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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믈리연 Jan 11. 2024

다이어트와 맞짱뜨다


2024년을 맞이해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다.

순서와 상관없이 써 내려가면서 자연스레 1번 항목을 정했다.

'다이어트'.

굶어서 빼는 게 아닌,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겠노라 다짐했다.

새해 첫날부터 하고자 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 1월 7일 일요일에 닻을 올렸다. 금요일, 토요일 이틀 동안 무진장 먹어댄 결과, 56킬로그램으로 시작했다. 임신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인생 최대 몸무게다. 둘째를 낳고도 52킬로그램을 유지했는데.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더 많이 먹고, 적게 운동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아침식사는 건너뛰고 점심은 아이들과 떡국을 먹었다. 허기에 고삐가 풀려 저녁을 배불리 먹었더니 후회가 밀려왔다. 저녁 8시가 넘었지만, 남편이랑 운동화를 신었다. 마음 같아선 갓바위에 올라가 108배라도 하고 싶었지만, 아쉬운 대로 집 앞에 있는 동산에 올라갔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오가는 사람이 없다. 어두운 가로등 불빛에 한 발짝 내딛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두세 번씩 왔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길도 헷갈리는 데다 인적이 없어 스산하기까지 했다. 다이어트에 안테나가 곤두서 있어서 그런지 일정한 보폭과 속도로 걸어나갔다. 수영을 하면서 폐활량이 늘어서 그런 건가, 숨이 차거나 힘들지 않았다.

한 시간  넘게 걸어 300칼로리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와 20분간 홈트 필라테스로 200칼로리를 더 태웠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도 마찬가지로 아침식사는 생략했다. 점심에는 소량의 밥과 반찬을 먹었고 간식으로 사과 반 개만 먹었다.

저녁에도 아이들보다 적은 양을 먹고, 강도 높은 요가나 필라테스를 이어갔다.





일요일부터 오늘까지 아침식사를 건너뛰다 보니 자연스레 간헐적 단식으로 연결됐다. 만 4일을 유지하는데도 몸무게에 큰 변화가 없다. 입고 있는 옷 무게를 감안하면 54.5킬로그램이다. 죽어라 하는데 겨우 1.5킬로그램 빠졌다. 여기서 저녁이라도 먹으면 또 얼마나 찌려나. 비전보드에 1월 16일까지 성공하겠다고 쓰고 아이들 앞에서 선언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취소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눈 바디는 빠진 거 같은데 숫자가 증명해 주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다.




목표한 날까지 5일도 채 남지 않았다.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해보자며 다짐했다. 어찌 보면 선언의 힘을 믿는 걸 수도. 이 글을 쓴 이유도 스스로 굳게 다짐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간헐적 단식과 하루 90분 이상의 운동을 유지하다 보면 52.9킬로그램이라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16일, 목표한 숫자를 달성하는 모습을 시각화하며 조금 더 힘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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