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전환의 법칙 & 질양 전환의 법칙
- '양질 전환의 법칙' 그리고
'질양 전환의 법칙' 모두 고려해야
“일단 100명 면접보세요. 100번 미팅하십시요.”
인도 주재원 3~4년 차에
부임 초기의 현지 미국·유럽·일본 지인들에게 하곤 했던 말입니다.
그들도 막상 인도에 와보니
좋은 직원 붙잡기가 쉽지 않고 마음에 드는 직원 채용도 어려운 겁니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신규 사업을 개발한다고 다니며
적응에 애로를 겪는 경우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주재원 간의 가벼운 식사나 술, 운동 자리에서
때로는 진중하게 조언을 요청받곤 했습니다.
이런 경우 ‘100번의 법칙’을 언급합니다.
어려움·두려움·의구심 따위는 잠시 제쳐 둡니다.
심플하게 ‘100명 면접 그리고 100번 미팅’을 타겟 잡고 해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인도 비즈니스 및 인력 운용에 익숙해지며
나름의 노하우도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일정한 양(Quantity)이 쌓이면
어느 순간 급격히 질(Quality)적으로 변화한다.
독일 철학자 헤겔의 ‘양질 전환의 법칙’ 입니다.
자연계에서는 액체 상태의 물에
열 에너지를 계속 가하다 보면
끓는점 100도(임계점)를 넘는 순간 기체 성질의 수증기가 된다는 것이죠.
자기계발 독서 100권,
보험 영업 하루 10명,
전문가 되기 위한 1만 시간의 법칙 등처럼 다양한 설명에 활용됩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역량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양질 전환의 법칙’은 염두에 둘 만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만 그치면 안됩니다.
올라갈 땐 날아갈 것 같지만,
내려갈 땐 날개없이 추락하기도 하니까요.
역으로 ‘질양 전환의 법칙’도 숙고해야 합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질’은 보이지 않는 내공(Invisible·Inside)으로,
‘양’은 보이는 외양(Visible·Outside)으로 생각해보죠.
낯선 초기를 벗어난 비즈니스맨들이,
나름 인도에 적응합니다.
프로젝트를 만들고 계약을 성사합니다.
점점 인도 비즈니스를 안다고 여깁니다.
소위 일을 많이 그리고 과감하게도 벌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황이 내려갑니다.
이윽고 계약 파기·클레임이 줄을 잇습니다.
인도와 같은 개도국은 ‘계약 안정성’이 높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비난하며 떠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시황이 개선되면 다시 컴백합니다.
비즈니스할 시장이 있으니까요.
그럼 비난을 떠나 부정적인 상황들을
해당 국가의 사회·비즈니스 역사 속에서 갖게 된 속성으로 봐야 합니다.
스스로 이런 속성들을 감당할 역량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시장을 컨트롤하는 가격 결정자(Price Maker) 수준이 되든지,
가격 수용자(Price Taker)로서 편승하든지,
무리한 계약 추진없이 포트폴리오·시나리오를 정립하든지,
자체적으로 개인·조직 역량을 인지하고 포지션을 적절히 설정하는 등 대처 가능한 내공이 중요합니다.
역량이 부족했음에도 내공을 넘어섰던 화려한 외양이,
어느 순간 하락 시장을 맞아 본래의 내공(질) 아래로 날개없이 추락(양)할 수 있습니다.
즉 ‘질양 전환의 법칙’이 적용되는 겁니다.
로또에 맞아 갑자기 일확천금(양)을 받으면 기쁘겠죠.
그런데 주변 환경과 스스로의 마음을 감당할 내공(질)이 안되고, 오히려 그 많은 돈(양)에 치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본인 내공(질)을 넘어서는 직책(양)을 갖거나
주식·부동산·코인으로 대박(양)을 내면,
그 순간 즐겁지만 ‘질양 전환의 법칙’에 노출됩니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하며 삼성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의 말입니다.
변화의 길목에 서서 시류를 활용하는 건 분명히 내공입니다.
문제는 돼지가 날은 것 자체를 태풍 덕이 아니라 본인 역량으로 착각하는 겁니다.
“돼지가 바람으로 날 수는 있겠지만, 바람이 지나고 떨어져 죽는 건 돼지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의 말입니다.
날개가 없는 돼지는 바람이 없는 순간 속절없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특정 아이템·지역에 익숙해 지고
어떤 시기 해당 사업이 잘 되면 잘 될수록,
스스로 돌아보며 ‘질양 전환의 법칙’도 신경 써야 합니다.
투자가 문화인 시대에
주식·부동산·코인 열풍이 불었습니다.
웃는 분, 우는 분, 무관심 분 등 다양하나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대부분 웃다가 우는 상황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길어지고,
경기침체·환율·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빅·자이언트·점보 스텝이라는 용어도 익숙해졌습니다.
사업도 투자도 자기계발도
내공을 쌓기 위해 ‘양질 전환’을 생각하며 함께 시도하고 노력하시죠.
아울러 추락은 피하면서도 성과는 내기 위해
‘질양 전환’의 내공과 외양도 모두 고려하며
안과 밖에서 골고루 살피는 시기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