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두날 그대의 볼살이 점점 차오르자
한시바삐 그대를 좇아서 언덕 오르럼세
높이멀리 그대는 좀좀이 나를 피하거늘
네모틀대 그대에 가져대 토독 두드리니
잡으려야 그대는 어둠품 안에 파묻혀라
도리없어 그대를 손끝만 살짝 스라쳐서
유자꽃잎 그대의 빛깔을 한줌 닿는거슬
미려같이 그대와 나란한 추억 쏟아담다
*미려(尾閭) - 바다의 깊은 곳에 있어 물이 끊임없이 새어 든다는 곳.
최근 산책하면서 유난히 하늘이 깨끗한 날에는 예쁜 달이 보여 사진 촬영에 꽂혀 있다. 그러나 아이폰 프로를 가지고도 번번이 달밤 사진 찍기에 실패해 심심한 마음에 적어본 시.
어떻게든 달을 예쁘게 담아보려고 투박한 손으로 줌아웃, 초점 맞추기 등등 카메라 설정을 맞춰보았지만 결국 건질만한 사진이 나오진 않았고, 액정화면에 비쳐 나오는 유자꽃을 닮은 샛노란 달빛 정도만이 내 손가락 끝에 닿아 보는 것이 다였다.
그렇지만 그 조차도 좋았다.
그 예쁜 달은 직접 내 눈에 담았고, 망한 사진이라도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킬 만한 조각으로나마 내 아이폰 안에 남아 있으니 그걸로도 족했다.
부끄럽지만 촬영날의 사진들은 이렇다.
결론은 나도 사진 잘 찍어보고 싶다.
*표지 / 본문 이미지 출처 -글쓴이(엘스 el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