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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s Mar 20. 2023

콜드샤워 2

episode.4

웜 호프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모험가 이자 건강 지식인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콜드 테라피’를 만들어 제안했다.


평소에 걸치고 있는 옷들로 인해 우리는 충분히  안에 열을  체온을 유지할  있는 신체적 장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능을 약화시키며 살았기에  많은 감기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었다.

때 마침 요즘 자연면역, 자가 면역등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그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매일 같이 축구하고 뛰었을 때는 늘 몸이 뜨거웠다. 한창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몸 안이 데워지면서 근육이 풀리고 연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때론 근육통이 오히려 뛰고 나서 더 없어지는 경험도 종종 했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면 그날은 몸에서 계속 열이나 옷을 두껍게 입지 않아도 됐었다. 감기에 취약한 나는 매년 일 년에 두 차례 이상 환절기에 큰 곤욕을 치르곤 했는데 지난 6년여간, 감기 한 번을 안 걸리고 넘어가는 해가 많아졌다. 당시부터 비타민씨도 많이 먹게 되었는데 (지금은 비타민도 끊음) 정확히 무엇이 영향인지 비염으로 고생하던 날들도 거의 줄었다. 그러다 운동을 못하는 요즘 들어 툭하면 감기가 올랑 말랑 했고 비염도 다시 골치였다.

무릎 재활을 할 때, 재활 선생님은 가끔, 염증이 생기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염증이 주변에 안 좋은 세포들을 잡아먹기 때문에 염증을 조금 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단 염증이 오래될 경우 이것들이 좋은 세포들까지 잡아먹어 문제가 되는 것이니, 상황에 따라 그 부위가 온기를 조금 받은 채로 염증을 두는 게 나을 때도 있다고. 그리고 보통은 염증이 알아서 사라진다고 했다.


또한 감기알고 보면 낫는 과정이다. 외부 혹은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 기침, 재채기등으로 , , 코에 있는 이물질들을 내뱉고, 몸에 열을 내면서 몸을 보호한다. 감기가 걸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몸이 잘못된 것이다. 대게 우리가 먹는 약은 바이러스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진행 과정 중에 진통에 도움이 되거나 과하게 넘치는 자가 작용들에 제약을 걸어주는 작용을 한다. 


얼마 전, 가장 친한 친구  같이 일을 하다 손에  가시가 박힌 친구가 있었다. 빼내려고 애썼지만  빠지지 않았고 어느 정도 있으니 통증도 가라앉아 내일 병원에 가기로 하고 마저 일을 이어갔다. 일이 계속 길어지고 새는 날이 많아져  친구는 병원에 계속 가지 못했고 며칠 , 손가락에는 이상한 딱쟁이와 외계인 영화에서나 볼법한 형태의 불그스름하며 기이한 형태의 살에 물집이 잡혔다. 뒤늦게 병원에 가야지 생각한  친구는, 두려움과 귀찮음 사이에 며칠  방황하다 병원에 가려고 나섰다.

병원에 가려고 탄 차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습관적으로 간지러운 곳을 긁다 딱쟁이를 뜯었는데 딱쟁이에 그 가시가 딸려 나온 것이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길었고 얇은 나무 가시였다. 그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그는 사진과 그 가시를 내게 가져와 보여주었다.

가시를 직접 본 나는 외쳤다. ‘오 자연 치유!’


우리의 몸은 정말 기가 막히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외적이나 내적으로도 완벽하며 몸에 있는 보완 장치 또한 말도 안 되게 정교했다.

현대 의학의 발달이 어느 순간부터 되려 자연면역을 붕괴시킨다는 주장들도 결코 헛으로 들을 말들은 아니었다. 자연 면역이 원활하고 우리가 타고난 만큼 제때 제대로 작용할 수 있다면 웬만한 질병은 이겨낼 수 있게 되며 실제 면역이 붕괴되었을 때의 현상들이 현재 우리가 무서워하는 병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 사회 대부분의 질병의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발달된 의학기술에 의존하며 무너진 면역력에서 시작한다.'

웜호프의 콜드 테라피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피부가 차가운 데에 닿아있으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몸 안에 장착된 최첨단 자동 보일러를 켜 열을 낸다. 오히려 매일 같이 피부에서 벗겨지지 않는 옷 때문에 몸이 충분히 낼 수 있는 열을 낼 필요를 못 느껴 추위에 약해지고 더 많은 옷을 요구한다. 그러면서 몸 안에 있는 보일러들은 점점 낙후되고 외부 상황을 감지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추위에 노출시켜 우리 몸의 이 첨단 보일러를 작동시켜 놓는 연습을 해야 하며 몸에 열이 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우리 몸에 피가 잘 돌고 갖은 정화의 작용들을 하고 기능이 살아나니 면역력도 올라가 많은 질병으로부터 단단해진다.

