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린 부모의 마음통치약 feat. 무당벌레 작가
순전히
판다 코스프레하는
호빵 때문이다.
하얀 호빵에 귀, 눈, 코를 붙여놓은 줄
누가 알았나?
클레이 조물딱 거려 만든 판다인 줄.
작년 늦봄 브런치 입성 한 달쯤 되었을까.
서로 맞구독했지만 구독만 눌러놓고
글방을 오래 비웠다.
올 초 다시 복귀한 무당벌레님 발행글에
댓글을 달았다.
정중한 이웃작가님들 답글 사이에서
탱탱볼 같은 답글이 낯설었다.
소통이 전혀 없었으니 가볍게 치고 나갈
구독자와 작가 사이는 아니었다.
흐음.. 그닥!!!
적당한 거리두기 인사치레로
라잇킷이면 충분해.
그런데 글방에 바로 찾아오셔서
오랜 글절친 마냥 엄청난 댓글을 투척했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 낙하산타고 강하하는
특전사 조카 이야기를 시라고 우겨 자랑질했다.
무당벌레님도 최연소 특전사 여군
조카를 자랑질로 맞받아쳤다.
특전사 가족 대동단결!!
여군 수료 비율이 높지 않은 공수훈련을
스무 살도 안 된 나이에 수료했으니
엄청난 자랑거리다. 인정인정!!
특전사 여군은 대위 조카가 소속된 특전여단,
동일 대대 내 옆사무실로 배치를 받았다.
내 집에서 20분 거리. 기막힌 만남이었다.
갱상도 애린(어린) 처자가
전라도 낯선 군부대에서 생활하려니
오지라퍼가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애린 처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캐물었다. 개인정보를 받아 대위 조카에게 부탁했다.
대위야, 애린 하사를 부탁해!!
탐닉하는 문장이나 마음 가는 글을 보더라도
비슷한 부류가 아니다.
시골돼지와 서울쥐 간극이다.
캠퍼스에 최루탄 연기 자욱한 동시대를
거쳤다는 것이 그나마 공통점.
한 번도 만나거나 통화해 본 적 없다.
달팽이와 칠성. 친구 먹기로 했다.
그렇게 브런치에서 글절친이 되었다.
말뽄새가 킬리만자로 표범처럼
야성미가 넘칠 거라고 경고사격을 받았다.
발행글에 두세 번 왕복 티키타카가 늘어갔다.
글방에 위트 넘치는 댓글이 쌓였다.
초맹님-붕어만세님-무당벌레님
위트 삼총사 결성 각이다.
가끔 홈런도 날렸는지 작가님들이 껄껄 웃었다.
핑퐁게임이다.
칠성작가님은 프로팀소속 국대 선수,
달팽이는 아마추어. 매번 발릴 수 밖에 ㅠ
칠성작가님 재치는 넘사벽이었다.
연배는 꼰대-진지충 그룹인데
진지, 근엄, 엄숙 3종 세뚜에
알레르기가 있는 입담꾼이다.
장난질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우물 같은 분이다.
그간 행보를 보면
개척의지가 높은 진취적 탐험가, 독창적 인물이다.
소심한 A형이라 말하지만 세심한 그는
세상을 현미경으로 보는 능력이 있으면서
멀리 보는 안목을 가진 전략가이다.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일, 자원봉사, 재능기부.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한다.
겸손한 분이다.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아는 단단한 분이라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망설이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결례라 생각되는 일은 즉각 양해를 구하는 유럽스타일 정서적 맵시꾼이다.
(실물 맵시는 음... 안 봐서 모름 푸헤헤)
겸손한 분이 일을 냈다.
다른 작가님들과 달리 조용히는 아니고ㅋㅋ
확성기를 들고 동네방네다.
사교적이고 친근한 막둥이 기질로
예고편 징을 울렸다.
도전! 골든벨? 아니 도전! 출간벨!
이 기깔나는 책 출간 소식을 모를까 봐
독자를 배려한(?) 사심 full 충전이다. 켁켁
봄에 시작된 출간은 진솔한 사람 속을
단풍잎 마냥 발갛게 만들어놓고
가을의 선율 따라 깊어졌다.
서툰 아빠가 아니라 뻥쟁이 아빠 될 뻔했다.
그만큼 치열하게 준비했다.
아빠가 아들과의 20여년 흑역사를 공개했다.
풀무질을 거친 정금(正金)이 탄생했다.
부모 자식의 갈등을 커플러장치로
인문학과 연결하여 독자에게
견인력과 제동력을 전달한 책이다.
육아를 하면서 직면했던
갈등상황과 시행착오를 담아냈다.
거기에 인문학을 연결했다.
유명한 소설, 영화, 희곡이지만
독자가 가볍게 지나친 작품속 갈등 상황을
세공사의 특수렌즈로 재가공했다.
그의 문장이 에버랜드 T-익스프레스 같다.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중간 무기착 에피소드다.
챕터마다 마음이 쿵 떨어졌다가
재빨리 더 높게 점프 하는 힘을 얻는다.
마라샹궈처럼 눈물 쏙 빼는 매운맛이 있다.
코 팽 풀고 눈물 좀 닦고나면
어느새 속이 후련해진다.
세월의 더께가 두툼하게 내려앉은
아버지의 거친 손바닥이 토닥이듯
"너만 그런게 아니란다. 우리 함께 가자. "
한 식구 된 것 마냥 위로를 준다.
고르게 친절했다.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문장이
상전벽해를 이뤘다.
무성한 뽕나무 밭에서 독자는
퍼스널 랜드마크 좌표가 찍힌 지도를 얻는다.
미로 찾기 같은 자녀양육.
게다가 북한군도 후덜덜한다는
최종병기 중2자녀를 둔 부모야 말해 뭐 할까. 도저히 감출 수 없는 대환장자녀 서사극을
맞닥뜨려야 하는 부모에게
주와~~~ 앙 광선검 같은 책이다.
유쾌감동눈물의 완벽조합이다.
부모 자녀의 갈등 상황을 극복할
솔루션이 될 것이다.
그. 러. 나!!!
단순한 육아솔루션 목적의 책은 아니다.
인문고전 속 갈등상황에 대한 해석이
숨은 진주처럼 안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기를 아우르는 인문고전과 희곡, 명화와
갑남을녀 아빠의 필살기 콜라보가
독자의 무르팍을 스스로 채찍질시킨다.
가을이 촘촘히 들어찬 아름다운 계절이다.
잔뜩 머금어서 내면에 갈무리하기 좋은 계절.
손에 들린 책 한 권으로 얻는 위안이 크다.
덧)
구독자로서 무당벌레 작가님의 출간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고 행운입니다.
제가 서평을 잘 쓰지 않는 이유는 어쭙잖은 필력이 책의 영광을 가릴까 봐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부담을 안고 큰 용기를 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당벌레님의 글방과 온라인서점 링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