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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얀 Nov 02. 2021

37억 자산가가 된 직장인 투자자

김얀의 돈터뷰4_  직장인 레버리지 투자자 오함마님 







얀 킴 (@babamba2020) / 트위터 (twitter.com)



트위터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도 넘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친구의 단순한 권유였는데, 결국 저는 트위터로 제가 원하는 작가가 될 수 있었고, 돈 공부를 할 때에도 이곳에서 많은 응원과 정보를 얻으며 즐거운 투자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늦은 나이에 돈 공부를 시작하며 그때그때 느낀 점을 책으로 내기까지 많은 응원을 보내주었던 고마운 트위터 친구들, 그중에서도 직장인 레버리지 투자/미국 주식으로 현재 좋은 수익을 내고 있는 오함마님과 함께 돈과 투자,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오함마 @ohmahahm  30대 중후반평범한 연봉의 10년 차 직장인, 6년 차 취미 투자자 현재 레버리지 포함 투자 자산 37억 달성관심사는 문학/음악/미술/영화/투자          



1. 오함마님에게 돈이란          



생존을 위한 노동의 해방 수단이라 생각합니다노동은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과 ‘자아실현을 위한 노동’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돈은 전자에서 해방시켜 주면서, 후자에 확실히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2. 어떻게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 인생은 결혼 전과 결혼 후로 나뉩니다. 결혼 전, 저는 돈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었어요.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쭉 음악이나 영화, 연극에 빠져 있었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돈을 벌기 위해 ‘자기계발’ 등에 치중하는 사람을 경멸했을 정도였죠. 돈보다는 예술이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예술 지상주의자였고, 저 역시도 예술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록 음악과 영화에 심취했었고 대학 졸업 후에는 관련 직종에 종사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부에 있다가 운 좋게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결혼을 하면서 성격적으로나 여러 부분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여태 모아온 제 돈과 배우자의 돈으로 신혼집을 찾으면서부터 경제적으로 큰 벽을 느꼈죠. 1억 원 중반으로는 제가 살고 싶은 마포구에서 만족스러운 전셋집을 구할 수 없었거든요. 당시 집값이 지금처럼 오른 것은 아니었지만, 돈에 맞춰야 하니 오래된 다세대 주택밖에는 선택권이 없었죠. 몇 달 지나니 벽에 곰팡이가 피는 것부터 여러 가지로 열악한 환경에서 바로 아기가 생겼습니다. 그때,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일을 하고 있었지만, 급여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가 막 2016년이 시작될 때였습니다.      



3.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남들은 1월 1일 새해 다짐으로 운동을 시작할 때, 저는 2016년 새해 결심으로 ‘주식으로 돈을 벌자’고 다짐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현금 800~900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소위 말하는 “무지성 투자”였습니다. 별다른 공부 없이 ‘바이오 하나 사볼까?’ ‘엔터도 하나 사볼까?’ 마음 내키는 대로 했더니 금방 마이너스가 커졌습니다. 잃은 돈을 만회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무리하게 되고 결국 급등하는 ‘대선 테마주’같은 것들을 매매 했습니다. 그러니 반 토막이 되는 건 시간문제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말 그대로 ‘도박 아닌 도박’을 했던 것 같습니다.     



4. 부인도 그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네.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대선 테마주도 같이 했었습니다(웃음)      



5. 그러다 언제부터 공부를 제대로 하시게 된 건가요     



그 뒤로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초보 투자자가 절대 하면 안 되는 건 다 해본 것 같습니다(웃음)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에 마지막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정리매매’라는 것이 있는데 ‘한진 해운’ 정리매매에 들어갔다가 결국 반 토막이 난 원금에서 다시 반 토막이 났어요. 결국 800-900만 원의 원금에서 200만 원정도 남게 된 거죠. 그러고는 한동안 주식을 안 봤습니다. 인생이 바닥에 떨어진 느낌이 들었고 멘탈이 많이 무너졌습니다.      



6. 그럼 언제어떻게 만회를 하시게 되나요?      



