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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well Aug 07. 2021

밀리의 서재 vs 리디 셀렉트

매달 정기적으로 돈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에 거부감이 들어서인지 구독 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넷플릭스나 바이브 등도 써보기는 했지만 한 달 무료 이용 후 구독을 중지했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꾸준히 이용했던 서비스는 바로 월정액 전자책(ebook) 구독 서비스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 생긴 한국어 책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리디 셀렉트와 밀리의 서재를 모두 유료로 구독한 적이 있고 Yes 24 북클럽 서비스도 한 달 동안 무료로 써 보았다.


이 글에서는 나의 이용 경험을 토대로 밀리의 서재와 리디 셀렉트를 비교해 볼까 한다. 현재는 이미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밀리의 서재 쪽으로 추가 많이 기운 모양새다. 그러나 내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책 구독 서비스를 접했을 때만 해도 둘 사이에 경쟁이 꽤 치열했다.


비교에 들어가기 전에 나의 성향을 간단히 밝히면, 나는 보통 전자책을 읽으면서 앱에서 제공하는 여러 부가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가끔씩 사용했던 기능은 내용에 줄을 긋는 하이라이트 기능 정도였는데 그나마도 요즘은 잘 안 쓴다. 책은 인문, 사회, 과학, 에세이 분야 등을 골고루 보는 편이고 소설도 가끔씩 읽지만 로맨스나 무협 소설 등에는 관심이 없다. 오디오북은 전혀 듣지 않는다. 아래는 이러한 나의 취향이 반영된 주관적인 비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영국에 유학을 가면서 전자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리디북스를 이용하여 전자책을 보기 시작했다. 영국에 가서도 가끔씩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을 구입해서 읽던 차에 2018년 말 정도에 리디북스에서 리디 셀렉트라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단 1개월 무료 구독을 시작하여 한 달 동안 8~9권의 책을 찾아 읽고서 중지했다. 괜찮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서비스 초기라서 읽고 싶은 책이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한두 달씩 구독했다가 보고 싶은 책들을 찾아 읽은 후 구독을 끊는 걸 여러 번 반복했다.


리디 셀렉트의 가장 큰 장점은 전자책 읽기가 편하다는 점이다. 사실 리디북스의 전용 전자책 기기인 리디북스 페이퍼도 크레마 등 다른 기기에 비해 (비싸서 그렇지) 전자책 읽기가 편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일 정도로 리디북스는 전자책 앱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 많은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나만 해도, 리디북스 앱은 명암 조절이 쉽게 되고 페이지 전환이 매끄러우며 하이라이트 기능을 쓸 때 밑줄을 긋기가 수월하고 책에서 현재 읽고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해 주는 등 다른 앱과 비교했을 때 사용하기가 훨씬 편하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다만, 현재는 밀리의 서재 등 다른 앱도 리디북스를 많이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


단점이라면 제공하는 책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정확히 몇 권을 제공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체감상으로 밀리의 서재에 비해 적은 느낌이다. 물론 절대적 숫자가 적더라도 사람에 따라 특정 관심분야에서는 볼 만한 책이 많을 가능성도 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월 6,500원이었는데, 가격을 9,900원으로 올리면서 여러 작가를 섭외하여 정기적으로 연재를 하는 아티클이라는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월정액이 인상된 이후에는 구독을 한 적이 없어 아티클 서비스가 전자책 권수 부족을 만회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오히려 밀리의 서재를 리디 셀렉트보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초창기에도 지금처럼 광고를 많이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국에 있었다면 이 서비스를 더 빨리 알게 되었을 것 같다. 당시만 해도 월정액이 리디 셀렉트에 비해 비싼 편이었지만 베스트셀러나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지금도 계속 구독을 하고 있는데 읽을 만한 책을 찾지 못한 적은 없을 정도로 충분히 많은 전자책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밀리의 서재 앱도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본격적으로 독서에 취미를 붙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전자책 소개와 전자책 독서 이외에도 오디오북, 챗북, 독서 블로그 등 여러 가지 다른 기능이 많은 것이 나에게는 번잡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이런 기능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앱 곳곳에 보이는 다양한 기능이 전자책 앱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인 독서에 방해가 될 때도 많다. 아마 전자책 독서 기능이 리디북스보다 좋지 않았던 2~3년 전에는 새로운 기능보다 제발 전자책 독서 기능이나 제대로 만들라는 비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다른 불만은 전자책의 분류 기준이 통상적인 기준과 다르다는 점이다. 보통 책을 분류하는 기준은 인문, 사회, 자연과학, 문학, 취미 등이라면 밀리의 서재는 트렌드, 라이프, 힐링, 지적교양, 소설 등으로 구분을 한다. 여기서 내가 옛날 사람이라는 게 증명되는데 전통적인 방식에 익숙해서 그런지 트렌드, 라이프, 힐링 등의 구분이 잘 와닿지 않는다. 책을 추천할 때도 가장 많이 읽은 책보다 완독 지수라는 새로운 통계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물론 이 점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선호일 뿐, 이런 식의 분류나 추천 기준을 더욱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Yes 24 북클럽도 한 달 동안 무료 구독만 하고 중단하였는데 월정액이 싸다(Yes 24 포인트를 받지 않는 경우 월 5,500원)는 점을 제외하고 특별한 장점을 느끼지는 못했다.


전자책을 읽는 것이 종이로 된 책을 읽는 것과는 다르다는 의견도 있고,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제대로 읽기 힘들다는 단점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 월정액 구독 서비스는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에는 가성비가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사실 지금 수준의 가격이라면 한 달에 책 한 권씩만 읽어도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에는 책 읽기 말고도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지만, 책을 꾸준히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 표지 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q2KFu8T3G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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