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정선된 글들이 고급스럽고 내용이 좋았어요. 그래서 글 몇 개를 더 골라서 보다가 '나도 한번 써볼까?' 했는데, 쓸 수가 없었어요. 글 쓰고 싶으면 작가 신청을 하래요.젠장..
오기가 발동해서 작가 신청을 했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어요.
작가가 되었다고 해서 뭐 달라질 게 있겠어? 했는데,,, 5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출판 제의가 왔어요.
브런치 작가 되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지만, 뜻하지 않은 출간 제의를 받았고 2년 여의 과정을 거쳐서 오늘 아침 출판사의 톡을 받았어요.
"드디어 책이 제작 완료되었습니다."
사실 2주전에 최종 교열을 하면서 아주 힘들었어요. 중개업무는 항상 복잡다단하지만 4월과 5월은 특히나 잔인했어요. 깡통전세, 전세사기로 온 나라와 온 국민의 신경이 곤두서 있던 때라,,, 계약 건마다 우려와 의심과 걱정으로 더디게 진행됐죠.
그 와중에 원고를 마지막으로 손 봐야 하니 평소보다 1시간 빨리 출근하고 2~3시간씩 야근하고 촌각을 아끼려고 점심을 거르기 일쑤였죠.
그리고 드디어 책이 나왔어요.
모든 선배 작가님들, 모든 출간 작가님들의 마음이 그러시겠지만,,, 저는 돈을 벌려고 출판 계약을 한 게 아니에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내 직업 공인중개사는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듯 나쁜 공인중개사들도 있겠지만, 선한 마음으로 의뢰인들 편에 서서 성심을 다하는 중개사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또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인생 공부 중 가장 깊이 있는 배움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다는 것,
책상에서 보다 숱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접하는
배움의 강도가 훨씬 강력하고 깊이 있다는것,
우리가 미처 모르는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것들을 다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를요.
이런 배움의 삶을 살게 된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에 감사하고,
그 삶에서 체험한 것을 글로 쓸 수 있게 해 주신 브런치에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다시 종이책으로 만들 기회를 준 문학수첩에 감사드려요.
“집과 사람을 맺어주는 공인중개사의 파란만장 분투기!”
시간이라는 ‘우연’과 공간이라는 ‘필연’, 그 속에서 ‘인연’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일의 영역에서 삶을 성찰하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열세 번째 책 『집 보러 가실까요?』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는 집과 사람 사이를 오고 가며 사람들의 ‘주(住)’를 책임지는 직업인 ‘공인중개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집을 팔려고 하거나 세를 놓으려는 사람, 혹은 집을 구하려는 사람 모두 거래하는 과정에서 막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집은 다른 어떤 물건들보다도 가치 있으며, 매매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계약을 진행하는 단계가 까다로우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 살펴보아야 할 사항 역시 무수하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이 사람들의 꿈으로 자리한 오늘날, 집을 사고파는 일은 일생일대의 중대사라고 할 수 있다. 집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양자의 불안을 덜어주고 신뢰를 더해주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스무 해 가까이 공인중개사로 일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계약을 성사시켜 온 베테랑 부동산 전문가이다. 당연하게도 그만큼 많은 분쟁과 논란, 다툼을 목격하고 중재해 왔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해 버린 임대인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임차인을 다독여야 하거나, 계약금도 없이 집을 ‘찜’ 해달라고 떼를 쓰고 화를 내는 사람을 마주하는 등 부동산 거래 과정은 그야말로 ‘파란’의 연속이다.
그러나 저자는 베테랑 공인중개사답게 능숙한 항해사처럼 계약의 ‘키’를 잡는다. 때론 임대인에게 매일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물음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하거나, 어떤 때는 자신을 질책했던 이에게 “당신만 한 사람이 없더라”는 인정을 받고 다시 그를 고객으로 맞이하는 등 저자는 무수한 ‘케바케’를 겪고, 대처해 오며 사연 있는 사람과 사연 있는 공간을 이어왔다.
중개업을 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매도인, 매수인의 입장이 되어볼 여유도 생긴다. 지난날 언제 어디선가 내가 옳다고, 내 말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때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지금의 나처럼 힘들었겠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집과 집,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다 보면 크고 작은 분쟁들도 필연적으로 중개하게 된다. 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고 생각하기에 따라 갈등의 양상이 달라진다. (〈‘집’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는 까닭〉, 36쪽)에서
이 책에는 집을 중개해 오며 저자가 겪었던 사건과 사연, 품었던 생각과 바람이 녹아들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공인중개사,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부동산 계약의 희로애락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다.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통해 펼쳐지는 파란의 계약 일지, 『집 보러 가실까요?』를 통해 누구나 한 번쯤은 겪거나, 겪을 부동산 계약의 세계를 만나보길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_사연 있는 사람들과 사연 있는 공간들을 이어주는, 중개사
1장. ‘복덕방 아줌마’가 아닌 ‘개업공인중개사’
나의 가장 나종 지닌 직업-모든 걸 포기하고 선택한 그 이름, 공인중개사 ‘집’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는 까닭-비가 오면 중개사의 마음도 샌다 억울한 중개보수료-복덕방 아줌마 아니고 개업공인중개사입니다 우리는 이미 근사한 사람들-한탕을 노렸다가 사라진 중개사들 선을 넘은 거래-직업 정신을 망각하게 한 임차인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임대인의 마음을 움직인 문자 메시지
2장. 누군가의 인생이 담긴 공간, 집
아랫집 학생의 부탁-윗집 재계약 못 하게 해 주세요 내 마음의 ‘로또’-가상화폐가 갈라놓은 우애 배가 너무 고프다는 말-사람을 흔드는 거짓말 따뜻한 나라, 따뜻한 마음- 멀리서 온 그녀들도 따뜻하기를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끝내 들어드리지 못한 부탁 이상한 나라의 임대인과 임차인- 인연은 서로가 만들어 가는 것 공인중개사를 평가하는 그 남자의 기준- 동서고금의 진리, 손님은 왕이다
3장. 시작도 끝도 없는 파란만장한 순간들의 연속, 계약
행복추구권- 유리창 너머 풍경을 감상할 권리 이번엔 당신이 틀렸습니다-호구가 아니라 공인중개사입니다 이제는 진짜 ‘우정’이라 부를 수 있었으면-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다 중개사와 의뢰인 사이 양심의 경계선-누군가 내게 도의적 책임을 물었다 계약에 끼어든 뜻밖의 불청객-마당이 있는 주택, 그곳에서 ‘아빠’의 자리는
4장. 집을 보면서 사람을 배웁니다
세상을 감싸는 다정함- 당신의 마음을 흔든 음료수 두 개 아름다운 건 언제나 슬프다- 마음을 흔든 두 남매의 사연 아직은 볕이 너무 좋은데-할머니, 다시 채소 말리러 오세요 그에게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다-그 남자가 알려준 2% 장롱 속의 인연-때론 집보다 사람을 살피게 됩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나아간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선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선한 영향력- 배려가 배려를 불러오는 나비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