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옹 Apr 30. 2023

나를 돌보는 일

귀찮더라도 이쁘게 먹기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친다. 아기를 돌보다 보면 어떻게 하루가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모유수유를 하고 있어서 두 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해야 하고, 그 사이 나도 밥을 먹어야 한다. 틈이 나면 집안일도 한다. 그리고 가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한다.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바빠서 다른 생각 할 틈이 없지만 모순적이게도 가끔씩 마음이 힘들어진다. 그럴 때 어떻게 하는가. 우울의 늪으로 들어간다. 가만히 SNS를 보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나서 자기 전에 후회한다.


 ‘아 오늘 하루도 이렇게 낭비했네. 아깝다.’


 마음이 힘들어지지 않도록 평소에 노력을 해야 한다. 오직 나를 위해 내가 요리를 해서 이쁘게 밥을 차려 먹는 것은 나를 돌보는 일이다. 나를 대접하는 일이다. 조금 귀찮고 피곤하더라도 참고 요리할 가치가 있다. 요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고? 설거지 거리가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이쁜 그릇에 담아서 먹냐고? 우울하게 나 자신을 갉아먹는 것보다는 낫다.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이쁜 그릇에 담아서 먹어보자. 그냥 반찬통에 있는 반찬 대충 꺼내서 끼니를 때우지는 말자.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귀찮은 감정을 이겨내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나를 위한 근사한 밥 한 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비건 인플루언서 초식마녀님은 배달 음식이나 밖에서 산 음식을 먹더라도 그릇에 이쁘게 담아서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하면 설거지 거리가 더 나올 수가 있다. 설거지 안 하고 편하게 먹으려고 음식을 사 먹는 것인데, 왜 그릇에 담아서 설거지 거리를 만드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그렇게 해 보자. 두세 번이라도 해 보고 생각해 보자.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말자.


 오늘은 오랜만에 나무그릇에 이쁘게 담아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같이 먹은 비건 돈가스가 맛이 없었다. 기름기가 많았다. 밥이랑 같이 먹으니 뻑뻑해서 조금 힘들게 먹었다. 큰 마음먹고 이쁘게 먹었건만 맛이 없다니. 슬프다.


 그래도 괜찮다. 다음에는 더 맛있는 반찬을 놓으면 되지. 그게 뭐가 문제인가. 일단은 시도를 해봤다는 게 큰 수확이다. 그 전의 나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반찬통에서 바로 꺼내서 대충 먹었다. 이쁘게 담아서 먹고, 그게 맛이 없으면 “맛있다”라고 생각하며 최면 걸듯이 먹기라도 해 보자.


 그래도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보자.




 * 글을 잘 쓰고 싶은데 필력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글에 관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내용에 관한 댓글도 당연히 좋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단 10분의 시간이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