일단 주식은 도저히 안 되겠고 ‘뭔가 다른 혁신적인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때, 비트코인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에는 업비트가 없었고 코인원이나 코빗으로 거래할 때였습니다. 지금처럼 코인에 사람들의 관심이 클 때가 아니었지만, 저는 이것이 마지막 희망이라 생각하고 주식으로 남은 돈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돈을 넣어야 그때부터 확실히 공부가 되더라고요.     


당시에는 코인 관련 정보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토시가 쓴 비트코인 백서를 찾아 읽었습니다. (길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이후의 상황들로 기존 금융권에 대해 비판하며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어 가면서 200~300만 원을 더 넣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이 100만 원 이더리움 2-3만 원이던 시절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지지부진, 큰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변동성이 생기면 또 엄청났고요. 반 토막이 1/3토막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때 이더리움에 대한 공부를 하며 이더리움 창시자이자 천재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에게도 푹 빠져 살았습니다. 큰 변동성 탓에 불안함이 있긴 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믿음이 생겨서 이더리움이 11~13만 원일 때 가지고 있던 적금을 깨고, 직장인 신용 대출을 받아 모은 1억을 이더리움에 집중투자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도 하반기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기사가 보자마자 바로 현금화했고 그때 찾은 돈이 7~8억이었습니다. 물론 그때 찾지 않고 지금까지 갖고 있었다면 훨씬 더 큰 금액이 되었겠지만요. (웃음)              


7. 그럼 현재는 코인 투자는 안 하시나요?          



비트코인은 조금 가지고 있습니다.          



8. 그래도 단기간에 큰돈을 벌었는데 그러면서도 계속 직장을 다닌 이유가 있었나요?          



7-8억으로는 퇴사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에 신용 대출을 쓰긴 했지만 더 큰 액수의 레버리지를 쓰기에는 스스로 공부가 많이 안 된 상태라 생각했기에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코인은 365일 24시간 끝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큰돈이 생기니 직장의 만족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생존을 위한 노동만 할 때는 월급을 벌어야지만 살 수 있으니 불합리한 지시나 불합리한 희생을 강요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걸 자연스럽게 거부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일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직은 직장을 다니는 게 아주 힘들거나 건강을 크게 해치지 않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마음이 없습니다. 현재 가진 자산은 레버리지가 포함된 주식과 부동산이 대부분이고, 당장 현금화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목표 자산 100억원을 달성할 때까지는 직장 생활을 유지해 나갈 생각입니다.           



9. 목표 금액인 100억을 갖게 된다면 어떤 삶을 살 것 같으세요?     



100억을 가진다 해도 제 생활은 크게 변할 것 같진 않습니다. 현재 생활이 재미있어서요. 아마도 투자는 평생할 것 같습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그려보자면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닌 취미로서 유튜브도 해 보고 싶고, 영화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저만의 음반도 1장 만들어 보고 싶고요. 제가 좋아하는 신인 감독에게 투자하고, 그의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반 프로듀서가 되어보고 싶기도 하네요. 주식 투자의 쾌감은 제가 투자한 기업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볼 때 생기는 것인데, 이것이 꼭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CD로 음악을 듣지 않는대도 좋아하는 인디 밴드의 CD를 사고 했거든요. 그것도 일종의 투자겠지요. 예전에 좋아했던 밴드가 지금까지 음악을 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고, 나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람은 누구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10.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의 많은 비중이 미국 주식그 중에서도 테슬라인데요어떻게 미국 주식과 테슬라 투자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비트코인, 이더리움으로 나름 큰 수익을 보고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지며 투자를 하며 수익을 좀 보다가 19년 말 ~ 20년 초, 약간의 현금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외 주식시장은 ‘산타 랠리’중으로 분위기가 매우 좋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때 우연히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발표회 영상을 보았는데, 사이버틱한 독특한 디자인의 트럭을 망치로 때리면서 제품을 홍보했는데, 방탄유리를 자랑하려고 던진 쇠구슬에 깨지지 않아야 할 창문이 깨졌습니다. 그때 일론 머스크가 애써 괜찮은 척 “Not bad” 하는 영상 (테슬라 사이버트럭 유리 깨져서 개망신 당한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 | YouTube)이 여러 곳에서 많은 놀림을 당했어요. 창문이 깨지자마자 주가도 같이 깨졌고요.(웃음)      


