가끔씩 회상한다. 이십대의 극초반에는 고등학교의 힘든 수험생활에 대한 보상을 얻고자 공허한 허상을 필사적으로 쫓는 나날의 연속이였다면 이십대 중반은 연료는 있지만 목표가 없었던 폭주하기 직전의 로켓 같았다. 지금의 나는 그래도 원하는 목표와 좋은 연료 2가지가 있어서 시간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속에 하루를 보낸다.


물론 내가 직접적인 성공을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앞서 나아간 사람들 중 대다수가 목표 설정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스타트업에서도 세일즈, 성장 속도, 고객 유치 등 여러 분야에서 무수히 많은 지표들이 존재하지만 회사의 대표가 이들 중 어떠한 것을 단 하나의 북극성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운명이 달라진다.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말은 곧 모든 것을 다 하지 않겠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나는 이 말이 너무 와닿았는데 나처럼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찍어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 신기하고 재밌는 것들이 너무 많아 죽기 전에 이것들을 다 할 수 있을지 항상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최소한 일적으로는 오직 단 하나를 골라 한계점을 뚫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생각을 넘어 확신에 가까워졌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목표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알기도 참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보다 더 자기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어서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 행위를 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명상이 좋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왕 목표 설정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자신의 상상력을 총 동원해서 가능하게 크게 잡자. 그랜드 카돈의 <10x rule>에는 자신이 기존에 설정했던 목표보다 10배 더 크게 잡으라는 말을 한다. 또, 김승호 회장님의 말을 빌리자면 어떤 목표를 가려고 할때 그것이 높든 낮든 에너지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회사에서 월 매출이 10배씩 증가하는 전략을 짜면 세일즈의 게임 법칙을 그때마다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핫도그를 10개에서부터 100개->1000개->10000개->10만개->100만개->1000만개->1억개->10억개를 파는 계획을 세워보면 단순 horizontal scalability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vertical 영역의 확장이 필요하다. 즉, log scale로 변하는 목표에서는 거기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닌, 게임의 형태와 그에 따라오는 게임 규칙의 학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사람에게 눈을 가리고 걷게 하면 실제로 원을 그리면서 돈다고 한다. 인생을 의도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의 의도적인 행위가 개입되어야 한다. 계속 인생을 흘러가는 물길에 떠있는 힘없는 부유물처럼 살 것인가? 말리지는 않겠다만 언젠가는 자신이 버린 시간들 앞에서 대담해야 할 순간들이 올 것이다. 하루빨리 이 무한의 회전목마를 깨부수고 사회가 셋업한 메트릭스를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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