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옹 May 27. 2024

이렇게 먹으면 맛이 없을 거예요

내 마음대로, 채식 순두부찌개


 외식할 때 나는 비건 비덩주의가 된다. 비건 비덩주의는 고기 덩어리를 안 먹는다는 뜻이다. (이때의 고기는 고기, 계란, 생선, 우유 등 원물의 동물성 음식을 말한다.) 비건 식당에서는 모든 음식이 다 비건이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비건 식당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 비건 비덩주의다.


 물론 완벽한 비건이 아니라서 가끔 동물성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한다.


“국물에 뭐가 들어갔나요?”

 

세세하게 물어보며 주문하기는 조금 민망하다. 순두부찌개에 계란이 들어가는가 여쭤보고 계란 빼고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비건 비덩주의 성공이다. 국물에는 동물성 음식이 들어갔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건더기는 없다.


 “순두부찌개에 계란을 빼면 맛이 없을 거예요. 알레르기 있는 손님들은 계란 빼고 만들어달라고 하더라고요. 궁금해서 저도 먹어봤더니 맛이 없었어요.”


 내 앞으로 계란 없는 순두부찌개가 왔다. 맛이 없을 거라는 사장님의 말에 나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자극적인 음식이 먹고 싶었다. “맵고 짜고 단거!”를 외치던 나에게, 빨간 국물의 순두부찌개는 엄지를 치켜세울 만했다.


 계란이 안 들어가도 충분히 맛있다. 매콤한 국물의 자극적인 맛, 부드러운 두부. 그거면 됐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밥 한 입, 국물 두세 숟가락. 그리고 가끔 순두부도 떠먹는다. 최고의 맛이다.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웠다.


 이렇게 쉽게 일상 속에서 채식을 실천할 수 있다. 웬만한 한식집에는 다 있는 메뉴, 순두부찌개에 계란을 빼는 것 만으로 채식 식사가 가능하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채식은 어렵지 않고 우리 일상 속에 있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밥과 애호박나물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