 그러기에 몸을 끊임없이 찬 곳에 노출시키며 개인 면역을 계속 활용하며 면역력을 다시 끌어올린다. 여기에 그는 또 중요한 것으로 '호흡'을 이야기했으며 매일 마시는 숨은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강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웜 호프의 '호흡법' 또한 개발하여 내놓았다.   


또, 찬물 샤워에 대해 물론 다양한 신체적 이점들도 있지만 나의 찬물샤워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멘탈, 정신력 향상이었다.

 

나는 찬물로 샤워를 하지 못한다.

견디지 못한다. 다른 모든 것들은 할 수 있겠지만 찬물 샤워만큼은 도저히 못하겠고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했다.

군대에서 여름에 온수를 안 틀어주는 상황을 제외하고 나 스스로 찬물로 샤워하는 일은 없다. 그것은 모든 것이 갖춰진 현대사회에서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라는 생각이 내 무의식 저변, 아니 그냥 의식적으로도 깔려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그냥 나약함과 두려움과 오만함과 비겁함의 변명들이 가득 찬 거부 의사였다.


얼마 전 봤던 면접에서 몰래 뒷걸음치고 있던 내 모습을 떠올렸을 때, 나의 수많은 문제점들이 두려움에 기인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웜 호프의 일침을 한 번 더 영상으로 듣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 샤워를 하러 섰다.

첫 찬물 샤워에 대한 도전이었다.


샤워기로 물을 틀어놓고 한참 고민했다. 어느 때나 다름없이 수많은 지식인 마귀들이 출동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야 몸에 혈류가 돌아서 몸에 영양을 더 잘 준대~’ ‘저거 아니더래도 다른 방법 많을걸~?’’아니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게 뭐가 어때서? 오히려 찬물 때문에 몸 깨끗하게 못 씻으면 그게 더 손해 아니야?’ 등 와, 정말 살면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수많은 변명들이 달려들기는 또 처음이었다. 정말 귀를 닫고 입술을 꾹 닫고 찬물로 직진했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찬물은 내 몸을 발기발기 찢어놓는 듯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적응이란 것이 없었다. 그냥 아프다. 몸이 슬슬 오들오들 떨리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으로 빠르게 거품을 내 머리에 샴푸를 하고 바디 워시로 몸을 닦았다. 잠시 호흡을 크게 참고 찬물로 다시 들어간다. 몸을 막 비비며 닦고 헹궈냈다. 정말 육성으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을 끄고 거울을 보는데 비누가 잘 지워지지 않았다. 다시 이를 악물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정말 기나긴 시간이었다. 정말 이렇게 긴 샤워는 처음이었던 것 같았다. 샤워를 마치고 시계를 보는데. 뭔가가 잘 못됨을 느꼈다. 

시계가 정확히 '4분' 지나있었다.

고작.


방에 들어왔을 때, 이상한 기분이었다. 몸은 오들오들 떨고 있었지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무슨 큰일을 해낸 것 같은 성취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방방 뛰어 샤워를 해서인지 몸의 텐션 또한 상당히 올라와 있었다. 당장이라도 나가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작은 하나의 성취감이 내 하루에 들어온 것이다.

몸의 변화 또한 고무적이었다. 그날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는데, 몸에서 열이 났다. 옷을 더 껴입을 수 없었다. 아니 껴입을 필요가 없었다. 사실 목이 살짝 칼칼한 게 내 몸이 놀라 면역작용을 킨 것 같았지만 하루를 살아내기에 나쁘지 않았다.


지금 7주째, 거의 매일 같이 찬물 샤워를 하고 있다. 컨디션에 따라 어떤 날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도 그리 뜨겁지 않은 온도로 설정해 두고 마지막 헹굴 때만큼은 찬물로 헹궈낸다. 그리고 주로 오전에 찬물샤워를 하고 저녁에는 따뜻한 물로 하는 등, 적절히 몸과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  

여전히 찬물은 적응이 안 되고 여전히 찬물로 들어가는 것은 숨을 크게 참고 갖은 마귀들을 물리치고 들어가야 하는 도전이었다.


찬물샤워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하지 않는다. 찬물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마주칠 수 있는 작은 용이다.

찬물 샤워가 몸에 좋나 따뜻한 물 샤워가 몸에 좋은가는 그저 하나의 가십이지 본질은 내가 용과 마주칠 용기가 있는가이다.


요즘 깨달았던 한 가지는,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원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들과 싸워 이겨내야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해내야 했고 높은 것을 얻으려면 낮은 것을 해야 했다. 진실을 얻으려면 거짓과 먼저 싸워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계속해서 내가 하기 싫은 것들을 해내는 훈련들이 필요했다.


해치워진 용의 뒤에는 또 감사하게도 작은 보물상자가 걸려있다.

성취감이라는 작은 상자에는 아주 작지만 다이아몬드 같이 빛나는 작은 용기의 씨앗이 담겨있었다. 이것들이 쌓이면 아주 귀하고 값진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나는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러 오늘도 샤워장에 들어선다.  


Dali Took A Shower(2023,Ai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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