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은 내 의지가 맞는 걸까?
나도 요즘의 MZ세대 중 한 명이다. 그런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회사의 부품이 되기는 싫다.'
'톱니바퀴가 되기 싫다.'
그런데 톱니바퀴는 과연 나쁜 점만 있는 것일까? 애초에 톱니바퀴가 나쁘다는 의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톱니바퀴도 나름의 장점은 가지고 있다. 비록 반복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되는 탓에 대체되기 쉽기는 하다. 하지만 회사에서 우리를 뽑기 위해 들인 인사 비용 및 육성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다른 부품으로 갈아 끼우지는 않는다. 비용적 효율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름의 안정성을 가진다는 말이다.
싫으면 내가 나를 고용하면 되지 않냐고? 말로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고용하면 된다지만 그게 쉬웠다면 우리가 이렇게 취업 시장에서 대기업에 가기 위해 목을 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통감하며 취업을 준비했던 우리는 대체 왜 톱니바퀴가 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회의감을 느끼는 것일까?
이에 대해 자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유튜브 영상에서 스쳐 지나가듯 들은 한 문장이 내 뇌리를 관통했다. 현재의 MZ세대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이 특별하다고 들으며 자랐다는 이야기였다.
어렵게 자랐던 부모 세대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풍요롭게 자라난 우리는 그전 세대보다 풍족한 자원을 지원받았다. 그리고 과거의 5남매, 7남매 등 인원이 많았던 이전 세대에 비해 우리 세대는 보통 외동이거나 형제자매가 총 2명인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더욱 특별 취급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철저하게 효율 위주의 시스템이 지배하는 곳이다. 그곳에 서면 가정에서 특별했던 사람도 평범한 가치 생성기로써 취급받는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인 우리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특출 난 구석 없는 뉴비이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부품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로 인해 과거에 비해 회사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물론 나도 나 스스로 특별하다고 여기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인지 회사 생활이 몸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많은 업계 중에 IT 업계를 골랐던 것도 어차피 해야 하는 회사 생활이라면 비교적 자유로운 업계 분위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도 있다. 여차하면 회사 외의 길을 고를 여지를 가지고 싶었기도 하다.
나는 여전히 그렇게 살아갈 것이지만 이렇게 자각하게 된 지금은 누군가에게 주입받은 사상이 아닌가 한 번쯤 검열해 볼 필요는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지 누군가의 의도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톱니바퀴는 반드시 부정적이기만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