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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Oct 29. 2021

거울의 원포인트 레슨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깨달음은 나와 닮은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 같다. 평소에 보이지 않던 내 모습이 '타자'의 모습에서 보일 때 비로소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었다. 내가 그렇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어서 한번 배우면 잘 까먹지 않았다.


아마 당사자는 모를 것 같지만, 요새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대하는 사람이 있다. 당시에는 내가 했던 말과 행동들이 그 사람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알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도 자기 확신이 좀처럼 깨지지 않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내가 그에게 했던 그대로 누군가에게 당한 것.


'아하 모먼트'였다. 그때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이해하게 되었고 미안했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고, 기회가 되는대로 조금씩 빚을 갚으며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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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독자를 만났다. 내 브런치를 검색해서 다 읽었고, 읽고 나니 나를 조금 더 좋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브런치 앱을 열어 확인해보니 한 달 넘게 글을 쓰지 않았다. 턱걸이를 주제로 써놓은 글들이 보였는데, 두 달 전쯤에 어깨 통증이 있은 후로 더 이상 턱걸이를 하지 않았다.


턱걸이는 왠지 중간에 그만둘  같긴 했다. 그래서 굳이 글을 써서 다짐을  거기도 했고. 그런데 이렇게 브런치 자체를  쓰게  줄은 몰랐다. 최근에 회사에서 글쓸 일이 많아 여력이 기도 했지만.


독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다시 쓴다. 여전히 대단한 건 없고, 소소한 일상의 갈무리 정도겠지만 읽는 사람이 있다는 건 브런치 쓸 이유로는 충분하다.


턱걸이도 다시 시작했다. 거기서 딱 기다리고 있어라, 제프 베이조스. 나 다시 간다.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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