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일주일도 안 돼서 무너지다.
요 일주일 기상시간이 무너졌다. 공유오피스를 이용권이 끝나고, 집에 있는 동안 알람소리를 무시하고 잠을 청한 날이 많았다.
머릿속에 희망사항에는 6시 기상이 있다. 급진적인 변화보단, 점전적 변화를 선호하여 늦어도 9시에는 업무를 시작하려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을 지키고자 하지만 이도 점점 늦춰지고 있다. 일과가 꼬이고 있다.
출근시간이 없으니 그 시간을 활용해 업무를 시작하기 전 30분은 독서를 해보려 했다. 그러나 출근시간을 대체해서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내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업무시작이 늦어지게 된다. 더욱이 스레드에 간단한 기록을 남기려고 하니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원래는 쓰라클 모닝이라고 하여서 쓰레드에 미라클모닝을 알렸다. 2달 동안 공유오피스로 출근하는 길에 간단하게 아침 기상시간의 성공유무와 함께 쓰친님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글이었다. 이동시간에 하는 것이라 부담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집에 있다 보니 출퇴근시간처럼 시간이 되어서 올리는 것이 아닌 시간을 내어서 올려야 하는 것이 시간 설정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쓰레드모닝을 하지 않게 되었고, 원래 하던 독서 후 간단 메모 작업을 하는데, 기상이 늦는 게 독서를 하는 것도 시간에 쫓기어서 하는 것 같고, 간단 독서 메모까지 업로드를 하려니 10시나 11시가 되는 날도 있었다.
태풍이 왔다고, 몸이 아프다고, 새로운 일로 긴장이 된다고... 꼬이기 시작하니깐 성취감이 떨어지고, 적극성이 떨어지고, 하기가 싫어진다. 약간의 완벽주의가 있는 뭔가 뒤틀리면 더 하기가 싫어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 새로운 일거리가 들어와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야 하기 때문에 하기 싫은 마음에 무너진 루틴이 전혀 생활을 잡아주지 못하니 손을 잘 못 데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아무 일이 안 들어올 줄 알고 잡았던 일정에 일들은 생성되고 있다.
원하는 것은 원대하면서 하는 행동의 기본기인 루틴이 깨진다. 무너진 루틴을 잡아야 한다. 일찍 잠을 자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가 않다. 습관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데, 지키는 것이 어렵다. 이것들이 일주일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주말을 내어서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현실을 회피하고 싶고, 그 회피한 현실이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유희거리를 찾는다. 토요일, 일요일, 넥플릭스를 참 많이 보았다. 지금도 배터리가 나가고 나서야 머 일기장을 들어 써본다. 고장 난 브레이크가 된 것 같다. 하루종일 누워서 못 보았던 것을 보면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아래 행동하면서도 결국 속이 시원하지 못한 것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을 미루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
요 일주일 나는 내가 싫다. 다음 주 바빠질 것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생각해서 더 놀면서, 스트레스받아하는 내가 답답하다. 빨리 하는 일들이 마무리가 되었다. 2달 다니는 동안 아무 일도 없다가 관두고 나서 일주일도 안되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이 참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