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화장품의 어두운 면
화장품 회사에서 고객님들과의 소통을 주 업무로 담당하게 되면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우리 회사는 더 그럴만한 게, 내부적으로 고객님들의 피부 상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단순 문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사적이고 심도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여기서 피부 상담이란 단순 지식으로 가볍게 답변하고 우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님이 원하시는 포인트를 잘 캐치하여 솔직하고 자세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엄청난 공부와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의 스토리를 듣고 경험치를 쌓으면서 함께 울고 웃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
지난 글에 이어서, 솔직한 화장품의 내면에 포커싱을 맞추니 떠오르는 몇 가지 고객님들의 사례가 있어서 이번 글에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피부가 예민해서 화장품을 고를 때 '천연 화장품' 여부를 꼭 확인한다는 아야 고객님.
피부가 소중하여 무조건 오일 프리, 알코올 프리, 파라벤 프리를 고집한다는 다빼 고객님.
피부가 잘못될까 두려워 안전해 보이는 '먹을 수 있는 화장품'에 끌린다는 덜덜 고객님.
자..
여러분 이제 그만 벗어나세요 레디 썬!
천연 화장품을 중시하시는 분들께 과연 천연화장품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계신지를 여쭙고 싶다.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더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대다수 분들이 천연성분은 피부에 해가 가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천연성분 중에서도 수많은 독성분이 존재하고 개인의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도 많다. 대표적인 예시로 '티트리 성분'의 경우 피부 트러블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민감성 피부에는 부기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영양소의 경우 천연 상태로는 피부에 침투가 어렵기 때문에 성분의 효과를 보려면 오히려 흡수가 가능하도록 가공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현행 화장품법상 명확한 천연 성분의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고 천연 화장품을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이 없다. 천연 화장품의 함량 규정이 없기 때문에 천연성분이 1%에 불과하더라도 천연화장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천연 화장품을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어떤 천연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본인에게 유해성분이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천연성분만 쓰는데 자꾸만 피부가 뒤집어진다는 아야 고객님!
다른 거 말고 이젠 천연성분 화장품을 의심할 때가 되었습니다.
오일프리, 알코올 프리, 파라벤 프리, 향 프리 등.. 소중한 피부를 위해 현대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이다.
물론 꼼꼼하게 따져 보았을 때 해당 성분이 아예 피부에 맞지 않는다면 가려서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들은 얘기로만 무작정 기피하는 것은 아닐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저 성분들이 피부에 해를 끼치기만 하는 안 좋은 성분일까?
오일 성분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피부 보습 성분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피부 호흡을 막고 트러블을 유발하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하지만 오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광물성 오일이 과하게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 모공을 막아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식물성 오일이나 실리콘 오일은 오히려 피부에 가장 좋은 보습막을 생성하여 피부를 보호해준다.
보습이 필요한 피부라면 요런 장점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알코올 성분 역시 건조한 피부에 과하게 사용할 경우 문제가 되지만 적절하게 사용해주면 피지를 조절해주면서 프레시한 느낌을 주어 피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기피대상이 되는 파라벤 성분은 극소량만 사용할 경우 방부제 성분 중 가장 자극이 적은 성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함량이 높지 않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향 프리.. 많은 사람들은 향에 대하여 굉장히 모순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향료가 피부에 자극이 될까 꺼려하면서도 화장품을 고를 때는 좋은 향을 중시한다.
하지만 향료가 쓰이지 않은 화장품 성분의 고유한 냄새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이 있을까?
좋은 향일 수록 피부에는 좋지 않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성분의 원료취는 무취가 아니다. 고유의 원료취가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이를 잡아주기 위해 향료를 사용하게 되는데 인공합성향료를 많이 넣을수록 향이 좋아진다.
개인적으로 나도 민감성 피부지만 후각이 예민해서 향이 좋지 않은 화장품에는 손이 잘 안 가는 편이다. 이렇게 향에 민감한 분들은 알레르기 같은 특이사항이 없다면 굳이 향 프리 제품을 찾을 필요가 없다.
보통 화장품의 향은 후각을 즐겁게 할 정도의 소량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빼 고객님,
프리한 인생도 좋지만 약간의 간섭이 때로는 빛을 발할 때도 있답니다 :)
요즘 화장품 시장의 마케팅 방식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해졌지만 그중 먹어도 문제없는 안전한 화장품이니 믿고 써라 홍보하는 걸 보고 정말이지 머리를 잘 썼다고 생각했다.
'먹을 수 있는 어떠한 것 = 안전한 것'이라는 연상 작용을 잘 활용한 예이지만, 상식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온다. 정말 먹을 수 있다고 다 안전할까?
사람의 뱃속은 피부가 아니다.
피부의 역할과 소화기관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음식은 치아와 침을 통해 위로 이동하여 위산을 통해 분해가 되지만 피부는 어떨까?
피부는 소화기관 같은 과정을 거칠 수 없기 때문에 먹어도 이상이 없는 성분이라고 피부에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아니 된다.
덜덜 고객님,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ㅎㅎ
피부를 위한 화장품을 사세요..!
문제없이 잘 사용하던 화장품, 다른 이슈에 휘둘려 괜히 버리거나 중단한 적 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사실 본인 피부에 잘 맞는 화장품은 화장품 회사나 피부과보다 경험치 가득 쌓아온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다, 저렇다 하는 말들에 휘둘리지 말고 그 주관을 올곧게 밀고 나가길 응원한다.
(본인에게 맞는 화장품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는 경우 피부 타입에 맞는 성분 조사, 전문의의 진단, 홍제이와의 상담을 활용하자^^)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좋은 성분이라는 광고에 현혹되기보다는 본인에 맞는 성분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