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분의 시간이라도

서로 맞춰가는 방법

by 주옹


어제는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이 있었다. 지난번에 남편과 같이 강의를 듣고 봉사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는 "이때다!" 싶은 마음에 남편과 함께 봉사를 하러 갔다. 살짝 먼 거리라 혼자 가기에는 부담이 됐었다. 다행히 남편이 운전하는 차로 가니 그나마 가기가 수월했다.


봉사활동 집결 장소가 주차하기에는 조금 애매했다. 남편은 근처 공원에다 주차하고 오기로 했다. 봉사는 한 곳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쓰레기를 줍는 거다 보니 집결장소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하는 봉사다. 그래서 남편이 주차하고 합류하기가 애매했다. 남편은 공원 구경을 하기로 했다. 남편이 봉사 활동할 마음으로 그 먼 곳까지 같이 왔다는 것에 나는 만족했다.


나는 만삭이 다 되어가는 몸으로 열심히 쓰레기를 주웠다. 더워서 입고 있던 카디건까지 벗어야 할 만큼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 쓰레기가 있었다. 한 장소에 여러 쓰레기가 있어서 한참 동안 같은 자리에서 쓰레기를 주워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람찬 봉사활동이 끝났다. 쓰레기를 한 봉지에 모으는 시간이었다. 이제 다 끝난 줄 알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끝났다고 연락을 했다. 남편은 차를 몰고 집결장소 주변으로 왔다. 그런데 봉사활동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봉사"는 끝이 났지만 다 같이 모여서 사진 찍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남편은 그런 나를 기다리며 차로 주위를 돌아야 했다.


남편은 끝났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고, 계속 주위를 돌아야해서 기분이 안 좋았는가보다. 그래서였던가? 차에 타자마자 남편은 나에게 안 좋은 말투로 말을 시작했다. 나도 다 같이 모여서 하는 쓰레기 봉사는 처음이었다. 봉사가 언제 끝나는지 잘 몰랐다. 서로가 살짝 오해가 있었다. 신경질적인 대화가 오가다가 잠시 정적이 흘렀다. 누가 먼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집에 오는 길에 반찬거리를 사러 마트에 갈 예정이었다. 나는 허리도 아프고 잠시 마음도 진정시킬 겸 집에 있겠다고 했다. 남편이 혼자 장 보는 것은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감정 상태로 서로 마주 보며 무언가를 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단 몇 분이라도 각자의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남편이 장을 보는 동안 나는 집에서 책을 읽었다. 남편이 집에 오면 평소처럼 반갑게 맞이해주자고 다짐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니 화가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했다. 잠시나마 혼자 있으며 나의 행동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만약 남편과 계속 함께였으면 이런 생각은 못 했을 것 같다.


시간이 되어 남편이 돌아온 후, 나는 아주 반갑게 남편을 맞이했다. 그때 서로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는데 차에서 건넸던 미안하다는 말과 조금은 온도가 달랐다. 그때보다 더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아무래도 신경질적으로 대화한 후에 건네는 미안하다는 말은 그 상황을 무마하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남편과 늘 사이가 좋으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내 일상 중에서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남편인데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단 10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좋겠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좋다.


신경질적인 대화 후 계속 같이 있는다면 서로가 힘들 것이다. 마찰이 생긴 후 빨리 화해하는 게 좋다. 그렇지만 계속 얼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진정이 안 된다. 단 10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각자 할 일을 하거나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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