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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순식 Jun 23. 2023

건물주가 되려면 임차인의 중도해지를 대비하라

상가건물이 매매로 건물주가 변경되면 임차인은 당연히 계약을 승계해야 할까? 아니면 임차인이 원한다면 중도해지가 가능할까?


서울에 사는 40대 '순둥이'는 2023년 3월, 1층 상가를 10억 원에 매수했다. 

해당 상가는 기존 임차인이 보증금 1억 원, 월 임대료 500만 원에 계약하고 음식점으로 사용 중이었다. 

투자대비 임대수익률이 6.7%나 되고, 임대차 계약기간도 2024년 12월까지 여유롭게 남아 있어 '순둥이'는 투자에 성공했다고 한껏 들떠있었다. 

그러나 '순둥이'는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고 며칠이 지나서 "임차인으로부터 계약을 해지하겠으니 보증금을 반환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이게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보통은 상가건물의 매매 등으로 인해 소유자가 변경되면 임대차 계약도 자동으로 승계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임차인에게 기존 소유자와 체결한 임대차 계약조건을 반드시 새로운 소유자와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임차인의 동의가 있어야지만 임대차 계약의 승계가 이루어진다는 얘기다.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새로운 건물주는 이를 임차인에게 강요할 수 없다. 

따라서 임차인은 건물주 변경에 이의를 제기하여 승계되는 임대차 계약의 구속을 면할 수 있으며, 기존 건물주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법원은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1998. 9. 2. 자 98마 100 선고 결정)


대법원 1998. 9. 2. 자 98마 100 선고 결정의 요지 

“임대차 계약에 있어 임대인의 지위의 양도는 임대인의 의무의 이전을 수반하는 것이지만 임대인의 의무는 임대인이 누구인가에 의하여 이행방법이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목적물의 소유자의 지위에서 거의 완전히 이행할 수 있으며, 임차인의 입장에서 보아도 신 소유자에게 그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임차인에게 훨씬 유리할 수도 있으므로 임대인과 신 소유자와의 계약만으로  그 지위의 양도를 할 수 있다 할 것이나, 이 경우에 임차인이 원하지 아니하면 임대차의 승계를 임차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스스로 임대차를 종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임차인이 곧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고, 임대인과의 임대차관계도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Pixabay)


새로운 건물주는 매매계약 시 기존 임차인의 동의서를 기존 건물주(매도인)에게 요구하여 받아두어야 한다. 


상가건물을 매매 등으로 거래할 때 임차인이 있으면 매수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하고, 임대차보증금 액수만큼 매매대금에서 공제키로 함을 일반적인 거래 관행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임차인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명시되지 않으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계약을 승계할 수 없게 되고 해지가 가능하게 된다. 

임대차 계약의 해지에 따른 건물주의 피해는 곧 상가건물 매매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거나, 손해배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상가 임차인의 매출과 수익이 좋지 않은 경우라면 건물주 변경을 이유로 임차인은 중도해지를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건물주에게도 미리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상가건물의 매매사실을 임차인에게 고지하고, 기존 건물주(매도인)에게서 임대차 계약의 승계를 승낙한다는 내용의 임차인 동의서를 받아두면 된다. 

또는 임차인과 처음으로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할 때, 향후 매매 등으로 신규 건물주와 기존 임대차계약을 승계한다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명시하는 것 중도해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https://brunch.co.kr/@cos-doc/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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