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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 4기의 생존율

by 주혜 Jan 28. 2025

<주혜야 우리 너무 욕심내지 말고 1년씩만 버틴다는 마음으로 살아보자.

주혜가 못하면 그 누구도 못할 거야. >

언니의 카톡을 확인하면서도 마음은 쉬 정돈되지 않았다.

참 고마운 마음인데 이렇게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앉았는 내가 너무 감정적으로 메말랐나 싶으면서도 몇 시간 전 진료실에서 들었던 담당교수님의 ‘수술을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 아직 울렁거림이 멈추지 않은 상태라 그 어떤 말들도 위로 로서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 그날이 불과 한 달 전이다.

그날 언니의 걱정과 사랑이 담뿍 담긴 이 말보다 내게 더 위로가 되었던 건 함께 보내온 링크였다.

정신없는 와중에 링크를 클릭해 보니 보건복지부에서 25년 1월 기준으로 만들어낸 [국가암등록통계발표]라는 글이었는데 2022년 통계 자료라 하니 현재는 그보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생존율이 더 올라갔겠고, 눈에 들어오는 이 숫자들에 크게 위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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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네이버에서 담도암 4기 생존율을 검색해 보면 2.5% 정도인 걸 확인할 수 있다.

처음 췌장암 4기인 줄 알고 검색해 봤을 때 생존율이 1.7%였으니까 좀 더 오른 수치에 감사해야 하는 건지 어쩐건지 어쨌든 그 숫자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산다라는 생각만 하려고 애썼었다.

하지만 가끔씩 현타처럼 다가오는 그 수치들에 연이어 따라오는 부정적이고 불온한 미래의 모습들은 내 마음을 옹송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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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보내준 수치들에 담도암의 생존율이 확연히 올라간 것이 보인다.

물론 4기 환자의 생존율이 전체 퍼센티지를 낮추는데 일조했겠지만 어쨌든 평균값이 올라건 확실하니까.

남들은 에고 30%도 안되네… 할지 몰라도, 나는 두 자리 숫자가 어딘가 싶다.

그래서 언니의 염려 가득한 위로의 말보다 이 수치들이 그날 나를 가장 많이 안정시켜 줬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새해가 되었고, 지난 글에도 썼듯이 나는 가족여행 중 병원으로부터 온 반가운 전화를 받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또 지금 쓰고 있는 이 브런치의 에세이들을 엮어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출판사와 계약서도 썼다.


출간계약서출간계약서

그 다음 주에는 더 기쁜 소식이 나를 찾아왔다.

원래 8월 20일로 예상되어 있던 수술날짜를 "4월 11일"로 앞당긴다는 연락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면역항암제로만 버티고 있는 나의 상황에서 암세포가 다시 커지거나 전이라도 된다면 수술은 없던 일이 될 텐데 내가 8월까지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되는 바가 있었다.

또 더운 여름에 수술하고 난 이후에도 잘 버틸 수 있을까 겁도 났고.

병원에서도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신 것도 같고, 어쨌든 며칠사이 연이어 온 병원에서의 연락은 내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1,2기라 해도 암세포가 림프관에 퍼져있는 경우와 암세포가 덩어리가 아니라 비처럼 흩뿌려져 있는 경우는 수술이 불가하다고 들었다.

그리고 당연히 담도암 4기 환자는 수술이 불가하다.

보통 4기 환자라 하면 처음 내가 병원에서 진료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하신 것처럼 독한 항암제로 잠시 호전될 수는 있으나 보통은 황달부터 시작해 복수가 차오르고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했다

하지만 개중에 항암치료효과가 좋아서 나처럼 6개월여 만에 수술할 수 있는 크기로 줄어든 환자들이 아주 가끔 있나 보다.

특이한 케이스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신경 써주시는 것이 자꾸 ‘나는 살겠구나’라는 희망을 다시 한번 품게 한다.


2주 전 방문한 병원에서는 독한 항암제(젬시타빈+시스플라틴)를 빼고 면역항암제(임핀지)만 맞고 왔다.

원래는 4~5시간 정도 걸리던 시간이 1시간으로 대폭 줄어 침대자리가 아니라 의자자리에서 순식간에 맞고 왔다.

그래서인지 늘 병원 갈 때부터 울렁거리고 겁나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지금 컨디션도 여느 때보다도 좋은 것 같다.

새해 들어 좋은 소식들이 연이어 생기면서 생활에 활력이 더해지고 있다.


나와 같은 암에 걸려있는 분 들이거나 다른 암이라 해도 암환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좋은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궁금할 분들이 있을듯하여 다음 글에서는 정말 별거 없는 나의 일상과 식단들을 적어보려 한다.




모두들 힘내시고, 새해엔 꼭, 더 좋은 소식들이 가득하실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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