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나는 어느정도 좋은 성적을 유지한 덕분에 자연스레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관심을 받고 지냈다. 하지만 극 내향인인나는 그 관심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항상 마음속으로는 나를 주목하지 않았으면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는살아남기 위한 본능으로 사회적 가면을 하나씩 쓰며 생활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러는 중에도 나는 항상 내가 기준이고 정상이며 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 그것에 부합되지 않으면 그 사람을 판단하고 마음속으로 별로라고 규정짓기도 했다.
그러나 극한자기중심에 공감능력 제로인 남편을 만나 살다보니 이 세상에서 이렇게 맞지 않는 사람과 왜 어떻게 결혼을 해서 이런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결과 남편은 원래 처음부터 그런 모양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을 선택한 것이 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도 나를 만날때는 어떤 가면을 쓰고이성에게 멋져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었다!
고치고 싶고 원망의 마음이 들고 정말 꼴도 보기 싫은 존재의 원인을 상대방에게서 찾기만 했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사람을 pick한 것이 나였다니.. 이런 단순한 해답을 왜 진작 받아들이지못했건가. 내 발등을 내가 찍은 한스러움이 몰려올 뿐이었다. 아쉽게도 한발자국 떨어져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이 그 속에 매몰되어 있을때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