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서현PD Jun 19. 2022

[자기정리]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2년 차 MD의 회고


  스몰브랜더가 북클럽을 연다는 게시물을 우연히 보고 토요일 오후 여섯 시 연남동으로 향했다. 막상 여섯 시가 다가오니 귀찮은 마음이 커졌던 건 사실이지만 ^^; 막상 장소에 도착해 한 시간 동안 똑같은 책을 사람들과 읽었을 때는 이보다 더  진귀한 경험은 없었겠다 싶었다.


  북클럽에서 나온 첫 질문은 직장 이름, 직위를 떼고 본인이 하는 업을 설명해보자는 것이었다. 

저는 와디즈에서 펀딩 프로젝트들을 디렉팅 하며, 브랜드들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쉬운 문장이 있는데 회사명을 빼자니 생각보다 정의하기가 어려웠다. 브랜드들을 컨설팅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내뱉을려다가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내가 펀딩 말고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나는 시장 전문가일까? 

나는 펀딩 전문가인가? 펀딩 전문가라는 것은 뭘까? 매출을 잘 내면 펀딩 전문가인가?


문득 웃겼다. 얼마 전 2주년을 동료들과 함께 축하했는데 여전히 질문 투성이라는 게 말이다. 


생각해보면 직업적 욕망을 캐는 일을 자꾸 미뤄왔던 것 같다

얼마 전 리더 평가에서 나에게 "어떤 PD가 되고 싶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왔었다. 성과를 잘 내는 PD가 되고 싶다는 답변을 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다. 결괏값이 목푯값이 될 수는 없는데 말이다. 직업적 욕망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생각할 기회를 미뤄왔던 것 같다. 욕망이 명확해야 삶과 직업에서 목적이 뚜렷해지고, 목적이 뚜렷해야 그에 맞는 의사결정을 해나가며 살 수 있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욕망하는가

직업에서의 욕망을 정의하기가 어려워서 쉽게 삶에서의 욕망들을 몇 가지 나열해보았다(작가님과의 공통점이 있어서 몇 가지를 빌려왔다ㅎㅎ) 

읽고 생각하는 사람 :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사람

기록하고 공유하는 사람 : 살면서 느끼는 경험들을 기록하고 나누는 사람

춤추는 사람 : 춤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주변인들과 에너지를 나누는 사람

여행하는 사람 : 가보지 못했던 혹은 갔지만 더 보고 싶은 지역을 여행하고 문화를 체험하는 사람

몇 글자 끄적여보니 '나누다'라는 단어가 보인다. 


직장 생활하면서 높은 에너지를 유지하며 일했던, 그리고 결과도 만족할 만했던 장면 

10가지를 적을 수 있는가?

1. 모두가 안될 거라 예상했던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2. 열심히 준비한 메이커님들의 제품이 잘되었을 때

3. 고객들이 내 프로젝트를 통해 이 브랜드를 알게 되고, 팬이 되었을 때

4. 사회적 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났을 때

5. 광고 효율이 좋을 때

6. 나의 강연과 인사이트로 누군가를 동기 부여했을 때

7. 인재개발팀 활동을 통해 스터디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했을 때

8. 팀원들의 스터디 만족도, 회사생활 만족도가 높을 때

9. 동료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이 풍성할 때(PD살롱, 스터디 시간 등)

10. 팀원들과 협업한 프로젝트가 수주되었을 때


이를 통해 나온 나의 직업적 욕망은.

하나. 사람들이 잘 몰랐지만 제품력과 브랜드 스토리가 뛰어난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추후에는 만들 겁니다. 

둘. 브랜드들의 FANMAKER가 됩니다.

셋.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갖습니다.

넷. 마케팅 영역에 강점을 보입니다.

다섯. 파트너들을 동기 부여합니다.


Actionplan 1. 유통시장의 흐름을 읽고 HOT한 제품들을 끊임없이 소싱합니다.

Actionplan 2. 고객이 FAN이 될 수 있는 FAN MAKING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Actionplan 3. 광고와 마케팅 측면에서 깊이있는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공부합니다.

Actionplan 4. 강연 및 글쓰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기록상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 그리고 다시 나의 일] 전시 : 이런 동료들과 일했다는 것도 큰 자부심이다.


벌써 2년 차. 세 가지 질문을 나에게 던진다. 


여전히 처음 일하던 때처럼 즐겁고 가슴이 뛰나요?

여전히 성장하는 기쁨을 충만히 누리고 있나요?

여전히 월급 이상의 어떤 보람을 느끼고 있나요?


더 확신의 YES를 가질 만큼, 직장인 말고 직업인으로서 자라날 수 있기를. 

작가의 이전글 [자기정리] 춤을 춥니다. 우리, 예술을 합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