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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사장 Jul 11. 2021

연애할때 호구되지 않는 방법

헌신하다 헌신짝이 될 수 있다.

호구는 기독교 여자 친구를 사귀고 그녀가 다니는 교회를 함께 다닌 적이 있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수갑은 무교였던 호구를 태어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교회로 매주 나가게 하였고, 금욕 생활까지 하게 되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휴가도 내서 여름 수련회도 나가고, 금요 기도회도 나가며, 멜론 TOP 100에서 CCM으로 플레이리스트도 바꿔보았다. 그리고 사귄 지 1년째가 되던 날 차였다.


# 연애할 때 가장 이기적이어야 한다


연애는 둘이서 함께 하는 것이지만 모든 것을 타인에게 맞춰 줄 필요는 없다. 나부터 생각하고 그다음으로 상대방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호구들이 연애를 할 때 상대방에게 너무나 헌신해서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몇십 년을 혼자서 살았는데 갑자기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나의 인생을 통째로 가져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상대방이 좋다고 할지라도 내 삶이 갑자기 바뀌고 있지 않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 당신을 좋아하고 배려해주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맞추려고 고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사랑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모습을 취해도 좋다. 어차피 그래도 호구 짓은 새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애인의 지분이 가장 커서는 안된다. 그 존재가 사라졌을 때 공허함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와 평생 함께 가는 것이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평생을 함께하지는 않는다. 되게 정 없는 소리처럼 느껴질 수는 있지만 죽을 때는 혼자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 애인이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애인에게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호구들은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간이고 쓸개고 있는 건 다 퍼주곤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별을 맞이하게 되면 자신에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스스로를 보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된다.


애인의 원하는 이상형이 될 필요는 없다. 지니가 되어서 뭐든 이뤄줄 필요는 없다. 자기의 할 일을 다하고 남는 시간과 에너지의 우선순위를 상대방에게 두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애인이라는 존재는 내 인생의 나를 제외한 첫 번째가 되는 것이지 나보다 먼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뭐든 다 해주는 노예가 되어버리면 스스로의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즐거움과 행복은 어느 정도 갭이 있을 때 극대화가 된다. 주식을 할 때 주가 변동이 없는 삼성전자보다 매일매일 오르락내리락하는 비트코인이 때로는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밀땅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하지만 초반부터 엄청 잘해주고 뭐든지 해주다가 나중에 조금 지치고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금방 예전과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늘 최선을 다하는 호구의 모습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순간을 불태우고 사라지는 쪽보다는 결국 끝까지는 살아남아있는 쪽이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 나 혼자서도 행복할 때 연애를 시작해라


상대방에게 모든 것 맞춰주는 것은 나 스스로의 대한 부족함과 불안감에 대한 해결책을 상대방에서 찾기 때문이다. 애인이 지금 가지고 있는 나의 외로움을 해결해주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그녀)도 사람이고 나의 부족한 모든 부분을 사랑해 줄 수 없을 수도 있다.


부족한 부분을 감싸주고 채워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꾸준히 지속된다고 한다면 상대방도 지치기 마련이다. 자존감이 부족해진 순간에는 피해의식도 높아져서 상대방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존감의 공백 속 채워진 외로운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연애를 시작해서는 안된다.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연애를 시작하면 호구가 아닌 사람도 호구의 연애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호구가 아니면 금방 나를 떠나버릴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연애 기간 내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 호구의 연애를 하고 싶다면 그동안 멀리하고 있던 나 자신을 챙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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