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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장 제이 Sep 17. 2019

냉정하고도 촉촉한, 부동산 내비게이터

#최황수 교수의 10문 10답

금융공기업에 종사하던 남자는 그저 남들 마냥 조금씩 재테크를 해가며 평범한 삶을 이어갔다. 대놓고 재테크를 하지 않았는데도 남다른 비법은 말 그대로 남이 먼저 알아채는 일이 됐다. 그 비법에 관한 정보를 여기저기서 요구해오는 일이 잦았고, 손 사레 치는 일보단 나누는 삶에 남자는 더한 희열을 느끼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가지게 됐다. 


01. 어딜 가든 돈이 되는 정보에 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을 것 같다. 그 귀한(?) 정보들, 어디서 얻나?

뉴스를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다. 한데 언론사의 뉴스란 조금은 함축되거나 가공된 내용이기에 남들과 다른 접근 방법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원문을 확인하는 식인데, 어떤 사안에 대해 리얼하고 투명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는 눈만 가지곤 안 된다. 현장이 중요하다. 두 발로 찾아가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02.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몇몇 부동산 관련 저서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의 첫 행보는 언제 어떤 계기였나. 

금융공기업(국토부 산하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근무를 했더랬다. 법학 전공자였기에 업무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일을 주로 맡았다. 돈을 빌린 후 갚지 않는 이들의 사후관리를 비롯해 법원의 부동산 경매를 살펴볼 일도 적잖이 있었다. 이는 부동산 관련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고, 토지와 아파트, 상가와 다세대 주택까지 다양한 종목을 디테일하게 공부해갔다. 


03. 안정적인 조직을 벗어나 부동산 전문가로 직업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한 번에 부동산 전문가로 나선 게 아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부동산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며 적지 않은 시간, 고민하고 결정한 것이다. 부동산 공부하며 재테크 한다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관심 있는 동료들과 스터디를 하게 됐고, 당시 인터넷 카페가 막 활성화 되던 시기라 여러 정보를 공유하면서 세상 사람에게 나란 존재가 조금씩 노출됐다. 그로 인해 강의까지 하게 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오게 됐다. 어쩌면 이전 직장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성장할 동력도 없었기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04. 부동산은 어쩔 수 없이 땅과 환경, 현장의 목소리까지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10년 넘는 시간 동안 3,000여 개 이상의 전국 땅을 누비며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했다. 

전 직장에서 출장이 잦았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인근 부동산을 살펴보는 일을 거르지 않았다. 당시 부동산 공부는 취미이자 종교였다. 골프 등의 운동과 여행보다 좋았고 때로는 아내, 아이들과 일부러 여행 삼아 살펴봐야 할 지역으로 김밥을 싸들고 찾아갔다. 가족 모두가 가장의 일에 협조적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니 전국의 대도시, 소도시는 물론 면 단위 이상의 땅은 이 두 발로 다 누비고 다닌 것 같다. 

05. 기름 값 포함 교통비만도 엄청 들었겠다. 머리와 눈 그리고 두 발로 뛰어 다니며 수집한 수많은 자료들이 가장 빛을 냈던 순간들을 떠올려본다면.

수억 원은 족히 들었던 것 같다. 아깝지 않은 당연한 투자인 셈이다. 여행도 틈틈이 했고 전국의 맛 집은 대부분 다녀봤기에 좋은 추억마저 있다. 아울러 이런 일련의 노력들이 내 예상대로 시장에서 움직이면 쉽게 설명 못할 전율과 쾌감이 생긴다. 이래서 공부가 절실하고 정보와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기에, 지금도 이 과정에 게으를 수 없다. 


06. 하는 일이 많다보니 늘 시간에 쫓기는 법. 바쁠 때는 어떻게 정보를 찾고 수집하는가. 

부동산 시장에도 소위 방학이란 기간이 있다. 1~2월과 7~8월인데 이 시기를 활용하거나 전혀 시간이 안 될 때도 지자체 등 각 기관의 홈페이지 정보를 훑어보는 일은 놓치면 안 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 정보를 보고도 공부와 정보가 짧아 해석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 보니 마치 ‘자신만의 비밀 정보’라며 비용을 요구하는 몇몇 부동산 관련자들을 심심치 않게 보는 것이다. 

 

07. 최근 한 시사프로그램(추적 60분)에서는 스타 부동산 강사의 문제점을 다뤘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의 갭투자로 부동산 경매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일부 부동산 강사들이 고액 수강료를 받고 ‘갭투자’를 부추기며 사익을 챙기고 있다는 보도 내용이었다. 

어떤 사안에 대한 방송은 일부 부분만 확대 가공해서 보도할 수 있는 것이니 어느 지점에선 분명한 비약도 있을 수 있다. 억울한 강사도 있겠고 문제가 있는 강사도 분명 존재한다. 바람직하지 않으나 이 투자로 돈을 번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다 보니 이 갭투자 또한 우리만의 현상이다. 그렇다보니 정부에서 많은 신경을 쓰는 중이다. 


08. 수많은 매체를 통해 팩트 체크를 해주는 부동산 전문가로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에 출연하고, 신문 기사에 자문을 해주는 일은 단편적인 통계보단 균형 잡힌 시장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전문가로서의 책임과 소신의 역할이다. 강의를 할 때보면 처음엔 아이스 브레이크를 거친다. 다시 말해 팔짱 끼고 듣다, 어느 순간 내 이야기에 몰입돼 몸이 앞으로 당겨오는 게 보인다. 그때마다 정말 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느 사람에겐 귀한 정보이자 나침반이 될 수 있단 생각을 한다. 누군가에게 올바른 네비게이터가 된다는 건 가장 큰 보람이다. 

09. 소신 있는 투자를 위해 갖춰야 할 자세가 있다면.

부동산은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이다. 그렇다보니 희생 없이 무작정 얻으려고만 하는 자세는 성과도 좋지 않을게다. 물론 기본에 충실한 게 좋고, 남들이 안 하는 걸 내가 선택하면 된다는 식의 오만함도 버려할 자세다. 투자나 재테크를 할 때 ‘오늘 사면 내일 오를 것’이라는 성급함이 있는데, 부동산은 10년을 후회하지 않을 긴 안목도 필요하다. 


10. 말 그대로 전 재산을 투자할 수도 있는 게 부동산이다 보니 점술가에 의존하고픈 그 비슷한 마음으로 전문가나 강사를 찾는 게 아닐까.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변하지 않는 건 세상에 없다. 어떤 변화에 그 속뜻을 정확히 꿰뚫으려면 냉정하고 객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걸 잘 판단해주는 조언자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고, 그걸 잘 알아보는 자신만의 눈도 길러야한다. 


부동산 네비게이터, 최황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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