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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어는케이트쌤 Jul 29. 2023

대회에 나가면 꼭 엄마가 옆에 있어야 할까?

초3 아들의 체스대회후 내가 후회하는 세가지

1승 3패.. “엄마 그래도 마지막은 이겼어~^^” 하며 대회장을 나오는 아이에게 “그래, 좋은 경험이었지? 즐거웠으면 되었어.” 라고 좋은 엄마 멘트를 날렸지만, 아주 솔직하게 속이 쓰렸다. 내가 어려 서부터 체스를 좋아해서였을 까, 체스 두기를 아이에게 일찍 가르쳤고 아들도 흥미 있어 했다. 방과 후도 2학년 때부터 꾸준히 다녔고, 아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실력도 제법 늘었다. 그런데 결과는 물론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리 아들이 나중에 이 글을 읽지 말아야 할텐데…) 

 사실 이번 대회는 엄마인 내가 먼저 등록시키고 나가보라 등떠밀긴 했지만, 본인도 나름 준비를 했던 대회였다. 같은 학년끼리 만 겨루는 줄 알았는데, 아들이 했던 4번의 라운드 중 3번이 다 아들보다 학년이 위인 아이들과 하는 경기였다. 물론, 아이 교육에 돈이 아깝다 하면서 속상하다 할일은 아니지만, 학원비만큼 비싸지는 않아도 등록비가 있었고, 단순히 돈보다 황금 같은 일요일 반나절 이상을 날리는 스케쥴인지라 시간이 돈이요, 돈이 시간이라 생각하면 비용이 참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경험은 끝났고 그 경험에는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했던 것을.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경험의 효용가치를 알 수 있으리라.)

아이의 체스 대회를 따라가서 학부모인 나의 간사한 마음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며 내가 후회하는 세가지에 대해 글을 쓴다. 

첫째, 어린이 체스대회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지 않았다. 

아주 솔직한 심정으로 그냥 즐기라고 하며 웃으며 대회를 내보냈지만, 작은 트로피라도 받았으면 하는 소망 같은 것이 있었고, 그 기대를 아이에게 비추지 않았지만, 막상 별 소득없이 대회를 마치니 속이 상하더라. 그리고, 정말 뛰어난 아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밀레니얼 세대 이지만, 경쟁구도의 학창시절을 보냈던 나에게 아직은 경쟁심리가 크게 남아있었다 보다. 부디 내 아들보다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않았다. 어느 대회를 가던, 꼭 gifted 된, talented 한 아이들은 있는 법이다. 처음에는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를 반성하고 마음을 가다듬도 우리 아들은 못받았지만, 그들은 정말 대단하다 생각하고 축하할 수 있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 무튼, 이런 감정은 우선 둘째 치더라도, 어린이 체스대회가 전국에 얼마나 있고, 각 대회의 특징이 무엇이고, 체스에 관심이 있거나 실력이 되는 아이들이 어느정도 되는지부터 더 관심을 갖고 준비를 시켰어야 했다. 물론 이번 첫 대회를 통해서 느끼는 바도 컸지만, 미리 더욱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을 후회한다.

둘째, 어떠한 ‘즐기라’고만 했던 것을 후회한다.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저 ‘즐기기’만 해서는 안된다. 나 나름대로는 밤 11시에 퇴근한 날에도, 아들이 안자고 있으면 집에 오자마자 가방만 내려놓고 씻지도 못한 채 아들의 상대편이 되어 주어 체스를 두기도 했다. 경시대회를 나갈일이었으면 좀 더 근엄하게, 적절한 스트레스를 주어 가며 했을 연습인데 그렇지 않고 엄마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다라는 생각으로 상대편이 되어 주었었다. 내가 체스를 잘 두는 편이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가르치면서 하지는 못했고, 대회는 역시나 전략 같은 것을 잘 배우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더라. 이런 점에서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엄마표로는 100%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어렵다. 그래서 내가 엄마표 공부를 실행함에 있어서도 끈임없이 온라인 강사의 강의도 듣고, 책도 읽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각 과목마다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단, 모든것은 양날의 검이라.. 입시처럼 체스대회 우승이 목표가 되어서 아이가 흥미를 잃으면 어쩌지~? 결과물을 내고자 하는 순간부터는 아슬아슬 줄타기 밀당을 하면서 아이의 흥미를 끌어야 할 것이다.

셋째, 비록 방과 후에서 배우는 과목이지만, 선생님께 지속해서 조언을 구했어야 했다. 사실, 방과후 선생님들은 주1회만 봐주시고, 사교육에 비하면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우선은 방해하면 안된다 생각하기도 했고, 질문을 자주해서 귀찮게 하면 안된다라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종종 자문을 구하고 (문자로 간단히) 질문을 드리는 것은 괜찮다는 판단이 들었다. 방과 후 과정도 성실히 잘 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들을 기다리며 밖에서 지켜보니, 우리 아들처럼 마음이 태평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엄마 품이서 울거나 속상해 하는 아이들도 보았다. 어떤것이 반드시 옳고 그르다 말할 수 없다.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르니, 느끼는 감정도 달랐겠지. 우리 아이에 맞게 나도 성장하고 우리 아이도 한 걸음 성장 하면 된다. 그리고, 정말 결과물을 원하면 단순히 즐기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동반하더라도 말이다. 그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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