그런데 저는 그 행사 영상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냥 ‘테슬라=전기차’ 정도 외엔 특별히 아는 게 없었어요. 모델 3가 한국 도로에는 아직 별로 보이지 않을 때였는데 무엇보다 일론 머스크라는 오너가 참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20년 초 당시 테슬라 주가가 $900(주식 분할 전 기준)이었는데, 고점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곧 코로나가 터졌고, 관심 있게 지켜보던 미국 기술주들이 20~30%씩 떨어졌어요. 테슬라는 유난히 더 많이 떨어졌거요. $50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현금이 많지 않아서 신용대출을 내서 가지고 있던 현금 3~4천만 원에 신용대출로 생긴 6천만 원, 총 1억을 만들어서 테슬라 외 관심 있게 보던 미국 기술주 “퀄컴” “마이크로 소프트” “AMD”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테슬라가 많이 올라왔으니 말이지, 당시에는 정말 잠이 안 왔어요. 떨어지는 칼날을 잡았다는 생각도 들고..... 당시 저의 평단가가 주식 분할 전 $400이었습니다.     


그 이후 증시가 폭등하여 테슬라가 가장 먼저 이전 ATH기준 텐베거(10배 상승)를 달성했습니다. 그 중 일부를 매도하여 기존에 살던 아파트보다 더 좋은 입지의 대형평수 아파트로 갈아탔습니다. 마침 테슬라가 $900대에서 하락하여 $500 ~ $600 대에서 지지부진할 때였고 이때부터 이 기업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부터, 그가 가진 회사에 관한 공부, 물론 지금도 테슬라 실적 발표, 주주총회, 배터리 데이, AI 데이 등 테슬라에 대한 행사와 정보는 다 찾아보고 있지요. 그때는 정말 퇴근 후엔 집에 와서 계속 기업에 대한 공부만 했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테슬라에 대한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특히 일론 머스크 그 오너가 가진 매력, 그의 기행들이 저에게는 오히려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저 사람이 ‘사기꾼 아닌가, 그냥 관종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공부를 해 볼수록 페이팔의 전신인 X.com 때부터 이 사람은 이미 금융에 대한 이해가 있었고, 자동차 기술, AI, 태양광 산업부터 우주산업까지 다 마스터가 된 사람이라 생각이 들더군요. 확실히 앞서간 사람,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테슬라에 대한 확신이 생겨 $500 ~ $600 대에서 큰 금액을 넣었습니다. 이 기업은 시가총액 1위는 물론이고 2위와도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돈이 들어가면 확실히 공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전 재산을 넣으면 그 기업이 무얼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게 됩니다. 아직 기업을 보는 안목이 없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지수 추종 ETF를 통한 자산 배분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1. 지금까지 중요한 순간에 신용 대출이라는 레버리지를 쓰셨는데 이런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법을 남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할 수 있는지요     



그 부분은 답변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타이밍과 운이 따랐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난 6년 동안의 과정이 ‘모두 순탄했다’라고만 할 수는 없거든요. 이렇게 저만의 스타일을 찾은 것도 최근 일입니다. 저는 정말 그동안 별짓을 다 해 봤습니다. 가치 투자, 퀀트 투자, 역발상 투자, 상한가 따라잡기, 각종 차트 매매법 등등...... 그런 여러 가지 방법 중에 본인의 성격과 상황, 자산 규모에 맞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일단 손해를 본다 생각하고 적은 돈으로라도 투자를 시작하고 공부해 가면서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2. 투자에 특히 도움이 되었던 책과 유튜브 채널들이 있으셨는지요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저한테는 정말 임팩트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저는 이 책을 ‘아빠’가 되고 나서 보게 되었기 때문에 더 확실히 다가오더라고요.      

그리고 부자마인드를 기르기 위해서는 브라운 스톤님의 <부의 본능><부의 인문학>, 부동산 투자의 입문서로는 아기곰님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자산배분 투자 입문서로는 김단테님의 <절대수익 투자법칙>, 크립토커런시 관련해서는 <비트코인 백서><이더리움 백서><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 블록체인 기술에 관하여는 안드레아 안토노풀로스의 <비트코인, 공개 블록체인 프로그래밍><마스터링 이더리움>, 그리고 투자나 사업에 도움을 주는 책으로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캐치프라이즈로 유명한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을 추천합니다.     


