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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햇살 May 03. 2024

배려를 쌈싸먹은 타인

경우가 없는 사이-

버스를 탔습니다 사람이 꽤나 많았죠 입석으로는 못가는 버스라 좌석을 찾다가 타자마자 맨앞자리 안쪽에 자리가 있어 앉으려고 들어갔어요

먼저 앉은 젊은여자가 빈자리에 작은 쇼핑백을 두었네요

보통은 사람이 들어가면 자신의 물건을 들어 무릎에 올리고 자리를 피해주쟎아요 저는 그러는데..그게 도리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 여자 그걸 사람과 사람사이 그대로 둡니다 자기몸에 붙이긴 했지만 지 엉덩이는 지 자리에 딱 차지하고 제 자리에 일부분을 지 짐으로 차지하고…저의 엉덩이는 제 자리를 다 차지 하지 못해서 쇼핑백과 함께 비좁고 불편해 집니다

그러다 앞좌석이라 안전벨트를 해야 했어요 고속도로를 지나야 하는 버스는 안전벨트를 꼭 해야 됩니다 앞자리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런데 그 짐이 안전벨트를 누르고 있어서 안전벨트 좀 하게 치워주세요 그랬더니 눈을 부라립니다

그리고 ‘무겁잖아-’ 반말? 급 반말을 내 던지네요 허허허…

아 이거는 처음부터 싸우자는 거네-

저는 언젠가부터 상식없는 사람에게 상식없게 대합니다

예의 없는 사람에게는 예의 없게 대하지요

안전벨트 해야 되니까 치우라고 했습니다만 이거는 뭐 반말부터 내뱉고 시작하니…

그때부터 말싸움을 시작합니다

반말에 반말 줬죠

‘안전벨트 해야 되니까 치우라고-’

나는 너보다 나이가 많거든…근데 반말 씨부리는 너의

태도가 영 맘에 안드네-


저는 버스에서 처음 싸워 봅니다

누가 뭐 버스에서 싸워야 할일이 많을까 싶습니다만

사람이 많은데서도 처음 싸워 보네요

이런거 좋아하지 않아요 ㅎㅎㅎ

버스 맨앞자석에서 쌍욕이 오갑니다

욕하니 욕으로 받을수 밖에요

저보고 병신이네 미친년이네 어쩌구 저쩌구 ㅎㅎㅎ

저도 뭐 똑같이 해줬죠

응 나 미친년이야~

사람이 앉는데 짐 안 치워주고 안전 벨트 좀 매겠다는데 자기짐 무겁다고 안치우고 반말지껄이고 난리 부르스네요…이거뭐죠? 왜 이러는 거죠?

오늘 날씨가 급 더워서 이런건가요?

왜 이러지? 싸우고 싶었나?

인간성 상실인가?….

참으로 살다가 겪지 않아도 될일을 겪네요 한치 앞도 모르는게 세상이라지만…

싸우는 중에도 기사님께는 먼저 사과드리고 내릴때도 인사는 드렸습니다 세상살면서 누군가에게 피해주고 살고 싶지 않은데 본의 아니게 버스에서 싸우는 미친년이 되었네요

헛헛한 웃음이 나더라구요

하수같은 이 여자가 어찌나 말싸움으로 저를 이기고 싶어하던지 나이 운운하고 키 운운하고 한말 따라하고 병신이네 미친년이네 정신병원이나 가라 어쩌구 계속 말끝마다 말 되받아치는데-

하하하 너 하수구나-싶더라구요

나는 정말루 미쳐봐서 말야 ^^

이딴거에 크게 동요되지 않아요~


그리고 한시간쯤 불편하게 앉아서 왔지요 근데 또 시간이 지나니 편하게 왔어요 뭐 별로 쫄게 없어서요 제가 낯두꺼워 진건지 부끄럼이 없었다면 거짓이지만 그냥 담담했습니다

세상사 그냥 내려놓았구요 지나가는 먼지같은 인간이려니…

버스를 내리고 똥밟아서 기분이 드러울줄 알았는데 더 웃음이 나는게…막 용감해진것 같은 이 기분-뭘까요?

옛날이라면 그냥 소심하게 넘어갔을 저인데 그저 미안해만 했을 저인데 욕먹고 쫄았을 저인데…한마디 못하고 분해하며 불편한게 싫어 자리를 피했을 저인데_

나 변했구나 많이…

저의 본성이 사라진걸까요?

나빠진 걸까요?

좋아진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삶이란 저를 계속 성장시키는 시간 같아요

그저 이런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저는 분명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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