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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ray Feb 15. 2024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은 끼니지 간식이 아니다

일상을 짓다

우리나라 마트에는 헨젤과 그레텔이 보았다면 당장 과자 집을 만들었을 만큼 맛있는 과자와 간식거리들이 즐비합니다. 배달음식도 짜장면과 치킨에서 장르가 넓어져 이제는 아이스크림과 팥빙수까지 배달이 됩니다. 오늘 같은 밸런타인데이에는 마트마다 손 닿기 쉬운 곳에 초콜릿을 진열해 놓습니다. 달콤한 과자,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이 도처에 있어 원한다면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어린 시절 꿈꾸던 순간입니다.


그런데 슬프게도 이제 과자와 사탕,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원 없이 먹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웡카’를 본 이후 동심과 함께 경계를 늦추고 아이들 간식인 초코칩 쿠키와 버터 쿠키, 간단한 스낵류와 초콜릿, 코코아 등을 며칠 동안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 결과 며칠 만에 금방 살이 쪄 버렸습니다. 당뇨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도 먹기를 조절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각종 광고를 보면 계속 먹으라고 하지 그만 먹으라고 말리지 않습니다. 광고 속 모델처럼 계속 먹다 보면 어느 순간 문을 빠져나가기 힘들 정도로 살이 찐다거나 여러 합병증을 달고 살기 딱 좋을지도 모릅니다. 먹기와 먹지 않기의 경계를 정해 스스로 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때가 왔습니다. 난생처음인 체중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이 찌니 잠만 오고 몸의 움직임은 둔해집니다. 


요 며칠 나름의 구호 정하기를 힘쓰고 있습니다. 이런 말들이 단지 구호에 불과한 말들로 지나쳐 가지 않도록 경계에 경계를 더하려 합니다.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은 끼니지 간식이 아니다.”, “행복은 내가 먹는 간식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 ”목마르다면 생수를 마셔라. 물이면 충분하다.”, ”Don’t forget the police officer in Wonka!!”


오늘 주스 대신 물을 마실 수 있었던 것도, 초콜릿을 안 먹고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구호 덕분이었습니다. 둔해진 몸으로 잠만 오는 이 불편함이 편안함이 되어버리는 순간 체중을 돌이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먹을 것 앞에서는 금세 무너집니다. 이처럼 구호라도 지어 되뇌는 연습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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