저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도 책을 보는 것과 동등한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투자를 시작하시는 2030 분들에게는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정태익 대표의 <절대로 전세 살지마라><당장 보험부터 해지하라><현금을 들고 있으면 바보인 이유><절대 회사가 원하는 대로 살지말라> 같은 영상들부터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어서 파이어족이 유행하기 전에 유튜브로 설명한 줄리어스 천(천영록 대표)의 <돈 문제에 쿨해질 수 있는 자산 – F.U. money> 기술주 투자를 위해서는 Peter Thiel in Seoul (2015.02.25.) 영상을 추천합니다.      


퀀트 투자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할 수 있다 알고투자> 강환국님의 유튜브, 현재 600개가 조금 넘는데 시간 될 때마다 하나씩 보셔서 전부 보시기 바랍니다. 절약을 위해서는 <강과장> 유튜브를 추천 드리고, 코인 관련으로는 디파이, NFT에 대한 공부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3.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분들이나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일 것 같은데 과연 투자에서 의미 있는 시드머니는 어느 정도일까요?     



1억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억을 모을 때까지는 무조건 아끼면서 예/적금만으로 모았어요. 그런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주식이든 코인이든 투자를 하면서 모아갈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부가 자연스럽게 되고, 먼저 시장의 상황을 겪어 본 사람과 안 겪어 본 사람이 기회의 하락장을 만나게 되면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확실히 다르거든요.      


물론, 투자와 별개로 시드머니를 모을 때는 무조건 급여의 70퍼센트는 모은다고 생각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절약해야 합니다. 저는 결혼 전에는 재테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도 30대 전에 절약만으로 1억 원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가족들조차 미친놈이라고 할 정도로 돈을 안 썼는데, 부모님 댁에서 도보로 직장을 다니니 차비 0원, 아침, 저녁은 집에서 먹고, 점심은 구내 식당에서 3천 원대, 친구를 거의 만나지 않았고 여자친구도 없었기 때문에 옷값도 1년 내내 0원. 그렇게 월급의 90%를 저축했습니다. 그때는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를 모으려고 일부러 그랬던 것이 아니라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절약이 되었던 거죠.      

구체적으로 돈을 아낄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조금 더 드리자면      


1. 알뜰폰 요금제 쓰기 

2. 머리는 셀프로 깎기 (바리깡 사세요)

3. 구독 요금제 다 해지하기

4. 연금저축펀드 & IRP 700만원 채워서 소득공제 받기

5. TV 없애고 KBS 수신료 납부 해지하기 (TV 수상기를 모두 없애야 함)

6. 필요한 생필품은 당근마켓 적극 이용하기 

7. 배달의 민족 사용 금지

8. 외식 금지

9. 쉐이빙 폼, 면도기 + 면도날 (전기면도기) 쓰지 않기 -> 남자분들 이거 의외로 정기적으로 비용 많이 나갑니다. 2번에서 산 바리깡으로 면도까지 하세요. (바리깡 최소 미리 수로 하면 아주 깔끔하지 않지만 면도가 되긴 합니다) 

10. 위에 것들 중 가능한 것은 바로 실행하라      



굳이 1억 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이렇게 매달 절약해서 생기는 작은 시드머니로 투자를 바로 시작해 보세요. 본인이 판단했을 때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는 기업 TOP 5를 뽑아서 그 회사의 주식을 적립식으로 모아 가 보는 겁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투자하고 공부를 하다 보면 어느 날 본인도 모르게 그 기업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있을 거예요. 이런 식으로 적금 모으듯이 투자를 하다가 작년 코로나 같은 큰 하락장이 온다면, 그때는 견딜 수 있을 만큼 신용 대출같은 레버리지를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신용 대출은 보통 연봉의 1.5배 ~ 많으면 2배 정도까지만 나옵니다)  


제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저는 아마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14. 돈과 투자 얘기에서 조금 벗어나서 재테크 외 다른 취미가 있으신가요?



