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을나무 Mar 21. 2023

늦둥이 엄마 아이 친구 만들어주기 5

처음부터 이 글을 5회나 쓸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내가 싫어하는 지리멸렬하게 지루한 글이 되어버려서 나름 내용을 좀 나누다 보니 5회까지 오게 되었다, 내가 원치 않아도 파란만장(?)한 삶이었듯이 원치 않았는데 너무 길어진  글을 이제 마무리하게 되었다.


나와 애증관계에 있는 것은 확실하며, 나에게 인생을 처절하게 깨우쳐준 나의 외동이 딸은 이제 사춘기의 고비를 달리려고 스파크를 내고 있는 열일곱이다. 마흔에 낳아 키워온 생각을 하면 이제 뜨거운 김은 좀 나갔다고 생각한다.


요즘 친구들과의 사교에 빠진 딸은 엄마는 뒷전이고(자유다!) 공부마저 듬성듬성하며 친구들과 어울린다. 그래도 좋다. 아이가 친구들과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좋고, 친구 이야기를 하며 웃으면 흐뭇하다 못해 봄볕에 앉아 있는 것 같다.


뭐 지금이라고 친구문제가 완전하게 편한 건 만은 아닌 게 겨우 한국에서 적응 좀 했는데 다시 해외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니....


어쨌든 늦둥이 엄마로 늦은 나이에 딸아이 친구 문제로 고군분투해 왔던 세월들을 되돌아보니 그래야만 했던 일도 그럴 필요 없었던 일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딸의 친구는 딸의 친구라는 것이다. 내 친구가 아니다. 아이는 내가 원하는 대로 친구를 사귀어주지도 않는다. 딸이 가야 하는 길에 엄마의 도움을 보탰을 보탰을 뿐이고 그것이 언제나 옳지도 않았다. 단 그 시점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다.


사춘기 딸아이는 이제 엄마가 자신의 친구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친구와 전화하다가 혹시라도 쳐다보면 방에 들어가는 딸의 뒤통수에 대고 나도 한마디 한다. 딸아 엄마도 니 문제에 끼어들기 싫다. 이제 엄마도 엄마 친구 사귀러 다닐 거다. 옛 친구들은 희미해지고, 긴 세월 직장 생활에 애 키우고 여러 나라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큰 배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보트처럼 망망대해를 떠도는 것 같은 외로움을 벗어나 같이 수다고 떨고 같이 놀아줄 봄날 햇살 같은 엄마친구 만나러 갈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