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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제의 생각 공간 Oct 15. 2020

내 아들 민제

21세기를 사는 아빠의 특별하고 잘못된 가정교육

아들은 7살이다. 과거 아이의 손을 잡고 길을 갈때 아빠와 엄마들은 흔히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라", "꼭 쓰레기 통에 버려야해"

"그러면 안돼 친구들에게 소리지르지마", "같이 놀고 양보할 줄 알아야지", 지나가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을 볼 때면 "인사해야지"라고 가르친다.

물론 나도 후자는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세상은 20세기 조선이 아니다. 21세기 온갖 싸이코들이 사는 세상. 그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난 그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어떤 이는 뭐 저런 자식이 다있느냐며 고개를 흔들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적 교육법이다. 

이를 테면, 한 여름 아이에게 아스크림을 고르라고 하고 손붙잡고 길을 가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민제는 날 쳐다본다. 

비닐 껍질은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를 눈으로 묻고 있는 것이다. 

난 그때 아무말 없이 비닐 껍질을 받아 길 바닥에 버려버렸다. 

아이는 내게 말했다. "할머니가 휴지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 했어. 그렇게 하면 지구가 오염되잖아"라고.

정확히 옛날식 교육법으로는 아이는 100점 자리 답을 알고 있었고, 무식한 그리고 무뇌충인 아버지를 나무란 것이다. 

하지만 난 이렇게 답했다. "민제야 아빠처럼 이렇게 쓰레기를 버려야, 이 쓰레기를 주우며 환경미화원 생활을 해 월급을 타가는 사람들이 직장을 잃지 않지. 아마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꺼야 그럼 아빠는 쓰레기를 버림으로  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거지"라고.

미친 소리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가 많아질 수록 정신과를 전공하는 의사들은 많아지고 요양병원이 생겨나고 이를 케어할 요양보호사의 일자리가 생기며, 그들에게 밥을 먹일 영양사들의 일자리도 생긴다. 

같은 이야기를 해볼까요?. 논리 비약이지만 직장을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광역급행버스가 늘어나고 버스가 늘어남으로 인해 40대 이후 대형운전면허 하나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고, 또 그들에게 운전면허 기술을 가리칠 자동차운전자격원도 생겨나는 구조?.

아니면 과거 7~80만을 유지하던 우리 군이 60만으로 줄어들고, 그덕에 병사 월급은 오르고, 무기는 첨단화되며 과학기술은 발전하고, 산업특례로 돌리는 요원도 많아지는 논리.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시대가 되다보니 산후조리원은 문을 닫고, 산부인과 의사도 인기를 잃어가며, 고령화사회가 되며 헬스케어산업 부분이 발전하는 구조.

제가 아이에게 몸쓸 짓을 가르친 걸까요?.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고. 저는 아이에게 공부하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겠다. 학습지 5장을 하면 50분간 TV를 보게해주마.

생일날 "아빠 나 뭐사줄꺼야"라고 묻길래 "아빠가 왜 선물을 사줘야하는데", "민제는 아빠생일에 뭘해줬지".

너무 냉혹한가요?. "아빠가 죽기전엔 이 집안의 모든 것은 아빠꺼야", "민제는 지금 아빠덕에 같이 살고 있는 거야. 대신 아빠가 죽으면 다 네꺼가돼 그러니 조르지 말고 기다려"라고.

아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공유하는 개념도 지워버렸죠.

21세기를 살아가는 교육법이라면... 너무 씁쓸한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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