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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코Celina Feb 08. 2020

싱가포르 햇병아리_싱코

시간이 참 빠른 듯 아닌 듯하다. 내 나이를 돌이켜보면 이 나이가 될지 몰랐는데 하면서도. 지금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개월 수를 생각해보면 체감은 1년 이상인데 2개월 반 밖에 지나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곳, 싱가포르에 오게 됐다. 오퍼 받은 곳에서 리젝 당하는 거 아닌가 하며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중간에 비자 문제 때문에 골머리 좀 썩고 어찌했던 오게 되었다.. 결코 싶지 만은 않았던 싱가포르 취업이다. 


처음 왔을 때는 그냥 첫 느낌이 이곳에서 살 수 있겠다. 싶었다. 첫 느낌이..! 호주와는 조금 달랐다. 호주 멜버른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 내 느낌은 이곳은 너무 춥다. 내가 이곳에서 정을 붙여서 살 수 있을까 였는데. 싱가포르의 첫 느낌은 음.. 나 이곳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다!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 마음은 비슷하다. 왠지 이곳에서 몇 년은 머물지 않을까 싶다.



첫 달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위기 파악하느라 금세 갔던 것 같다. 내가 일이 주어지면 어떻게든 잘 끝내고 싶어서 한 달을 야근도 꽤 많이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다. 그래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고  많이 챙겨줬다. 호주에서 못 느낀 관심이라고 할까. 한류를 여기서 실감한다. 그리고 한국 뷰티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내게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고. 호의적이라 그건 너무 반갑다. 하지만 아직 영어가 내게 문제다. 내가 아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으나. 갑작스럽게 나오는 영어에 대해서는 버벅 거리기 일수다. 지금 내가 알아듣고 대답을 하지는 그냥 웃고 있는지 나조차도 헷갈린다... 이들은 영어와 중국어(호킨어)같이 사용한다. 영어랑 중간중간 호킨어를 번갈아 같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기네끼리 이야기할 때는 영어보다는 호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듯하다. 그래도 영어 구사에 있어 문제가 없다. 물론 그들이 싱글리쉬라는 싱가포르 영어식을 구사하지만 그래도 웬만한 문장은 다 말하고 읽고 쓰기 듣기는 다 나보다 월등히 잘한다. 나는 매번 문법에 오류가 없는지 철자, 주어는 잘못 쓰지 않았는지... 매일 체크하기 일수다.. 일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한 달은 정말 전전긍긍했다. 아니 지금도 사실 매일 영어 두뇌를 작동시키면서 이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  매 순간 매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신기한 건 그들은 내가 정말 X같이 말해도 철떡 같이 알아듣는다. 그것도 신기하다. 하도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서 그런가.


아직 햇병아리라서 아직도 싱가포르 이곳저곳이 신기할 따름이다. 주말에는 맛있는 커피를 먹으러 가고.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주중에는 영어공부를 한다. 주말 토요일에 조금 심심해서 여러 콘퍼런스나 모임을 찾아갈까도 생각 중이다. 아직은 해야 할 것도 신기한 것도 많다.


지금 나는 한국 마켓을 담당하고 있어서 한국사람과 컨텍을 많이 한다. 어느 날 내가 이 회사에 조인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쯤 한국 클라이언트 싱가포르에 놀러 와 보스와 다 같이 식사한 적이 있다. 그분도 해외 주재원으로 2년 정도 근무한 분이라 그런저런 말이 잘 통했다. 대화중에 그분이 

 

" 해외에 나와 있으면 안 외로우세요? 아무리 아시아라도 한국과 다르잖아요 외롭지 않아요? 초기는 더 그럴 것 같은데? "

 

근데 사실 외롭기도 보다는 그런 느낌 자체가 없다. 내가 한번 해외에 거주한 적이 있어서 그런 거 일수도 있지만... 호주 멜버른에서는 그랬다. 정말 사무치게 외롭고 혼자인 느낌 고독한 뭔가 말할 수 없는 그런 느낌.. 고속도로에 혼자 서있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나는 그 속에 많은걸 느낀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과연 내가 덩그러니 어딘가에 떨어졌을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색도 생각도 삶의 방향성도. 그리고 그 시기 아주 적절하게 내 인생을 바꾼 사람도 만났었다. 그 시기가 지나고 내가 온전히 그 도시가 좋아지고 삶의 방향성이 생겼을 때 호주가 좋아졌고.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마음 가짐이겠지만 뭐든. 이 생각이 지나고 나는 이렇게 답했다.


 "외로운 건 어디서나 똑같죠 내가 서울에 있으나 싱가포르에 있으나 호주에 있으나 나의 마음에 따라 다르겠죠.선택에 차이죠.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잃을 수 도 있으니깐요"


나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고, 안정감과 안락함, 편안함 보다는  더 나은 내가 될수 있지 않을까라는 믿음으로... 모험을 선택했다.

어른들은 흔히 결혼 적령기가 있다고 말한다. 다 때가 있다고 결혼은.. 지금 내가 어른들이 말한 그 혼기에 찬 나이다. 편안함 안락함 다음에 나의 그 결혼 적령기를  두고 오지 않았나 싶다. 주변 친구들은 다 결혼 준비에 또는 애엄마이기 때문에 나는 그걸 건너뛰고 또 꿈을 꾸며 이곳에 왔다. 언제나 그랬든 나는 어제와 다른 또 오늘의 꿈을 꾼다. 매일매일 색다를 수 없는 삶이지만 하루하루는 꿈꾸듯 살아간다. 


아직 햇병아리 싱가포르 직장인이지만. 언제 가는 더 많은 공유할수 있는 글을 남길만큼 큰사람, 큰모험을 해야지.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나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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