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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Dec 27. 2023

상식常識에 대한 단상

이론 황당 벳남.

상식常識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정상적인 일반인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판단력 및 사리분별.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상식이라는 것은 그 나라만이 통용될 수도 있으나 전 지구에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것들이 있다.


이론 황당 벳남~~ 을 늘 이야기하지만 어젠 참 당황스러웠다. 호안끼엠 주변엔 개인 미술관들이 모여 있다. 현재 나와 협약을 맺은 갤러리는 하노이 최대 개인 갤러리로 집안 대대로 화상畵商을 하고 있으며, 런던에도 지부가 있을 만큼 하노이에서는 유서가 깊은 갤러리이다. 메일로 의견을 주고받던 런던의 Leo와 하노이 매니저 Ms Long여사와 함께 세 시간 정도 미팅을 마쳤다. 다행히 일은 성사되었다. 나름 뿌듯했다. 단 두 번 나의 얼굴을 봤을 뿐인데 작가들의 샘플을 보자마자 모두 놓고 가라는 말에 드디어 시작됐고 큰 일을 해냈다는 기쁨에 오래간만에 심장이 뜨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황당했던 일이 있었다. 하노이 갤러리 매니저는 나이도 제법 있어 보이며 유창한 영어실력과 우아함이 뿜뿜하는 나름 엘레강스 여사님이었다. 내가 미술관에 들어서자 반갑다고 말하며 회의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그렇게 자리에 앉자 와인이나 Tea, 물을 권한다. 나는 작은 보틀의 물을 받아 마시곤 미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중간중간 수시로 나와 대화를 하며 개인 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이다. 음흠~ 이건 예의가 아닌데 싶었지만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의자에 앉은 체 발을 의자에 올리고 스타킹 양말 한쪽을 벗는 것이었다. 엥? 순간 당황하여 그녀의 발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른 발까지 올려 양발의 양말을 다 벗는 것 아닌가? 난 무시받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거기다 그 양말을 와인 잔 위에서 탁탁 떨기까지 했다. 동행했던 베트남 친구에게 그녀의 행동에 대해 묻자 그들은 아무 의미가 없이 하는 일상행동이라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지금도 떠 오른다. 그 모습이. 그리곤 헤어질 때 자신의 발가락 사이를 만지던 손으로 나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이론 황당 벳남~~

누군가 말하였다.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최고급 명품으로 치장한 후 럭셔리 car를 몰고 다니면서 벳남인들은 생각의 발전이 없다고 했다. 최소한 스먀트 폰을 사용한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생활과 사고를 변화시킬 수 있을 텐데 이들은 그런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식당에서 주문을 하여도 한 번에 주는 일이 거의 없다. 이 나라 사람들의 해맑은 미소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일은 다 마쳤고 출국일까지 혼자 여행 중이다. 오늘은 하노이 최대 현대 미술관인 빈콤 아트 컨템포러리에 다녀왔다. 택시비가 가는 길  18만 동 오는 길 98 천동. 가는 길엔 바가지를 옴팡 썼다. 갤러리 전시물도 이론 황당 벳남~~ 회화나 조각 등 전시관이 여럿으로 나뉘었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지하 공간에 정신 착란이 일어날 듯한 빨간 실로 엮은 설치작품이 전부였다. 입장료 10만 동.


또 황당 벳남~~

다름을 인정하는 것과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를 처음 경험하다 보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오늘은 날이 따스하다. 숙소 앞 카페에 앉아 오래간만에 느긋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아~~~ 이론 황당 벳남을 외치고 났다니 몸이 늘어진다. 들어가 침대에 몸을 눕혀야겠다.


카페 앞 인도에는 별일이 다 벌어진다. 구두닦는 사람, 인도를 다 차지하고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 지금 내 눈앞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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