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bina Oct 24. 2022

은밀한 관심종자의 글쓰기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다시 시작한다’가 그동안 글을 쓰기 않았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매일 뭔가를 썼다. 혼잣말. 반성과 다짐의 일기, 상처 준 사람들에 대한 설움과 원망 그리고 용서에 관한 비밀스런 자기 고백들.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작은 탐사들. 이 나이까지 먹고 나니 대체로 감정의 쓰레기들은 스스로 조용히 처리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다행이다.       


하지만 자기 성장과 성찰에 대한 글쓰기로는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다. ‘타인의 관심과 인정’.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 주고 좋아해 줬음 하는 바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귀여운 꼬마가 나를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면 그냥 행복해지는 것처럼. 누군가는 내 글을 발견하고 조용히 환대해 주길 바라는 소심한 욕심이랄까?


이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늘 나를 망설이게 한다. 

출판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글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시절.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수많은 자기표현의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요즘.      

세상 한 귀퉁이에서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내 이야기에 관심 가져줄 이 있을까. 넘치는 끼와 재능을 발휘하는 수많은 능력자들 사이에서 나의 삶이 그러하듯 심심하고 밍밍한 나의 글이 사람들에게 그들의 시간을 잠시 내어 줄 가치와 의미는 있으려나. 내 글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 혹은 부정적인 평가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는 성숙함과 책임감이 있을까?      

대단치 않은 한 쪽짜리 글을 쓰는데도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이 많은 나. 남들의 평가에 민감하고 대단히 감정적이고 표 안 나게 뒤 끝이 긴 나. 소심하고 쩨쩨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원래 나는 이런 사람. 

해서 읽어 줄 대상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항상 제법 큰 용기와 결심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은근히 남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은 나는 ‘은밀한 관심종자’,      

오랜만에 세상에 드러내는 글쓰기를 시작한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재미와 위안으로 가 닺았음 하는 작지만 착한 바람을 담아 글을 쓴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의 기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