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13장 “귀이신위천하자(貴以身爲天下者) 가이기천하(可以寄天下)
예전에 잘 알고 지내던 한 지인이 어느 날 자기는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그 말이 너무나도 쿵~하며 강하게 와 닿았다. 순간적으로 그 사람의 자신감도 많이 묻어났지만 그 말의 원리가 속으로 그렇지 하며 쏘옥~ 와 닿았다.
몸은 마음의 드러난 부분이며, 마음은 몸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동전 양면처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몸을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마음을 관리하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10년간 눕지 않고 면벽수행으로 용맹정진하신 성철 스님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마음수행이 되어 있는지는 몸을 얼마나 움직이지 않고 있을 수 있는 지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정말 그렇다. 강의를 해보면 수업 자세에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내공이 느껴지는 틀림없는 리더다. 또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몸자세가 다르다. 보통의 친구들은 몸을 가만히 두지를 못한다.
『도덕경』 13장에도 “귀이신위천하자(貴以身爲天下者) 가이기천하(可以寄天下) 애이신위천하자(愛以身爲天下者) 가이탁천하(可以託天下)”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몸을 천하와 같이 귀하게 여기는 자에게는 천하를 맡길 수 있고, 자신의 몸을 천하와 같이 사랑하는 자에게도 천하를 맡길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몸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천하도 맡길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맡긴다는 뜻으로 기(寄)자와 탁(託)자가 대구처럼 쓰였는데, 기는 정신적인 것을, 탁은 물질적인 것을 맡길 때 쓰인다. 합해서 기탁(寄託)한다고 쓰인다.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은 “4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얼굴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얼은 마음이다. 마음을 딴 데 두고 온 이를 ‘얼간이’라고 하고, 군대서 기합 주는 것을 ‘얼차려’라고 한다. 얼굴이 어두운 사람은 마음이 어둡거나 비전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함께 사업을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좋은 화장품은 얼굴의 색깔을 바꾸지만, 마음이 달라지면 얼굴의 빛깔이 달라진다. 이렇게 마음이 달라져도 얼굴이 달라지지만, 얼굴이 달라져도 마음이 달라진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얼굴을 바꾸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리더들은 항상 효과성의 원칙을 추구한다. 순방향(Inside-out)이 효과적일 때가 많을까? 역방향(Outside-in)이 효과적일 때가 많을까?”
『21세기 노자 산책』은『도덕경』 81장 속 보물 같은 구절들을 오늘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고전 산책 에세이입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쉼표가 되고,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는 물 흐르듯 나아가는 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전문 CEO에게는 "무위경영(無爲經營)"의 깊은 통찰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구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