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획자의 TMI Apr 06. 2020

S급 기획자의 체크리스트는 디테일이 다르다.

기획자의 TMI :: 업무 애티투드의 기술

제가 1~2년 차 시절 업무 시간 단축은 물론, 자잘한 잔실수까지 케어해준 업무 툴(Tool)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툴을 통해서 구원받았다고까지 표현하는데요. 바로 '체크리스트(Check List)'입니다. 

'체크리스트'라는 단어. 참 별거 아닌 거 같습니다. 저도 주니어 시절 체크리스트의 개념을 몰랐던 건 아닌데요. 어떻게 체크리스트를 통해 구원받았었는지 당시 상황과 활용법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당시 제 팀장님은 팀장 직급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팀원별 업무 분배도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요. 특히 저의 경우 특이하게 함께 일하는 팀원들 없이 독립적으로 2~3개의 클라이언트와 각 종 업무들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크로스 체크해줄 팀원없이나 사수 없이 혼자서 모든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업무의 효율은 떨어지고 잔실수들도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한줄기의 빛을 만나게 됩니다. 

옆 부서와 협업해서 진행해야할 프로젝트에 제가 TF로 착출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추가 프로젝트라니... 한 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힘없는 주니어는 주는 일은 하니까 주니어죠. 

갑자기 업무가 추가되니 더욱 더 일에 허덕거리며 하루하루를 쳐내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측은하게 보신 협업부서의 S급 슈퍼 대리님. 어느 날 저에게 노트 한 권과 <체크리스트> 사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pixabay


[체크리스트 사용법]


201X년 X월 X일 
A1, 오늘 당장 할 일 1순위 
A2, 오늘 당장 할일 2순위 
A3, 오늘 당장 할일 3순위 

B1, 내일까지 해도되는 일 1순위 
B2, 내일까지 해도되는 일 2순위 
B3, 내일까지 해도되는 일 3순위 

C1, 이번주까지 해도 되는 일 1순위 
C2, 이번주까지 해도 되는 일 2순위 
C3, 이번주까지 해도 되는 일 3순위 

눈으로 봤을 때 간단해보이지만 꽤 디테일한 법칙입니다. 적어도 이번 주 안에 처리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리스트화 할 수 있고 우선순위까지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체크리스트에는 꼭 지켜야 할 수칙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매일매일 업무가 시작하기 전에 작성한다. 

저는 작은 노트에다가 매일매일 손으로 직접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업무가 시작하기 전에 오늘 할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떻게 업무 진행을 해야 할지 체크가 가능했습니다. 


두 번째,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않는다. 

주니어들은 마음이 급해서인지 업무 요청이 오면 무리하게 빨리 해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까 보면 내일 할 일을 오늘 할 만큼 급한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미리미리는 좋은 습관이지만 굳이 오늘의 업무를 과중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여유로움 속에서 최고의 효율이 발생합니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이런 점이 좋습니다]

 

1. 누락없는 업무 파악 
업무가 시작하기 전에 매일매일 업무를 정리하다 보면, 업무 누락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누군가 크로스 체크해주지 않는다면 누락되는 업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하면 뭔가 빠진 것 같은데.. 하는 기운이 조금 더 기민하게 감지됩니다. 업무를 누락하지 않고 처리한다는 것만으로 이미 주니어로서의 역할은 절반 이상했다고 봅니다. 

2. 우선 순위를 설정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업무를 놓치지 않는 것보다는 우선순위를 성정하는 것에 있습니다. 보통 일을 하고 있으면 급하다고 재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데 사실 급하다고 재촉하는 경우 중 진짜 지금 당장 안 줬을 때 문제가 생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주니어들은 사회적으로 약자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하다보니 자기보다 높은 직급이 재촉하는 경우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도 있는데요. 차분하게 A(오늘 할 일), B(내일 할 일), C(이번 주 할 일)을 구분하여 우선순위대로 업무를 진행해보세요. 

@pixabay

글을 마치며 


저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우선순위 설정과 업무를 구조화하는데 참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체크리스트 그 자체로서 역할도 있지만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업무 진행방식에 대한 개념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체크리스트가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려 본인에게 잘 안맞다고 판단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체크리스트를 툴 그 자체로서 사용하기보다는 현재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구조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일 못하는 1~3년차 기획자, 그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