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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스 else Sep 17. 2023

몽글몽글 단편 시 : 호두과자

호두과자


내 손에 쥐어진

호두과자.

미소가 발려진

알맹이들.


한알의 베풂을 받았고,

한줌의 관심을 느꼈고,

한끝의 몽상을 담았고,

한없는 사랑을 먹었다.


온정이 담겨진

호두과자.

그것이 그렇게

달다더라.




매주 약국을 가는 터라 약사 선생님과 약국 직원들도

전부 내 얼굴을 알 정도의 친분까지 생겼다.


그리고 약사 선생님은 뭔가 다른 의료계 종사분들과 달리

항상 쾌활하게 밝은 표정으로 환자와 손님들을 맞아 준다.

처음에는 그게 낯선 나였고 당시에는 고통이 더 심해서

인사고 뭐고 빨리 약이나 줬으면 좋겠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던 사실이다.


그러나 어쩌다 우연히 혹은 몇 번 정도 하다 말겠지 했던

그 친절은 햇수를 넘어가도 변함이 없었다.

그제야 나는 그 선생님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얼마 전 나에게 호두과자 하나를 나눠주더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던 혹은 과도하게 보였던 그 친절이 이젠 나를 웃게 해 준다.

자그마한 호두과자 한알에 나는 희미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맛보았고

내 주치의와 비슷하게 나에게 꼭 나을 거라며 항상 건강하라며

그 마음이 담긴 호두과자는 어떤 다른 때보다도 달았었다. 



호두과자 한알이라도 친절과 진심을 전하기에는 충분했다.



 *표지 이미지 출처 - 천안당 호두과자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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