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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Sep 28. 2024

파우스트 증후군에서 벗어나고파

별일 없이 산다 11화

내 머릿속에는 항상 올빼미가 둥지 터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에니어그램 5번 유형의 동물은 지혜의 상징인 올빼미이다.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홀로 명료한 상태로 각성함을 의미한다.

소리 없이 비행하며, 자신만의(?) 우주의 섭리를 따르고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다.

미동 없이 응시를 하다 먹음직한 정보를 낚아채는 날렵함이 있다.

(mbti의 intp유형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예전그림을 소환합니다)


나는 에니어그램 9 유형 중 5번 유형다.

좀 더 상세히 구분하자면 5이면서 4번의 면모를 지니고 있는 5w4로 별명은 인습타파주의자다.

어렸을 적부터 주변을 관찰하기를 좋아했으며 내성적이나 수줍음은 없는 편이며 내면은 괴짜가 서식하고 있어 사회성 부족, 현실 부적응, 나만의 상아탑에서 돌다리를 두드리는 뮬레이션을 돌다.

아 어렸을 때 파우스트를 읽으며 기질적 고착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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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 아, 나는 이제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쓸데없이 신학까지

(남들이 아니오 할 때 우리는 예. 예. 덕후천성.

오~예, 파고 들어간 종착지가 '쓸데없는' 분야이긴 하지)


열심히 공부하고 철저히 연구했다.

이 결과가 이 가엾은 바보꼴이구나.


(내가 보는 나 - 진골 탐구가

남이 보는 나 - 성골 바보)


조금도 현명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안 것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뿐이다.


(공자오라버니왈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 응?)


그야 나는 박사니, 석사니, 법관이니, 목사니 하는 세상의 바보들보다는 영리할지 모른다.


​(자신은 안다고 착각하는 ○○님들을 존중합니다만)


​나는 미망이나 의혹으로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부처오빠왈 색즉시공이야)


지옥도 악마도 두렵지 않다.

그 대신 모든 기쁨을 잃어버렸다.


(공허감 뿜뿜)


웬만큼 안다는 자기도취에도 빠질 수 없고,


(음. 솔직하자고. 파우스트양반. 우리들 오만은 있잖아)


인간을 훌륭하게 만들고 이끌기 위해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없다.


(인색해서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좋다

적성이 배움 (-_-))


게다가 나는 재물도, 돈도 없으며,

세상의 명성이나 영화도 갖지 못했다.


(하나 빠졌잖아요. 체력까지 없드아)


이런 식으로 더 이상 산다는 건 개도 싫어할 거다.


(이런. 오만, 아니 무지를 자처할 수가. 파우스트양반. 개 속에 들어가 봤어? 엉? 흑흑)


​그래서 나는, 영의 힘과 계시로

그 어떤 신비를 알 수 있을까 하고,

마술에 몸을 맡겼다.​


(5w4 설명 중 '무속적'인 부분이 발현되는)


그러면 내가 알지도 못하는 일을,

땀을 흘려가며 고생스레 지껄이지 않아도 되겠고,

이 세상을 다스리는 오묘한 내부의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모든 작용의 힘과 씨앗을 볼 수도 있고,

헛된 말장난을 하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


(이것이 '무속적'인 것의 동기라는.)


서글퍼라! 나는 아직도 이 감옥에 갇혀 있단 말인가?

저주스럽고 음산한 이 담벼락의 동굴 속,


(제 방 애칭이 동굴골방입니다)


여기는 부드러운 하늘의 빛마저,

채색유리의 창문으로 칙칙하게 비쳐들 뿐이다!


(어쩔. 내 방에 암막커튼)


좀이 슬고 먼지에 덮여서,

높다란 둥근 천장까지 산더미처럼 쌓인 책,

그을린 종이가 사이사이에 끼워진,

이 책들로 동굴 안은 더운 비좁다.

유리그릇과 깡통이 흩어져 있고,

실험기구가 가득 차 있고,

조상 대대의 가구까지 처박혀 있다.

이것이 너의 세계다!

이것을 세계라고 할 수 있는가!


(하... 세. 계.라고 할 수 없어요 이실직고하고

은둔적 공. 간.이라고 변명합니다.)


아 모든 지식의 때를 씻어내려, 이슬에 촉촉이 젖어 건강하게 되살아나고 싶구나.


(정말 건강해지고 싶습니다!)





굵은 글 출처 - 괴테의 「파우스트」


덧붙임말 - 사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완독 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요 앞부분의 독백의 글밥만 떠먹어요. 편식이 심하긴 합니다. 고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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