투자를 하면서 거의 버렸습니다. 저는 스스로 요 몇 년간 돈에 미쳐있었다고 생각했는데요, 요즘 다시 문화, 예술 쪽에서의 즐거움을 찾으려 합니다. 확실히 돈에 몰두하면서 제 자신이 많이 소진된 느낌도 받고, 확실히 건강이 나빠진 것을 느낍니다. 투자를 시작하고는 잠을 깊게 자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음 편하게 낮잠을 늘어지게 자본 적도 없고요. 깨자마자 늘 정보를 체크 해야 하고, 대출로 레버리지를 쓰다 보니 불안한 마음도 컸고, 특별한 취미 활동을 하지 않으니 늘 집에서 소주 한 잔 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건강 수치가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결국,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돈도 의미가 있는 건데 말이죠. 돈만 생각하고 달리다 보니 영혼까지 피폐해졌던 적도 있어서 이제는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문화, 예술에서 오히려 투자에 대한 영감을 얻을 때가 있더라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인데, 그 작품 속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들어가 있기 때문이죠. 일단 감독에는 데이빗 핀처, 각본에 아론 소킨, 음악은 트렌트 레즈너, 배우로는 제시 아이젠 버그...... 최근에 다시 그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삶의 ‘우연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지금은 META로 이름이 바뀌었죠)을 만든 것도 결국은 ‘우연’에 가까운 일이었고, 저 역시 돈에 대한 관심이나, 주식 투자가 대단한 준비와 계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우연’에 가까운 일이었거든요. 지금 저에게 큰 수익률을 안겨 준 테슬라를 투자할 때도 철저하게 분석해서 확신을 갖고 바로 돈을 왕창 넣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단순한 그 문제의 영상과 오너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투자를 시작하게 만들었고, 초반에 큰 수익을 안겨 준 이더리움 역시 우연의 요소가 컸죠.     


오랜만에 다시 영화를 보고 돈 외의 것들에 눈을 돌리니 아직은 제가 꿈을 포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목표하는 자산의 액수에 가까워진다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늘 간직하고 있었던 꿈, 예술 활동의 제작자나 투자자로 일하고 싶습니다.           



15. 마지막으로 2030 독자들에게 돈과 투자인생에 관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인생에 관해서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고요.(웃음) 돈과 투자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2030 세대 개인이 가진 역량이 다들 너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40에 가까워지는 80년대 생이지만, 90년생 들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일단 다들 너무 똑똑해요.      


물론 지금의 자산 시장 자체가 젊은 사람들을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11-12억이라고 하는데, 향후에 상승 물가 상승이나 국가 성장력이나 보면 저처럼 평범한 연봉을 받는 직장인으로는 탈출구가 없어 보이거든요.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길게 보면 자산 시장은 사이클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거든요. 물론 지금은 상당히 올라와 있는데 그 말인즉 기회의 하락장은 분명히 또 온다는 것이죠.     


투자 공부를 하면서 시드머니를 모으고 있는 사람에게는 분명 엄청난 기회가 또 있을 겁니다. 짧으면 5년에서 10년, 대신 그때까지 열심히 모아야겠지요. 어차피 난 안된다 생각하고 남들처럼 플렉스 해 버리면 안 됩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한 이상은 너무나 높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올바른 방향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하늘과 땅 차이가 될 겁니다. 혹여나 평생을 다해도 경제적 자유에 닿지 못하더라도 그 언저리에는 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임하세요. 먼저 포기해 버리면 그 근처도 못 갑니다.     


요즘 어딜 가도 다들 투자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노동의 가치가 땅으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시드 머니로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노동과 절약으로 돈을 버는 것이 경제적 자유로 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노동과 절약의 가치는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트위터를 꼭 하세요,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정보가 올라오기 때문에 빠른 투자 정보를 얻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최근에는 연륜 있는 투자의 고수분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그분들이 올려주시는 트윗, 인사이트가 저는 어떤 책보다 더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도 혼자 투자를 할 때는 불안함에 멘탈이 무너질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분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물론 우리가 가진 자산의 크기와 종목, 투자의 방법은 각자 다 다르지만,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면서 같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럼 투자에서나 삶에서나 모두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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