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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향노루 Feb 27. 2022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사진망상 #3]


슈퍼히어로 영화를 유난히 좋아한다.

찐덕후들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물의 관계도, 각 캐릭터의 히스토리,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 등을 평균을 한참 상회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슈퍼히어로 영화를 단순한 오락영화로 생각하지 않는다.

뭐, 슈퍼히어로물을 좋아하는 것이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세상이라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겠다.


영화건 애니메이션이건 슈퍼히어로 콘텐츠를 볼 때마다 나는 부러움을 느낀다.

그들이 가진 초능력이 탐나는 유치한 이유일 거라 예상하면 곤란하다.

그들에게 주어진 ‘존재의 의미’가 부럽다.


그들의 삶은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더라도 의미가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이 있어 삶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위해 희생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누군가는 태생적으로 그런 존재의 의미추구해야 하는 운명이 주어지고, 누군가는 사고에 의해 또는 의도한 것 이상으로 일어난 나비효과에 의해 그런 운명을 맞이한다.

물론 그들은 내적 갈등을 겪기도, 방황을 하기도 하지만 주어진 그 운명이 자신에게 의무를 부여하게 되고, 갈등과 방황을 끝내고 그 의무를 받아들이는 순간 고결한 존재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내 삶은 어떤 존재의 의미가 있을까.

돈을 벌지 않는다면 나의 삶은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운 좋게든, 노력을 통해서든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은 이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미는 스스로 찾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의미를 찾기 위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혹시라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 반성하시기 바란다.

그건 악뮤 노래 가사처럼 ‘성공한 자들의 성공 후에 과장된 성공담’ 일뿐이다.

불가능이라고 말하면 자신의 삶에 무책임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쉽다고 말하거나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면 잘난 척과 거짓말 둘 중 하나다.

어떤 이들은 평생을 고민해도 답을 찾지 못한다.


그래서 슈퍼히어로물이 좋다.

잠시나마 남부럽지 않은 존재의 의미를 지닌 삶에 빠져들 수 있어서.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잊지 않게 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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