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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윤 Oct 14. 2024

기억 여과기

관계 ep.2

기억의 여과기가 고장이다.


하루에도 몇 번

러지지 않는 그날이

불순물처럼 뒤섞여

오늘로 흐른다.


망가진 필터 아래로

꿈에서도 이별한 당신

대양을 헤엄치는 방어처럼

펄떡이며 헤엄친다.


오늘 한 컵을 유리잔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온종일 당신을 가라앉혔다.

늦은 밤 조심스럽게 삼켜보는

미지근한 한 모금에 참았던 설움이 터져

'대체 나한테만 왜 이런 일들이 반복일까'

세 살 배기처럼 엉엉 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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