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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OOT Sep 10. 2023

취업할 생각있어?

최종목표는 프리랜서입니다만.

밤이 되어서야 마음이 수그러드는 것은 모든 것이 종결되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인것일까? 자기계발서에서 이런 말을 본적이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는 동기 중에는 오늘하루에 어떤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까하는 설레임이라고, 어린 아이들이 소풍날 일찍일어나는 마음에 빗데어 그런 말을 한다. 아침보다 저녁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은 그렇다면, 설레임보다는 안도감을 더 바라는 마음이 큰 것일까?


나에게는 두 개의 폰이 있는 데 두개의 폰을 오락가락하며 유튜브를 보다가, 지루하면 넥플릭스를 보다가, 그렇게 거의 반나절 이상을 보내고 나서야, 마지못해 더 이상은 안될 것 같다는 마음의 저항을 이기지 못해 운동을 했다.


주말이면 연인을 만나는 날이지만, 오늘은 만나지 않았다. 냉전 중이다. 나는 요즘 언짢음이 극에 달했다. 나의 언짢음의 시작은 어쩌면 몇 칠전에 만난 지난 회사 동료들과의 재회 후부터다. 도움을 주고자 하는 질문이지만, 그 안에 내가 명쾌하게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질문은 구간반복하며 내 머리와 마음에 자리잡았다.


'취업할 생각있어?, 있으면 내가 주변에 알아볼게.'

'저의 최종목표는 프리랜서입니다.' 라며 어물쩡거리는 말에 나는 대답을 했다.


무엇하나 명료한 끝이 보이지 않을 채로 제안들만 들어오는 이 시기를, 누군가는 잘되려나보다 싶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을 올려준다. 열린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인지, 내 안의 소리를 잘 못듣는 것인지 그 경계가 애매하다.  그런 마음을 적는 나의 글들은 명쾌한 맛이 없는 어중간한 글이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여담으로 하자면, 나는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배출하지 못하면 이제는 답답한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몇일 전 어떤 제안이 와서 선뜻 미팅을 잡았는데, 약간 후회가 된다. 2~3달 용병을 구한다는 말에 솔깃하여 일단 미팅을 잡았는데, 그 용병이라는 것이 프리랜서가 아닌 계약직을 말하는 것이었다. 디자이너 실장이 외주를 싫어하는데 설득을 해서 프리랜서로 시작 한 건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계약직으로 진행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말에 일단 미팅을 잡았는데, 사실 그 말도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배가 불러서 하는 선택은 아닌지에 대해서 검열적인 태도를 취한다. 거절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디자인 미팅을 꽤나 해본 분에게 찾아서 전후상황을 말하니, 미팅을 하기 전에 말할 것을 추천한다. 계약서를 아직 쓴 것도 아니고, 아직 고용이 된 것도 아닌데, 눈치보지 않아도 된다는 그 말에서 용기가 난다. 내일 거절을 하는 연락을 해야겠다.

각각의 선택지 들에는 장단점들이 있고, 그 안에 장점들과 또 시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나누어진다. 각각의 비전에는 꿈꾸는 나의 모습들이 있다. 결국에는 우선순위를 정해야하는 것인데,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내일은 연락을 해야할 곳이 많은 날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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